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오후, 인사담당자를 포함하여 여섯명의 부서장들이 사장님 방으로 모였다. 긴급 회의 내용은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해야 하며, 최소한 10명을 추려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상자를 뽑아서 올리라는 내용이다. 누굴 올리나? 망설이는 틈에 인사팀에서는 결국 10명의 명단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메일로 당사자에게 통보했다. 그 중 한 사람이 메일을 받고는 “왜 내가 대상자인지 모르겠다”며 물었다. 다음날 그는 어떤 명쾌한 답도 얻지 못하고 짐을 정리하고 회사를 떠났다.
이게 기업 조직이다. 같이 밥을 먹고 회의를 하더라도 끊임없이 뭔가에 의하여 ‘사내순위’가 결정된다. 기업은 실적을 좋아한다. 좋은 일로 순위가 결정되어 상을 받기도 하고, 좋지 않은 고과를 받아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고 심한 경우는 ‘해고통지’를 받기도 한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에는 사람이 모두 관여를 한다. 특히 몸담고 있는 조직의 직속 상사인 ‘보스’는 이러한 일들에 대한 권한을 갖고, 업무를 추진한다는 명목하에 직원을 통제하고 관리한다. 이런 상황 속에 놓인 사람들, 눈치 빠른 직원들은 이미 어느 줄에 가 서야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는지를 파악한다. 자신을 돌봐줄 사람을 스스로 찾아나서기도 한다. 묵묵히 일만 한다고 다였던 시대는 더 이상 아니다.
국내 유통회사에서 일하는 한 중간관리자는 줄 잘 못섰다가 ‘자신의 꿈’도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하고 시름거린다. 자신을 키워준 임원이 인사이동으로 승진에서 빠지고 다른 곳으로 발령나자, 힘을 더 이상 쥘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도 다른 곳으로 발령을 받았다.
이러한 상황에 처하지 않으려 자신의 일을 더 확장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고 그에 대해서 끊임없는 ‘정치’를 한다. 서로 군림하고 군림당하지 않으려 무단히 애를 쓴다. 일보다는 이러한 ‘사내분위기’로 인하여 더 어려워 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술자리 직장인들간의 이야기거리는 대부분이 ‘보스’에 대한 이야기다.
외국계 은행에서 임원으로 일하시는 한 분은 늘 자신의 상사를 ‘보스’라고 표현하고, 모임에서 그에 대한 업무스타일을 이야기 한다. 나름 그가 보스를 다루는 방법, 좋아하는 스타일이 무엇인지를 알고 대한다. 그는 그의 보스에 대해서 회사내에서나 연관된 사람들에게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왜 보스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나?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쉽게 처리할 일도 부서장의 업무스타일에 따라서 뱅뱅 돌다가 볼 일 다 본다. 좋은 사람, 좋은 상사를 만나는 것은 ‘복’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복이 누구에게나 있지 않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있지 않은 이 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책 ‘나쁜 보스’는 바로 그러한 상황에 놓인 직장인들을 위한 탈출비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음직한 일들에서부터 설마 이런 일들까지 있을까 하는 일들이 소개된다. 이론보다는 저자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수집한 사례들이 담겨있어, 상황을 파악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을 얻게 될 것이다. 운나쁘게 내 앞에 나쁜 보스가 와 있다고 해서 좌절하지 말자. 그를 이용해서, 나를 키우는 방법은 없는지, 상대가 되지 않는다면 고생하지 말고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 피해가는 방법도 있다. 보스는 자신의 잘못을 모르는 사람이다. 마음고생하면서 밑에 있을 이유가 없다. 제 살길은 스스로가 찾아가야 할 것이다.
“정치가 없는 곳은 없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나쁘다고 욕만 하지 말고, 내가 어떻게 정치와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지를 궁리해야 한다.”
이 책 마지막 부분에서는 결국 이렇게 나쁜 보스 밑에서 서류결재로 힘들어하고, 일같지 않은 일로 괴롭힘을 당한 사람도 언젠가는 바로 그 자리에 올라 설 수 있으며, 이왕 보스가 된다면 제대로 된 ‘나쁜 보스’로 사람을 이끌어 가는 강한 보스가 되기를 권한다. 양보해야 할 것과 양보하지 말아야 할 것, 그리고 실적 앞에서는 절대 물러서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사람은 어느 길에서 만날지 모른다. 그러기에 마음에 들지 않아도 말에 있어서는 신중해야 한다. 사내에서의 말은 정말 ‘절약’하고 ‘절약’해야 한다. 너만 알라고 해 준 말은 이미 다 알게되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직속상사에 대한 말은 아껴야 한다. 자신의 갖고 있는 패를 다 열어줘서는 안된다.
이렇게 나쁜 보스를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될 때, 그에 따른 상황별 대처와 탈출법을 알고 있다면 빡빡한 직장생활에 활력을 던져 줄 것이다. 무엇보다, ‘눈치가 센스’라는 말을 무시하지 말 일이다. 상황판단을 빠르게 해야 한다. 나설 자리, 낄 자리 파악이 빨라야 한다는 말이다.
“부하는 때와 장소와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공식회의 석상에서 보스의 의견에 대놓고 반대하는 언행을 하는 것은 적절한 타이밍을 못 잡은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자신의 권한 밖의 일에 관여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오버’와 ‘월권’은 보스의 눈 밖에 나기 딱 좋은 행동들이다. 시간이 급하다고 해서 마구 나설 일이 아니다.
이외에도 많은 사례들을 통해 보스와 부하의 관계를 파악하다보면 나의 위치를 알고,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의 목적일 것이다.
알고 있는 분 중에 한 분은 한 가구에서서 10여년을 근무하고 있는데, 이 가구회사의 사장님이 자신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자 ‘충성’을 요구하며 거래업체를 통해 혹 불법적으로 해준 것은 없는지 뒷조사까지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뒤를 캐도 달리 책 잡을 일이 없으니, 뭐라고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할지 고민하면서도 이 회사를 다니고 있다.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주말도 없이 일을 시키고 호출하는데도 그만두지 못하고 다니고 있다.
왜 그는 이 일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걸까? 보스의 능력인가, 이 사람의 무능력인가? 아니면 둘 사이의 궁합이 그럼에도 잘 맞아서 그런걸까?
여름 휴가가 시작되었다. 휴가기간 중 이 책을 읽으며 직장생활도 되돌아보고 ‘보스의 자리’를 한 번 생각해보는 일은 직장생활의 ‘줄타기’를 재발견하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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