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메이커] 머신러닝 ‘동키카’로 모두 즐겁게 놀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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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물건, 재미난 일, 재미난 일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은 매년 만드는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입니다. 메이크 코리아가 만난 축제의 주인공과 작품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가슴 깊은 곳에 무엇인가를 만들고픈 열망을 간직한 어른이, 꿈 많은 청소년과 어린 친구들을 모두 환영합니다.

“머신러닝 ‘동키카’로 모두 재미있게 즐겨요”
동키카 특별전시 여는 나우썸 이성훈 메이커

동키카(Donkey Car)‘란 RC카에 라즈베리파이와 카메라를 연결해 영상을 녹화하며 주행한 데이터를 머신러닝 학습을 통해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자동차를 뜻한다. 사람이 먼저 조종해서 길을 익히게 하면 동키카가 앞서 사람과 달린 도로주행 패턴을 바탕으로 자율주행하는 것이다.

이 동키카에 푹 빠진 나머지 스스로 커뮤니티를 만들고 동키카 기반의 머신러닝 교육까지 시작한 메이커가 있다. 심지어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서는 동키카를 직접 보고 만지면서 함께 달리는 특별 전시도 마련할 계획이다. 나우썸 대표이기도 한 이성훈 메이커를 만나 동키카가 우리나라에 상륙해 힘차게 달려온 이야기를 들었다.

| 이성훈 메이커가 트랙 위에 앉아 동키카를 안고 있다.

동키카는 무슨 뜻인가요? 당나귀 아닌가요.

맞아요. 모든 연령대에서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생각에서 당나귀가 연상되는 ‘동키’라 지었어요. 때때로 혹은 주인 말을 잘 듣지 않는 점도 닮았죠. (웃음) 좋은 데이터가 들어가야 주행을 잘 할 수 있는데 불순물 같은 정보가 끼어들면 이상한 판단을 내리고 마는 거죠.

동키카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람의 개입 없이 달리는 자동차라 해도 도로의 일정한 선을 센서로 인식해서 달리는 경우라면 머신러닝은 필요 없을 거예요. 재미도 떨어질 테고요. 동키카를 다루다 보면 인공지능(AI)에 학습을 시키고 학습한 규칙에 따라 달리게끔 하는 행위를 경험할 수 있어요. 머신러닝을 이토록 피지컬하게 체험할 수 있는 툴이 많지 않아요. 있더라도 사람들이 좋아하기에는 다소 부족하거나 너무 추상적이어서 이해가 어렵죠. 반면 동키카는 모든 연령대가 머신러닝 구현 과정을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어요.

| 동키카는 머신러닝으로 교통통제 콘도 쉽게 피할 수 있을까?

동키카가 주행할 길을 학습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라즈베리파이와 카메라가 학습에서 핵심 부품인데요. 이 요소들의 역할은 주행 데이터를 기록하는 거예요. 주행 데이터는 160×120 크기 화면을 초당 20프레임으로 남기는 화상 데이터 그리고 화상이 찍히는 시점에서 앞·뒷바퀴 상태의 합입니다. 이를 소수점 아래 숫자까지 담아 데이터를 서로 매치시키는 거예요.

한편 라즈베리파이는 머신러닝을 돌리기에는 크기가 너무 작아요. 수집한 데이터는 컴퓨터로 넘겨 학습을 하죠. 고성능 노트북이나 데스크톱PC에서 20여 바퀴를 돌린 10분 남짓한 주행 데이터를 학습하는데 4-5시간가량 소요돼요. 20MB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데이터지만 머신러닝 학습에는 프레임마다 특징을 찾아내고 특징에 따른 확률을 추출해야 하므로 적잖은 시간이 필요해요. 전체적으로 하나하나 일일이 도출해내는 데 오래 걸리니 데이터를 학습하는 총 시간도 길어지는 셈이죠.

학습을 위한 조종은 무엇으로 어떻게 써서 하는지요?

