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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줌-人] ‘안드로이드 앱 나와라 뚝딱!!’…노상범 대표

2010.07.23

홍대 근방에서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는 A대표는 요즘 고민이 많다. 스마트폰, 태블릿에 e북까지, 뉴미디어가 출판업계에 새로운 변혁을 가져올 것이라는데 막상 보유한 콘텐트를 전자책이나 스마트폰 앱으로 출판하려니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 앱 하나 개발하려고 해도 적어도 수백 만원에서 수천 만원까지 든다고 한다. 안그래도 중소 출판사들의 사정이 녹록치 않은데, 다가오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환경은 대형 출판사만의 잔칫상에 머무르진 않을지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개발 경험이 없는 웹 디자이너 B씨는 요즘 들어 부쩍 스마트폰 앱 개발에 관심이 간다. 혹시 직접 만들어볼 수 있을까 싶어서 스마트폰 개발 서적도 구입하고 강좌도 수강해봤지만 복잡한 프로그래밍 언어는 좀처럼 해석불가다. 파워포인트나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듯이 누구나 손쉽게 나만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툴은 없을까?

A대표와 B씨의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손쉬운 개발 툴이 곧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쉽고 빠르게 안드로이드 앱을 공짜로 만드는 세상’을 꿈꾸는 노상범 홍익세상 대표와 황호정 부사장을 만났다. 그들은 미국 서부 개척 시대 몰려던 광부들에게 곡갱이와 삽, 청바지를 제공하면서 실제적으로 돈을 벌었던 이들과 같은 꿈을 모바일 광풍이 불고 있는 지금 현재 같이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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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범 홍익세상 대표(오른쪽)과 황호정 부사장

홍익세상이 개발하고 있는 ‘하이씨엘(HiCIEL)’은 이클립스 등 안드로이드 개발 환경을 이해하지 않아도 누구나 안드로이드 앱을 제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안드로이드 앱 개발 도구다. 얼핏보면 개발자들이 손쉽게 웹 사이트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해줬던 위지위그(WYSIWYG) 방식의 웹 에디터나 국내 외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는 탬플릿 방식의 안드로이드 개발 도구가 떠오른다. 해외에서는 안드로이드 뿐만 아니라 멀티 플랫폼을 동시에 개발할 수 있는 타이타늄의 ‘앱셀러레이터(appcelerator)’가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최근에는 구글이 교육용에 초점을 맞춘 ‘앱 인벤터’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노상범 대표의 설명을 찬찬히 들어보니 하이씨엘은 웹 데이터나 기존 개발 도구와 목적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존의 안드로이드 개발 툴이 안드로이드 개발 환경을 잘 이해하고 있는 개발자들에게 보다 손쉬운 개발 도구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면, 하이씨엘은 프로그래밍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반 사용자들도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이씨엘의 개발 난이도는 파워포인트나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는 수준이입니다. 프로그래밍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반 사용자들도 조금만 익숙해지면 자신만의 안드로이드 앱을 뚝닥 만들어낼 수 있죠.”

하이씨엘의 개발도구인 하이-앱에디터(Hi-AppEditor)는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를 설치할 필요가 없도록 개발됐다. 다시 말하면 개발 과정에서 안드로이드 소스코드를 볼 수도 없고, 볼 필요도 없다는 뜻이다. SDK도 필요없는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개발 도구라니 낯설다.

사용자들이 해야 할 일은 하이-앱에디터를 실행해 태스크 맵 방식으로 애플리케이션의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그래픽 인터페이스(GUI) 환경에서 시나리오 각 단계에 필요한 기능을 지정하는 것 뿐이다. 마치 파워포인트에서 PPT 슬라이드를 만들어 이미지과 텍스트를 넣고 애니메이션 기능을 지정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그렇게 만들어진 개발 정보는 하이씨엘의 서버로 전송돼 하이-앱메이커(Hi-AppMaker)를 통해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으로 빌드된다. 빌드가 끝나면 완성된 실행파일(apk 파일)이 사용자에게 배달된다. 이를 안드로이드폰에 설치해서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안드로이드 마켓이나 통신사의 앱스토어에 올려서 배포할 수도 있다.

