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로 진짜 물건 살 수 있을까 ① 페이 프로토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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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상용화’를 위해서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실물 경제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물류와 금융에서 게임까지, 다양한 산업 영역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중 일반 사용자와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부분이 ‘결제’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업체가 블록체인을 이용해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지갑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상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 말합니다.

| 페이 프로토콜 페이스북

그렇다면 정말로 시중의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서비스로 물건을 살 수 있을까요. 현금과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직접 세 곳의 서비스를 이용해 결제해보았습니다. ▲ ‘페이 프로토콜(Pay Protocol)’의 암호화폐로 세븐일레븐에서 물건을 사고, ▲ ‘콘텐츠 프로토콜(Contents Protocol)’로 VOD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플레이를 결제해 드라마를 보고, ▲ ‘테라(Terra)’의 블록체인 간편결제 ‘차이(CHAI)’로 티몬에서 물건을 구매했습니다. 페이 프로토콜 그리고 콘텐츠 프로토콜과 테라, 두 편으로 나눠 서비스 이용 과정을 소개합니다.

휴대폰 결제 선두 ‘다날’ 암호화폐 결제도 뛰어들다

| 페이 프로토콜 월렛으로 결제 하는 모습 (출처 = 페이 프로토콜 홍보 영상 갈무리)

페이 프로토콜은 다날이 만든 블록체인 결제 서비스입니다. 다날은 전자결제 서비스 기업으로, 2000년 국내 최초로 휴대폰 결제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다날은 현재 1만육천여 개의 가맹점을 확보하며, 휴대폰 결제 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다날은 결제 노하우와 가맹점 네트워크를 등에 업고 블록체인 결제 서비스와 자체 암호화폐 ‘페이 코인(PCI)’을 선보였습니다. 스마트폰으로 ‘페이 프로토콜 월렛’을 다운 받으면 페이 프로토콜의 온,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페이 코인으로 결제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페이 프로토콜 월렛이 출시됐고, 페이 코인은 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 코리아 프라임’을 통해 상장되었습니다. 5월20일 메인넷 스왑이 완료되며 비로소 거래소에 있는 페이 코인을 월렛으로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페이 프로토콜은 “500여개의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해졌다”라고 알렸습니다. 대표적인 오프라인 가맹점으로 세븐일레븐, 달콤커피가 있으며, 온라인 부문에서는 도미노피자, KFC, 아이템매니아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페이 프로토콜로 실생활에서 차질없이 결제를 할 수 있을까요? 세븐일레븐에서 페이 코인으로 물건을 구매해 보았습니다.

암호화폐 몰라도 결제 가능하다

| 페이 프로토콜 월렛 화면. 보안 정책상 직접 화면 캡처가 어려워 홍보 이미지 이용 (출처 = 플레이 스토어에 올라온 소개 갈무리)

가맹점 방문에 앞서, 스마트폰에 ‘페이 프로토콜 월렛’을 다운받고 가입해야 합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서 월렛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휴대폰으로 인증해 가입하는 과정은 일반 간편결제 앱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6자리 비밀번호를 설정한 후 월렛에 로그인 할 수 있었습니다. 월렛 첫 화면에는 보유하고 있는 페이 코인 수량과 이를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표시됩니다. 페이 코인은 가치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스테이블 코인이 아니기에, 시세 변동에 따라 가격이 수시로 변동됩니다. 만일 개당 200원에 10PCI를 구매할 경우, 1PCI가 220원으로 오르면 더 적은 코인으로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1PCI가 180원으로 떨어지면 똑같은 물건을 더 많은 코인을 주고 사야 합니다.

가맹점 중 가장 가까운 세븐일레븐에 가서 결제해보기로 했습니다. 경기 외곽 세븐일레븐에 들어서니 할아버지 두 분이 계셨습니다. 한 분은 점주고, 다른 분은 마실 나온 친구이신 것 같았습니다. “과연 암호화폐를 설명하지도 않고도 결제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뇌리에 스쳤습니다. 50PCI가 있었기에 1만오천원상당의 물품을 집어 계산대에 놓았습니다. 당시 50PCI는 1만천원 상당이었기에 모자란 금액은 다른 수단으로 결제할 생각이었습니다.

