리뷰

‘갤럭시 폴드’ 만져보니…뛰어난 안정성, 아쉬운 주름

2019.09.06

이음매 없이 매끄러운 사용자 경험. ‘갤럭시 폴드’의 첫인상이다. 스마트폰의 미래를 열어젖힌 갤럭시 폴드는 화면을 접고 펴는 과정의 사용자 경험이 매끄럽다. IT 판의 용어로 말하자면 ‘심리스(seamless)’하다.

화면을 접은 상태에서 사용하던 앱을 화면을 펼칠 때도 끊김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사용자 경험에 이음매는 없지만, 화면 중앙을 가로지르는 이음매는 또렷하다. 화면이 접히는 부분의 선이 보는 각도에 따라 드러난다. 안정적인 사용성과 자꾸 눈에 밟히는 주름. 갤럭시 폴드가 보여준 폴더블폰의 현재다.

삼성전자는 9월5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 사옥 다목적홀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갤럭시 폴드 체험회를 진행했다. 약 1시간 동안 제품을 만져본 느낌은 생각보다 단단하고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폰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결과다. 우선 폴더블폰만의 사용성을 잘 준비한 모습이다. 갤럭시 폴드만의 사용자 경험을 느낄 수 있는 기능은 크게 두 가지다. ‘앱 연속성’과 ‘멀티 액티브 윈도우’다.

‘심리스’한 폴더블폰 경험

앱 연속성은 갤럭시 폴드를 접었을 때 사용하던 앱을 펼쳤을 때도 끊김 없이 이어주는 기능이다. 갤럭시 폴드의 화면은 크게 화면을 접었을 때 나오는 4.6형 커버 디스플레이(21:9 비율)와 펼쳤을 때 7.3형 내부 디스플레이(4.2:3 비율) 둘로 구성돼 있다. 화면을 밖으로 접어서 펼친 화면과 접힌 화면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아웃폴딩’ 방식과 달리, 화면을 안으로 접는 ‘인폴딩’  설계라 별도의 외부 디스플레이를 추가로 탑재했다. 이와 같은 제품 디자인의 핵심은 외부와 내부 디스플레이의 사용자 경험을 이어주는 일이다.

갤럭시 폴드는 이를 잘 구현했다. 예를 들어 제품을 접은 상태에서 한 손으로 지도 앱을 사용하다가 제품을 펼칠 경우 더 넓은 화면에서 사용 중이던 지도 앱을 그대로 이어서 사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앱이 버벅거리는 불편한 경험은 없었다. 심지어 게임도 매끄럽게 이어진다. ‘아스팔트9 레전드’를 플레이하면서 화면을 접고 폈을 때 레이싱 상황이 그대로 끊김 없이 이어졌다. 갤럭시 폴드를 만져보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모든 앱이 앱 연속성을 지원하지는 않는다. 설정에서 최적화된 앱을 확인하고 앱 연속성 기능을 켜거나 끌 수 있다. 현장에 있던 삼성전자 관계자는 “앱 연속성 기능은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해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경계를 넘나드는 갤럭시 폴드의 특장점은 대화면 경험이다. 스마트폰은 베젤리스 디자인을 통해 화면을 넓혀왔지만, 휴대성을 생각했을 때 화면이 커지는 데 한계가 있다. 갤럭시 폴드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통해 휴대성과 대화면 두 마리 토끼를 겨냥한다. 멀티 액티브 윈도우는 7.3형 대화면을 활용한 멀티태스킹 기능이다. 갤럭시 폴드는 화면을 2분할 혹은 3분할로 나눠 여러 개의 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화면 왼쪽에는 큰 화면으로 유튜브를 보면서 오른쪽 상단에는 인터넷을 오른쪽 하단에는 메신저 앱을 띄울 수 있다.

분할된 화면 크기를 조절할 수도 있고, 앱 간의 위치도 이동할 수 있다. 여기에 최대 5개의 앱을 별도로 띄울 수 있는 팝업 기능까지 활용하면 총 8개의 앱을 한 화면에 동시 실행할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접으면 왼쪽 분할 화면의 앱이 커버 디스플레이에서 이어진다. 아쉬운 부분은 멀티 액티브 윈도우 기능의 연속성이다. 한 번 홈 화면으로 나가면 다시 처음부터 설정해야 한다. ‘아이패드’ 같은 경우 화면을 분할해 사용하다가 홈 화면으로 나가도 언제든 원래 사용하던 분할 화면으로 돌아갈 수 있다. 앱 구성도 그대로 이어서 쓸 수 있다.

