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플러스에서 ‘엔지니어·개발자’로 일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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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라인 메신저를 썼을 때를 기억한다. 2011년 맥북에어를 샀는데, 맥OS를 지원하는 메신저는 라인이 유일했다. 하필 동료들도 다 맥북에어를 썼을 때다. 선택의 여지없이 우리 팀 메신저는 라인이 되어 쓰기 시작했다. 동료들은 떠났지만, 습관이 무섭다고 지금은 국민 메신저보다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메신저를 사용하다가 발생한 장애를 신고하고 보답으로 스티커를 받은 적도 있다. 라인은 내가 잘 쓰는 메신저이자, 가장 많은 스티커를 보유한 앱이자, 그래서 라인을 만드는 개발자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게 만드는 그런 곳이었다.

이런 궁금증은 나만의 것이 아니었나 보다. 때마침 라인플러스에서 일하는 개발자들이 모여 책을 냈다. 한빛미디어에서 펴낸 <나는 LINE 개발자입니다>란 책이다. 강윤신, 김영환, 김재석, 김정엽, 김택주, 노승헌 개발자가 모여서 라인플러스에서 근무한 경험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풀어냈다.

| (왼쪽부터) 강윤신 라인 파이낸셜 플러스 태국 은행 서비스 개발 개발자, 노승헌 라인플러스 서비스 엔지니어링 엔지니어

그리고 운 좋게 기회가 닿아 노승헌 라인플러스 서비스 엔지니어링 엔지니어와 라인 파이낸셜 플러스 태국 은행 서비스 개발을 맡고 있는 강윤신 개발자를 만날 기회를 얻었다. 실제로 라인플러스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어떻게 협업하는지, 어떤 개발자가 함께 했으면 좋겠는지 등을 들었다.

외국어 사용 너무 걱정 말아요~ 우린 개발자니까요 : )

라인은 2011년 당시 네이버 재팬에서 시작해 현재 라인 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모바일 메신저다. 일본과 대만,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게임, 간편결제, 영상통화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라인의 일본 점유율은 1위, 일본 내 월간 이용자수(MAU)는 8천만명에 이른다. 전세계 기준으로는 1억8600만명 MAU를 기록했다. 국내보다는 국외에서 더 많이 사용되는 메신저 플랫폼이다. 자연스레 내부에서 일하는 개발자도 국내보다는 글로벌로 일하는 게 일상인 곳이다.

노승헌 엔지니어는 이곳에서 라인의 글로벌 트래픽을 담당한다. 실제 사용자의 트래픽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게 좋은지 고민하는 게 일상이다. 매년 연말, 새해 메시지가 폭풍처럼 오가는 속에서, 어떻게 하면 트래픽 파도를 잘 탈 수 있을지 고민한다.

강윤신 개발자는 태국에서 라인 은행 업무를 하고 있다. 주로 맡고 있는 부분은 대출 쪽, 개인을 상대로 한 대출 업무 상품 쪽을 맡고 있다.

| 노승헌 엔지니어

| 노승헌 엔지니어

두 개발자 모두 전세계 다양한 라인플러스 지사 개발자와 협력하면서 개발을 하고 있다. 영어와 같은 외국어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하지 않을까 궁금했는데, 오히려 그 부분에 대한 걱정은 없다는 시원한 대답이 돌아왔다.

강윤신 개발자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관련 업무를 잘하는 일을 맡고, 개발을 하는 사람을 개발을 잘 하는 일을 맡아서 하면 된다”라며 “그리고 개발자가 사용하는 용어는 조금 다른데, 한국어에 개발 용어를 덧붙여 사용하는 새로운 유비쿼터스 언어라고 쓰기에 언어 사용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했다.

노승헌 엔지니어 역시 “회사에서 영어나 일본어를 잘하면 좋을 수 있겠지만, 요즘 인공지능(AI) 번역기가 워낙 잘 되어 있는 세상이기에, 외국어를 잘 하면 의사소통을 빨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라며 “외국어를 못한다고 해서 회사에서 일하는 데 지장이 생기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강윤신 개발자

| 강윤신 개발자

게다가 라인플러스는 언어 교육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외국어를 전혀 모르더라도, 회사에서 제공하는 복지 포인트 제도를 이용해 외국어를 배우면서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글로벌 기업이라는 두려움, 영어랑 일본어를 잘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입사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오히려 두 개발자는 장애가 났을 때, 출시한 서비스에 사람이 몰리지 않을 때가 더 무섭다고 토로했다. 라인플러스에서 일하는 게 후회되기보다는 ‘내가 왜 개발자가 되었을까’하는 회의감이 들기 시작한다고.