모바일 초창기인 지금은, 과거 인터넷 초창기에 웹 에이전시를 통해 비싼 돈을 들여서 웹사이트를 구축해야 했던 것처럼, 많은 기업들이 비싼 비용을 들여 전문 업체에 앱 개발을 의뢰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 대표는 소규모 업체나 개인이 간단한 애플리케이션을 전문 업체에 의뢰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비싸고 개발 기간도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장형 홈페이지 제작 툴이나 블로그 툴이 등장해 개인이나 인터넷 쇼핑몰 등 소규모 업체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웹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었듯이, 앞으로는 모바일 앱도 그런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씨엘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시장이다. 기업의 브랜드 앱이나 상품 카탈로그, 전자책과 블로그 컨텐트처럼 텍스트와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 콘텐트 위주로 구성되는 애플리케이션은 게임이나 유틸리티와는 달리 복잡한 프로그래밍 기술이 없이도 쉽게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격은 공짜다. 개발 도구부터 애플리케이션 빌드까지 별도의 비용을 일체 과금하지 않는다. 대신 광고와 프리미엄 서비스로 수익 모델을 가져갈 계획이다. 공짜로 앱을 개발하는 만큼, 사용자들의 동의를 얻어 앱의 구석 공간에 배너를 넣는 영역을 배정받겠다는 것이다. 또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유료 고객에게는 보다 다양한 탬플릿을 제공하고 앱 안에서 특정 아이템이나 콘텐츠를 추가 구매할 수 있게 해주는 ‘In-App Purchase’ 기능을 제공하는 등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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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앱에디터의 개발 환경에서는 복잡한 소스코드를 찾아볼 수 없다.

황호정 부사장은 “앞으로는 하이씨엘을 통해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을 한 데 모아서 보여주는 하이-앱스토어(Hi-AppStore)도 구축할 예정이며, 서버에 대량으로 콘텐트를 전송하거나 대량의 표준화된 콘텐트를 자동으로 앱으로 빌드해주는 등 다양한 API(Hi-API)도 단계적으로 오픈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게 되면 하이-앱메이커에서 빌드된 애플리케이션은 사용자의 동의를 거쳐 자동으로 하이-앱스토어에 올라가게 된다. 안드로이드 마켓과 T스토어를 사용하는 것처럼 전용 안드로이드 앱을 통해 모바일에서 직접 하이-앱스토어에 접속하고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이-앱메이커에서 하이-앱스토어까지 4단계로 구성된 하이씨엘을 솔루션 형태로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공급하는 방향도 기대하고 있다. 자사의 전자책을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통해 유통하고 싶은 출판사나, 자사의 다양한 제품 카탈로그를 모바일 앱으로 개발해 한 눈에 모아서 보여주고 싶은 기업에게 적격이다. 개발 툴에서 자체 앱스토어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을 한번에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발 막바지에 다른 하이씨엘은 현재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오는 9월부터는 오픈 베타 테스트도 시작된다. 또, 주 사용자가 개발자가 아닌 일반 사용자에 초점 맞춘 만큼, 동영상 매뉴얼 등 사용자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노상범 대표는 “해외 진출도 염두해두고 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하나만 해도 상당히 큰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지만, 하이씨엘을 보다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작업도 계속 진행할 겁니다”라고 밝혔다. 우선, 퀄컴의 브루 모바일 플랫폼(BMP)도 염두에 두고 있고, 시장 상황에 따라서는 바다에도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멀티미디어 콘텐트 앱 제작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보니, 스마트 TV나 태블릿 등 다양한 스크린으로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콘텐트가 있고 아이디어가 있는데 비용 때문에 모바일 앱을 못 만드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간단한 앱을 만드려는 기업이나 개인들까지 몇 백 만원, 몇 천 만원을 써가면서 모바일 앱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이씨엘이 다양한 콘텐트를 가지고 모바일 서비스를 준비하고 계신 분들에게 널리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닷컴 붐이 일면서 국내 대표적인 웹 에이전시를 이끌었던 노상범 대표. 당시의 사업 모델의 취약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그가 모바일 시장을 겨냥해서는 인력 공급이 아니라 누구나 사용 가능한 도구를 들고 다시 한번 세상에 출사표를 던진 건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그의 도전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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