더 이상 ‘와장창’은 없다

접었다 펼 때 내구성도 괜찮아 보였다. 갤럭시 폴드를 수차례 여닫아 보았지만 큰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양쪽에 달린 자석을 통해 찰칵찰칵 쉽게 접히고 부드럽게 열렸다. 또 이미 미국 언론에 호되게 지적받은 내구성도 개선된 모습이다. 지난 4월 출시 연기의 원인이 된 제품 결함 중 하나는 최상단 화면 보호막을 임의로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갤럭시 폴드는 디스플레이 패널 위에 강화유리를 부착하던 기존 스마트폰과 달리 화면을 접어야 해서 유리를 씌울 수 없다. 또 폴더블폰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OLED(POLED) 소재는 흠집에 더 취약하다. 이 때문에 플라스틱 소재의 투명 폴리이미드(CPI) 필름을 붙여 마감하는데 기존 갤럭시 폴드는 마치 보호 필름처럼 보이도록 보호막을 덧대 사용자들의 벗기고 싶은 욕망을 자극했다. 여기에 제품을 펴고 접는 과정에서 외부 이물질이 유입돼 화면을 파손시킬 수 있다는 점도 큰 문제였다.

| 유튜버 마르케스 브라운리는 화면 보호막을 떼지말라고 경고했다. (사진=마르케스 브라운리 트위터)

이에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 출시를 미루고 제품을 재설계했다.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의 최상단 화면 보호막을 화면 전체와 베젤 밑부분까지 연장시켜, 임의로 제거할 수 없도록 했고 ▲갤럭시 폴드의 접고 펴는 과정에서 외부 이물질 유입을 막는 구조 보강과 ▲힌지 상·하단에 보호 캡을 새롭게 적용했으며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 뒷면에 새로운 메탈층 추가 및 힌지 구조물과 전·후면 커버 사이 틈을 대폭 줄여 이물질 유입을 최소화했다.

실제 개선된 갤럭시 폴드를 만져봤을 때 최상단 화면 보호막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최상단 화면 보호막이 화면 영역에만 적용된 이전 버전과 달리 베젤 부분까지 전체를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화면 보호 필름처럼 보여 사용자가 떼어낼 가능성은 없어졌다. 또 화면이 접히는 부분 상·하단에 T자형 보호 캡을 적용해 기존에 틈이 벌어져 이물질이 유입되던 현상을 막은 모습이 눈에 띄었다.

미래는 펼쳤지만, 미처 펼치지 못한 주름

하지만 폴더블폰의 약점으로 지적받는 화면 주름을 온전히 펴지는 못했다. 화면 가운데 접었다 펴는 부분의 선이 눈에 보인다. 갤럭시 폴드를 정면에서만 사용할 때는 크게 문제가 없다. 하지만 조금만 화면 각도를 옮겨보면 주름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흰색의 밝은 화면이나 조명 아래에서 사용할 때 가운데 선은 더욱 또렷해진다. 이 부분은 사용자에 따라 체감하는 정도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신경 쓰지 않으면 사용에 크게 문제가 없을 정도지만, 예민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다.

무게와 두께도 갤럭시 폴드의 단점이다. 무게는 276g으로 196g인 ‘갤럭시노트10 플러스’보다 80g 더 무겁다. ‘갤럭시S10’과 비교하면 무게가 119g이나 더 나간다. 화면을 접었을 때 두께는 최대 17.1mm로 7.9mm인 갤럭시노트10 플러스 두 개를 합친 것보다 더 두껍다. 특히 제품을 접었을 때는 부피가 줄어들고 밀도가 높아져 체감상 무게가 더 무겁게 느껴진다.

분명 갤럭시 폴드는 폴더블폰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존 스마트폰과 다른 사용자 경험을 통해 충분한 매력을 보여주며, 삼성다운 안정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폴더블폰 자체의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사용자 경험의 이음매는 없지만, 화면의 이음매는 있다. 갤럭시 폴드는 스마트폰의 미래를 펼쳤다. 하지만 미처 펼치지 못한 주름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