노승헌 엔지니어는 “라인플러스에 오고 나서 제일 흥분되는 날이 12월31일로, 새해 메시지가 오가기 전인 2-3개월 전부터 필요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방어 로직도 설계하고 실제로 써먹는 그 순간에 쾌감을 느낀다”라면서 “오히려 신규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트래픽이 몰리지 않을 때 가장 고민이 된다”라고 말했다.

열린 마음 그리고 호기심… 라인플러스가 찾는 개발자

노승헌 엔지니어와 강윤신 개발자 모두 일찍부터 프로그래머로서 진로를 결정했다. 강윤신 개발자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장래 희망으로 프로그래머를 노승헌 엔지니어도 1986년 애플 컴퓨터를 만지기 시작하면서 프로그래머로 진로를 결정했다. 그때부터 한 눈 팔지 않고, 한 우물만 파온 두 사람이다. 개발이 재밌어서, 즐거워서, 신나서, 좋아서 시작하게 된 일을 각자 다른 회사에서 10여년 넘게 하다가 라인플러스에 오게 됐다.

“다른 회사에 달리 라인플러스 개발 문화의 장점을 꼽자면 ‘유연 근무제’를 빼놓을 수 없어요. 지난해 8월 본격적으로 라인플러스 내 모든 직군이 적용하고 있는데, 정해진 근무 시간 안에서 자유롭게 출퇴근하고 일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사내에서도 1년여 동안 시행하면서 어느 정도 운영 시스템이 갖춰진 상태고요.”

강윤신 개발자는 최근에 아이가 태어났다. 지난 9월1일 첫돌을 맞았다. 신생아와 함께한 1년여 동안 잠 때문에 고생이 많았지만, 그래도 회사의 유연 근무제 문화 덕분에 고비를 넘겼다. 아침에 출근해서 상태가 최악이면, 급한 일을 먼저 처리하고 잠시 회사 수면실에 내려가서 잠을 청하고 개운한 상태로 돌아와서 일했다. 이 모든 과정은 자신이 스스로 일과 시스템에 입력하면서 자율적으로 이뤄진다. 누구의 눈치도, 허락도 필요하지 않다.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고 일하는 문화가 라인플러스에 스며든 배경이기도 하다.

국내 많은 회사가 자율 출퇴근, 유연 근무제, 스마트오피스를 운영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문화가 오래 정착되지 않고 빠르게 사라지는 경우도 본 적 있다. 조직장 눈치를 보느라, 중간 관리자 눈치 때문에 있는 제도를 써먹지 못하다가 결국 제도들이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라인플러스에선 이런 일을 막기 위해 능동적으로, 자율적으로 업무 시스템을 설계했다. 물론 다른 업무와 협업하기 위해 회의를 하거나 필수 미팅 시간엔 사전에 양해를 구해 미리 시간을 잡는다. 서로에게 피해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라인플러스 직원들은 이를 잘 활용하고 있다.

노승헌 엔지니어는 “회사는 직원을 믿고 신뢰하고, 직원은 이에 맞춰 움직이기 때문에 자율적인 문화가 잘 녹아들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런 문화는 라인플러스가 찾는 개발자 채용 문화에도 반영된다. 라인플러스에서 일하는 개발자는 자신의 코드와 프로그래밍에 대해 열려 있는 마음으로 일하는 편이다. 노승헌 엔지니어는 “사람들이 내 코드에 대해 기술적인 인프라 측면에서 지적하고, 비판할 수 있으며, 이를 쿨하게 받아들이는 편이다”라며 “비난이 아닌 비판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더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해줘서 고맙다’라고 하는 등 서로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는 개발 문화가 활발하다”라고 말했다.

메신저 회사 특성도 한몫했다. 급하고 빠른 대화가 필요하면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다가 짧게 회사 내 특정 공간 하이브에서 만나 5-10분 정도 짧게 미팅하고 헤어지는 식이다.

강윤신 개발자는 “얘기를 많이 해본 적 있는 개발자라면 라인플러스에서도 적응하기 편할 것”이라며 “골방에 갇힌 성격보다는 주변 사람과 많은 대화를 통해 맥락의 의미를 바로 이해하는 개발자가 들어오면 좋은 곳이 바로 라인플러스이다”라고 밝혔다.

강 개발자는 이어 “학교 과제 말고 자기가 관심 있는 걸 많이 개발 프로젝트로 진행해본 개발자가 라인플러스에 입사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면접 등에서 질문을 할 때, 면접자가 찾는 것은 어떤 개발 경험이 있고, 무슨 과정을 거쳤고, 무엇이 불편해서 직접 개발하게 됐는지 호기심 등을 눈여겨보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노승헌 엔지니어 역시 “비즈니스 환경이 바뀌고 있고, 여러 가지 산업이 발전하는 만큼, 특정 기술보다는 넓게 보면서 호기심을 가지고 개발하는 사람이 라인플러스에 잘 적응하고 어울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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