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나만...?

우버 드라이버는 직원이 될 수 있을까

2019.09.12

‘긱 경제(gig economy, 임시직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월1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의회가 우버·리프트 등의 운전기사를 개인사업자가 아닌 직원으로 재분류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AB5(Assembly Bill 5)’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AB5 법안에 따르면 기업은 모든 ‘노무제공자’를 노동자성을 가진 노동자로 간주하게 된다. 노동자는 실업보험, 의료 보조금, 유급 육아휴직, 초과 근무수당 및 최저임금 등을 법적으로 보호받는다. 기업이 개인사업자를 고용하려면 ‘ABC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개인사업자는 (A)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기업의 통제 및 지시에서 자유롭고 (B) 기업의 통상적인 사업 이외의 업무를 수행하며 (C) 독립적인 사업을 구축하고 있어야 한다는 게 ABC 테스트의 골자다.

내년 1월1일 법이 시행될 경우 일부 플랫폼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를 개인사업자로 임시 고용하는 방식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승차공유 산업(우버·리프트 등)과 배달 산업(포스트메이츠·인스타카트·도어대시 등)에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법안이 발효될 경우 우버와 리프트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운전기사 한 명당 3625달러를 더 쓰게 된다. 연간 추가 손실액이 각각 5억달러와 2억9천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쿼츠>는 “긱 경제 회사는 알고리즘과 사용자 기반 등급 시스템을 통해 간접적으로 근로자를 관리해왔다. 평점이 특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근로자를 ‘차단(비활성화)’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와이어드>는 “긱 경제 근로자를 직원으로 전환해야 한다면 해당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우버·리프트 등 관련 기업은 법안에 반발하고 있다. 아드리안 더빈 리프트 대변인은 “이 법안은 유연한 근무를 선호하는 운전기사에게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토니 웨스트 우버 최고법무책임자(CLO)도 “운전자는 원할 때 일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교대근무를 해야 하고 요금에 따라 어디에서 사람을 태울지 선택하는 게 아니라 지역에 배치될 거다”라고 꼬집었다. “운전자가 우리에게 말하는 바에 따르면, 그들에게는 환영할 만한 변화가 아닙니다.”

타협안도 제시했다. 우버는 운전기사를 개인사업자로 두는 대신 최저수익, 병가를 보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부문별 단체교섭의 기회도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법안이 시행되더라도 저항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토니 웨스트 우버 CLO는 “우버가 이 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ABC) 테스트가 어렵다고 해서 통과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버 운전기사의 업무는 우버의 통상적인 사업 이외에 있다는 이전의 판례들이 있다”라며 “우리는 운전자가 독립적으로 올바르게 분류돼 있다고 믿어왔다. 때문에 내년 1월 이후에도 대부분의 운전기사를 직원으로 자동 재분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버·리프트·도어대시 등은 2020년 이 법안을 주민투표에 부치기 위해 9천만달러(약 1천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