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역량 키우기 ‘실리콘밸리 인턴십’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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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 네트웍스에 재직 중인 박상현 엔지니어는 링크드인, 웨스턴디지털 등 다수의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에서 인턴을 선발하고 지도하는 ‘인턴 채용(Intern Hiring)’ 매니저를 지낸 바 있다. 인턴 경험을 위해 실리콘밸리를 방문하는 한국 학생들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그가 실리콘밸리 인턴 도전에 필요한 자격 요건과 어떤 역량이 요구되는지 2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실리콘밸리 인턴십은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경험하고픈 인기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최첨단 기술을 이끄는 미국 실리콘밸리는 인공지능(AI), 데이터 사이언스,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을 아우르는 R&D 단지다. 구글, 애플, 넷플릭스, 페이스북, 우버 같은 누구나 알만한 테크기업부터 수많은 스타트업이 매년 많은 수의 인턴을 채용하고 있다. 다양한 기업, 기술, 문화를 경험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배울 수 있는 사회로 나가기 전 짧은 대학 생활에서의 인턴십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앤 해서웨이, 로버트 르 니로 주연의 2015년 개봉작 ‘인턴’. 로버트 르 니로는 영화에서 생뚱맞게도 70대 인턴으로 등장한다. 우리 정서에선 말도 안 되는 설정으로 느껴질 수 있으나, 내가 경험한 실리콘밸리 인턴은 70대는 아니어도 30대는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또한, 국적과 무관하게 인턴십 프로그램은 활짝 열려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생활을 마무리하기 전, 3학년 여름 방학에 시작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풀타임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단계를 밟는다.

실리콘밸리 테크기업의 인터뷰는 힘들기로 악명이 높아, 엔지니어 사이에서는 정규직이 되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대학 졸업전 도전할 수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꼽는다. 그도 그럴 것이 정규직 채용에 비해 인턴십 인터뷰는 쉽고, 3개월 인턴 기간 동안 능력을 발휘하면 졸업 후 입사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는 이공계, 특히 컴퓨터 관련 전공 학생들에게 유리하다. 대부분의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뽑는 비엔지니어링 직군은 영어와 미국 문화에 능숙한 미국 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몫이다.

인턴에게 주어지는 혜택

인턴은 대학교 때 잠시 경험하는 스펙이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과 공부한 내용들을 실제로 현장에서 경험해 볼 수 있는 절호에 기회다. 미국 대학을 졸업한 한국 학생들이 취업 못하는 이유를 보면 방학 기간을 한국에서 보낸 미국 기업 인턴을 경험하지 못한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기업별 혜택이 워낙 다양해 하나로 규정하기 어렵다. 한 번쯤 들어봤을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정규직에 맞먹는 시급을 지급한다. 실제로 40%에 달하는 세금을 제하고도 매월 6천달러(약 717만원)가량을 수령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도 3천달러를 지급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회사에서 차량과 숙소까지 제공하며, 주중 회사에 있으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식사가 제공되니, 졸업하기 전 꼭 경험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금전적 보상은 회사마다 다르고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기에, 모든 경우가 절대로 그렇다고 일반화할 순 없다. 내가 근무했던 링크드인의 경우 인턴에게 정규직도 만나 대화를 나누기 힘든 제프 와이너 CEO와 간담회부터 매주 인턴을 위한 이벤트, 주말에는 디즈니랜드나 나파 와이너리 투어까지, 정규직 못지않은 많은 혜택이 제공된다.
그렇다면 왜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파격적인 대우하는 것일까. 무엇보다 좋은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기 위함이다.

| 링크드인 인턴 학생들을 위해 체크인 입구에 만들어 놓은 데커레이션

한국 학생들이 인턴으로 일하기 위한 조건들

그렇다면 한국 학생들이 실리콘밸리에서 인턴 경험은 가능할까. 물론 그렇다. 많지 않더라도 정부 지원 프로그램과 직접 지원을 통해 실리콘밸리에서 인턴 경험을 하고 있다. 미국 J-1 비자를 통해 6-12개월 가량의 인턴 근무가 가능하며, 좋은 인재가 있다면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업들은 그러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혹자는 실리콘밸리에서 코딩만 잘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내가 경험한 실리콘밸리는 함께 일하는 동료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은 필수이며, 늘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은 인턴십을 통해 보여줘야 하는 기술이다.