조종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대표적으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 와이파이로 연결되는 기기라면 모두 리모컨으로 활용할 수 있거든요. 블루투스로 연결해 플레이스테이션 컨트롤러로도 가능하고 몇만 원짜리 부품이 붙어야 하나 기존 RC카 컨트롤러 역시 가능해요. 메이커 페어 현장에서는 스마트폰과 게임기 컨트롤러를 주로 사용하려 해요.

| 스마트폰, 노트북으로 동키카를 조종하고 경로를 확인한다.

동키카를 언제부터 만들기 시작했나요?

미국에서도 동키카가 처음 만들어지기는 2016년 12월로 매우 최근이에요. 머신러닝 자체가 활발하게 진행되던 시기에 시작됐고 안정화된 버전이 나온 거는 2017년 상반기 무렵이죠. 이후 일본, 대만에서도 동키카를 만들어보는 움직임이 있었고요.

우리는 작년 10월경부터 동키카를 준비했어요. 해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국내에서는 먼저 시도한 분들이 없더라고요. 왜 안 할까? 나라도 해보자! 그랬는데 안 하던 이유가 있었어요. 당시만 해도 정확한 설명서도 없이 한창 업그레이드되던 때라 하라는 대로 했는데도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부품을 중간중간 모아서 조립까지는 해도 소프트웨어 설정이 쉽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 중간에 포기했나 싶었죠. 하지만 계속하다 보면 삽질도 하는 맛이 있잖아요. 끝까지 삽질하다 보니 어쩌다 됐어요.

커뮤니티 운영을 한 계기가 궁금해요.

혼자서는 사실 할 일이 너무 많더라고요. 너무 심심하기도 했고요. 동키카에 카메라를 두 개를 장착한다든지 라즈베리파이 대신 젯슨 나노(Jetson Nano)를 쓴다든지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과 대조적이었죠.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모임을 열었어요. 첫 번째 모임은 동키카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꾸몄고요. 두 번째 모임은 부품을 조립해 시험주행까지 했어요. 현재는 번개모임까지 총 네 차례 모임을 가졌어요. 스무 명 정도 함께 하는데 10명은 처음으로 만들기에 같이 참여한 사람들이었고 나머지는 전에 만든 자동차를 가져왔어요. RC카 전문가도 여럿 있어서 재미나게 조립하고 테스트하고 시험주행까지 했죠.

| 혼자보다는 같이 만들 때 동키카의 매력에 더 깊이 빠져들 수 있다.

동키카를 이용해 머신러닝을 가르치는 일의 의의는 무엇일까요?

머신러닝을 책이나 영상만 보고서 이해하는 분은 많지 않아요. 개념 자체가 추상적이기 때문에 입문교육에서 이를 쉽게 가르치겠다고 하는데도 와닿지가 않고 어렵다고만 생각하거든요. 동키카를 활용하면서 머신러닝을 더 쉽게 가르치는 방법을 커리큘럼으로 짜서 공유하니 반응이 좋아요.

사실 머신러닝은 특정 산업에서나 특정 컴퓨터 사이언스를 공부하는 데서만 쓰이지는 않아요. 언젠가 모두가 머신러닝을 엑셀처럼 쓸 날이 올 거예요. 그러니 머신러닝이 무엇인지 알아두면 좋겠죠. 그렇기에 앞으로도 머신러닝 교육에 동키카를 활용해서 쉽게 보급하는 일을 하고자 해요.

이성훈 메이커님에게 동키카란?

동키 같지 않은 동키예요. 동키카가 제대로 말을 안 듣고 이상한 짓을 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똑똑하고 재미있는 녀석인 덕분에 제게 재미있는 일들을 굉장히 많이 만들어줬거든요. 이제는 머신러닝 교육을 열려고 할 때 사람들이 동키카로 먼저 저를 찾아주기도 하니까요. 머신러닝을 잘 이해시켜보고자 하던 계획이 동키카를 매개로 잘 맞아떨어졌죠.

| 이성훈 메이커가 동키카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서 특별전시를 여는데 어떤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나요?