월렛에 접속해 바코드를 제시했습니다. “이건 무슨 결제인가요?” 점주님의 물음에, 포스기의 ‘모바일 결제’ 탭에 들어가 바코드를 스캔하면 된다 설명했습니다. “아하, 롯데 결제랑 똑같나 보구먼” 점주는 롯데 멤버스의 간편결제 엘페이(L.pay)를 사용할 때처럼 모바일 결제 탭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리더기로 월렛 바코드를 스캔했습니다. 그러나 결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분명 아까는 사람이 없었는데, 등 뒤를 힐끗 보니 손님들이 줄 서 있었습니다. “잠깐만요…….”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뒤로 물러서 월렛의 바코드를 새로 불러왔습니다. 월렛 바코드 유효기간은 5분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바코드를 다시 불러와야 합니다. 그리고 바코드로 결제를 진행한 이후에는 보안상의 이유로 새로운 바코드를 불러와 결제해야 합니다. 다시 시도했지만, 결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페이 코인 사용 시, 종종 가맹점에서 결제가 완료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공지가 뇌리에 스쳤습니다. 그러나 결제 실패 비율은 0.1% 이하기에, “내가 그 천명 중의 한 명인가?”하는 불길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색한 미소로 점주님을 쳐다보자 “천천히 해보세요”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자넨 나가 있어”라며 친구 할아버지를 보내고, 포스기 탭을 같이 보며 알려달라 말씀하셨습니다. 포스기의 ‘기타-모바일결제’ 탭에 들어가 바코드를 찍어 보아도 안되길래, 혹시나 해서 50PCI의 원화 금액에 맞춰 결제하자 바로 성공했습니다. 추후 페이 프로토콜의 공지를 확인해 보니 보유한 금액을 초과해 결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첫 암호화폐 결제여서 허둥거리기는 했지만, 암호화폐의 ‘암’자를 꺼내지도 않고 물건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결제할 때 긴 지갑 주소를 외울 필요도, 복사해 붙여넣을 필요도 없었습니다. 6자리 비밀번호와 바코드만으로 결제가 끝났습니다. 결제에 소요되는 시간도 일반 모바일 결제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편의점을 나서며 월렛을 확인해 보니 거래 내역에 거래 일자, 가맹점 이름과 사용 금액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현금이 아닌 ‘코인’이기에 현금 영수증은 불가하지만, 통신사 할인을 함께 적용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문화 상품권처럼 현금으로 결제를 해야 하는 상품은 구매할 수 없습니다.

페이 토큰은 어떻게 정산될까

| 페이 프로토콜의 토큰 이코노미

그렇다면 월렛으로 결제한 페이 코인은 가맹점에서 어떻게 정산될까요. 결제된 코인은 가맹점에서는 원화로 정산이 된다고 합니다. 반면 페이 프로토콜 팀은 가맹점에서 쓰인 코인을 그대로 회수합니다. 그렇기에 코인 시세 변동에 대한 위험은 페이 프로토콜 팀이 부담하게 됩니다. 페이 코인으로 결제할 시 가맹점에 부과되는 수수료는 약 1%입니다. 2-3% 상당인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신용카드 결제와 정산 과정에는 최소 8개 이상의 사업자가 참여한다고 합니다. 중간자가 많으니 수수료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페이 프로토콜은 블록체인 이용해 가맹점과 사용자를 직접 연결하기에 수수료를 낮출 수 있습니다. 더불어 가맹점은 페이 프로토콜의 스마트계약을 이용해 구매 금액별로 즉시 할인을 적용하거나 다음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할인권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즉, 절감한 결제 수수료 만큼 사용자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지요. 일례로 세븐일레븐은 오는 9월30일까지 도시락, 샌드위치 등을 페이 코인으로 결제하면 결제 금액의 30%를 사용자에게 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페이 프로토콜은 어떻게 블록체인을 적용하고 있을까요? 페이 프로토콜은 ‘하이퍼레저 패브릭(Hyperledger Fabric)’을 기반으로 개발되었습니다. 하이퍼레저는 리눅스 재단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오픈소스 프로젝트입니다. IBM, 인텔 등 여러 기업이 참여해 블록체인 프레임워크와 도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중 하이퍼레저 패브릭은 기업에 특화된 블록체인 프레임워크입니다. 하이퍼레저 패브릭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입니다. 허가된 이들만 블록체인 내역을 읽고 쓸 수 있기에, 민감한 개인 결제 내역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데 적합합니다. 더불어 결제 처리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도 있지요.