엔지니어 인턴이 하는 일

내가 한국에서 대학생활을 할때만해도, 대학생 인턴은 회사에서 물건을 팔거나 복사를 시킨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었다. 10년 이상 실리콘밸리 기업에서 일하며 직접 경험한 인턴십 프로그램은 자기 주도적 프로젝트 수행에 중점을 둔다는 점이다. 회사에서 실제 진행되는 R&D 프로젝트에 투입돼 3개월 인턴기간 동안 마무리할 수 있는 업무를 맡긴다. 단순 코딩이 아닌 실제 설계부터 개발, 테스트, 적용에 이르는 전과정에 참여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내가 일한 팀에서는 인턴에게 인턴 이후에도 학교를 다니면서 원격으로 추가적인 파트타임을 주었고, 이후에는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어도비의 경우, 한국 학생의 논문을 자사 차세대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연구비를 제공하기도 했다.

| 학교로 돌아가기 전, 자신이 진행한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엔지니어 인턴이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

문법 영어 외에도 말하는 영어, 영문 이력서, 인터뷰 준비, 컴퓨터 공학 관련 전공자는 코딩 인터뷰 준비는 필수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석사 과정의 유학생을 멘토한 경험을 소개하면, 미리 준비한 이력서가 있는지, 코딩 인터뷰는 준비했는지 물었을 때 왜 필요한지 의아해했다. 중국인 룸메이트가 미국 인턴 준비를 위해 이력서는 물론 코딩 인터뷰까지 준비했다는 얘기를 듣고 적잖이 혼란해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문제 해결 능력과 사고력 확인을 위해 엔지니어 직군은 코딩 인터뷰를 대부분 진행한다. 그렇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준비된 인재에게 투자하고 대우한다.

엔지니어는 대부분 출근하는 첫날부터 코딩할 수 있는 수준의 자질을 요구한다. 따라서 인터뷰를 위해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

  • 영문 이력서: 지원 포지션과 연관된 본인이 수행한 프로젝트의 기술적 사항들과 효과를 함께 기술해야 한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별도의 이력서 양식은 없다.
  • 영어 자기소개: 자기소개서는 제출하지 않는다. 전화 인터뷰 혹은 회사에 직접 방문하는 온사이트 인터뷰 시 대부분 자기소개부터 요구한다. 무엇을 잘하는지, 개발 실력 위주로 준비해야 한다.
  • 코딩 인터뷰 문제 풀이: 온라인 코딩 인터뷰 툴(coderpad.io 등)을 통해 전화 상으로 코딩을 하는 경우가 있다. 코딩 인터뷰 관련해서는 ‘leetcode.com’, ‘www.hackerrank.com’ 등을 참조하면 된다. 구글 검색 창에서 ‘interview questions for software internship’을 검색해보자.
  • 지원 분야 개발 경험: 동아리 혹은 실제 프로젝트 경험이 있는 경우 도움이 된다. ‘Github.com’ 등에 개발했던 코드를 이력서에 공유하면 인터뷰 시 도움 된다.
  • 전화 인터뷰 준비: 대부분의 경우 30-60분가량의 전화 인터뷰 후 온사이트를 진행한다. 인턴의 경우 전화 인터뷰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

| 실리콘밸리 인턴으로 합격한 자랑스러운 한국 학생들. 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박상현 엔지니어

한국에는 다양한 해외 인턴십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최근 정부는 여러 대학교와 손잡고, 대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본인이 열심히 준비한다면 실리콘밸리에서 제공하는 인턴십부터 대학 혹은 정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해외 인턴십 경험을 접해볼 수 있는 좋은 시기다.

과연 여러분이 실리콘밸리에서 요구하는 인재일까. 내가 경험해본 한국 대학생들은 기대치를 뛰어넘는 대단한 능력자들이다. 아름다운 대학생활에 자신의 미래를 위해 방학 동안 이뤄지는 다양한 경험이 존재하는 실리콘밸리 인턴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실리콘밸리에서 엔지니어로 살고 있는 한사람으로서 한국 학생들에게 그 가능성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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