페이 프로토콜 측에 어떤 거래 정보가 블록체인에 저장되는지 물었습니다. 페이 프로토콜 측은 “결제자와 거래 가맹점의 월렛 주소, 거래 후 잔액, 거래 금액과 가맹점 정보가 저장된다”라고 답했습니다. 즉, 개별 결제 내역 모두 블록체인상에 저장되고 있는 것이지요. 페이 프로토콜 측은 “이렇게 저장된 결제 내역을 이용해 가맹점은 바로 정산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코인 어디서 사나요 … 뜻밖의 난관

페이 프로토콜은 지난 8월31일까지 월렛 신규가입자에게 페이 코인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했습니다. 가입 기간에 따라 25PCI 또는 50PCI를 지급했었지요. 세븐일레븐에서 사용한 페이 토큰 또한 이 이벤트로 받았던 것입니다. “앱에 가입하면 편의점에서 쓸 수 있는 1만원 준대요!” 이벤트 당시 50PCI는 1만원 상당이었는데, 가입만으로 쉽게 코인을 얻고, 가맹점에서 바로 쓸 수 있으니 SNS로 이벤트가 퍼져나갔습니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를 모르는 이들도 월렛을 설치하고 가입했습니다.

지급받은 페이 코인을 다 사용하면 코인을 충전해야 합니다. 그런데 페이 코인을 사려면 암호화폐 거래소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거래소를 이용하려면 가입을 하고, KYC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원화를 입금해 암호화폐를 구매하려면 실명계좌도 인증해야 합니다. 더욱이 원화 입금이 가능한 거래소는 한정되어 있지요. 월렛을 쉽게 다운받아 가입하고 결제는 했으나, 다시 코인을 충전하려면 암호화폐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했던 것입니다. 더욱이 현재 페이 코인이 상장된 암호화폐 거래소는 후오비 코리아와 지닥(GDAC) 두 곳뿐입니다.

페이 프로토콜 측은 새로운 묘책을 냈습니다. ‘달코인(dalcoin)’이라는 ‘멤버십 포인트’를 만든 것입니다. 달코인은 페이 프로토콜 월렛에서 휴대폰 결제와 신용카드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매한 달코인으로 페이 토큰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암호화폐를 모르는 사용자도 거래소에 갈 필요 없이 휴대폰으로 페이 토큰을 구매할 수 있지요. 다만 달코인을 페이 토큰으로 전환할 때는 수수료가 부과되게 됩니다.

페이 코인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하며 뜻밖의 부작용도 생겼습니다. 무료로 받은 페이 코인을 현금화하려는 이들이 생겨난 것입니다. 온라인 중고 카페에서 “페이 코인 팝니다”라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들이 쓴 게시글을 보니, 49.95PCI를 거래소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판다고 말합니다. 월렛을 통해 페이 코인을 송금하면 0.1% 수수료가 부과됩니다. 그렇기에 이벤트로 받은 50PCI 중 송금 수수료를 제외하고 원화와 바꾼다는 ‘장외 시장’이 생겨난 것입니다.

페이 코인뿐만 아니라 장외 시장을 통해 개인 간 암호화폐를 팔고 살 때는 위험이 따릅니다. 현금을 먼저 받고 코인을 보내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에 페이 프로토콜은 공지를 통해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불확실한 송금 거래에 대해 고객들의 각별한 유의를 부탁한다”라고 당부했습니다. 더욱이 거래소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장외 거래가 이루어진다면 페이 코인의 거래소 시세 또한 내려갈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또한 이벤트를 통해 미성년자에게도 페이 코인을 지급하며 법적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초기 이벤트를 진행할 때, 휴대폰을 인증하면 나이에 상관없이 페이 코인을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2017년 12월 정부가 내놓은 ‘가상통화 관련 긴급대책’에 따르면 청소년은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없습니다. 더불어 국내 거래소들 역시 미성년자 가입을 제한하고 있지요. 그렇기에 미성년자가 페이 토큰을 현금화하려고 할 때 장외거래와 같은 대안적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자 페이 프로토콜은 만 14세 미만 미성년자는 가입 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 월렛의 전송기능을 이용하게 하고, 만 14세 이상 미성년자에게는 전송은 허용하나 결제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제한했습니다. 따라서 이미 코인을 지급받은 미성년자는 가족 중 암호화폐 거래를 할 수 있는 성인의 월렛으로 코인을 전송해 가족과 함께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페이 프로토콜 측은 “부모가 페이 프로토콜을 이용해 해외에 있는 자녀에게 송금하는 것과 같은 순기능을 기대했다. 그러나 이와 다른 상황이 생기는 것을 확인했다. 현재 미성년자 서비스 가입을 중단한 상태다”라며 추후 확실한 규정이 나오면 미성년자 서비스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겠다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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