이번 메이커 페어를 통해 동키카를 대대적으로 널리 알리고 싶어요. 우선 메이커 세미나에서 첫 순서로 들어가는데 거기서 제대로 홍보하려고요. 동키카는 무엇이며 머신러닝을 이용한 만들기가 별로 어렵지 않으니 레이싱에 참가를 부탁드린다고요.

동키카 레이싱은 동키카 커뮤니티에서 온 메이커들도 참여하지만 관람객도 참여할 수 있어요. 누구든지 현장에서 레이싱에 참가할 수 있게 도울 참이에요. 가족 단위로 온 어린이를 위해서는 태양광으로 움직이는 미니동키카 만들기 체험도 열 계획이고요. 이 밖에도 동키카 레이싱 우승자를 맞히는 토토도 진행하는 등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고 참여하면 뭐라도 가져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해요. 1등을 한다고 엄청 비싼 상품을 받아 갈 수는 없겠지만 (웃음) 그래도 최대한 가족 단위로 푸짐하게 얻어 갈 상품을 생각하고 있으니까 많이들 찾아오면 좋겠어요.

동키카 레이싱을 어떤 규칙으로 운영할지를 좀 더 듣고 싶어요.

최근 미국 커뮤니티에서 정한 규칙이 있어요. 우리도 그에 맞춰 할 생각인데 주 이벤트는 기록경기이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재미있는 이벤트도 생각하고 있어요. 기록경기는 세 바퀴를 돈 합산 기록으로 순위를 정하는 경기예요. 여기서 기록은 머신러닝으로 달리는 기록이고요. 또 깨끗한 표준 트랙에서만 하지 않고 교통통제 콘도 무작위로 서너 개쯤 배치할 거예요. 이를 어떻게 잘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오겠죠. 대회 방식을 리그로 할지 토너먼트로 할지는 고민 중인데요. 둘 중 무엇이건 보는 사람에게 재미를 주기가 가장 큰 목적이에요. (웃음)

얼마 전 해외에서는 성인이 머신러닝으로, 초등학생이 RC카를 조종하는 레이싱을 번외경기로 한 적도 있어요. 올 메이커 페어에도 가족 단위로 많이 올 테니까 재미요소 중 하나로써 우리도 살짝 고려해보려고요.

| 동키카가 시험주행 중인 모습. 메이커 페어에서는 이보다 4배 큰 표준 트랙에서 달린다.

동키카가 잘 달려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동키카는 머신러닝의 기본을 그대로 따른다고 보면 돼요. 머신러닝이 좋은 규칙을 찾으려면 일단 좋은 데이터가 들어가야 하거든요. 즉 올바른 차선으로 주행하며 데이터를 잘 쌓기가 제일 중요하죠. 빠르게 달릴 필요는 전혀 없어요. 좋은 데이터를 넣지 못하면 나중에 진짜 동키카가 ‘동키짓’을 하거든요. (웃음)

실제 기록을 측정할 때도 정확하게 달리는 데에 가중치를 줄 거예요. 좋은 데이터를 넣기 위해 차선 위로 최대한 정확하게 달려야 한다, 정확하게 달리지 않은 데이터라면 걷어내야 한다 등을 현장에서 경험하도록 도울 거거든요. 정말 깊이 있게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머신러닝이 돌아가는 프로세스를 두 눈으로 보고서 별게 아니라고 느끼게 해줄 생각이에요.

향후 동키카와 관련해서 펼칠 계획이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동키카가 메이커 문화 확산 사업으로 정부 지원을 받아 자체적으로 동키카 레이싱 대회를 두어 번 더 진행할 계획이에요. 무조건 재미있어야 해요. 모여서 놀자는 게 우리 모토니까 신나고 재미나게 준비할게요.

| 이성훈 메이커는 지금 이 순간에도 동키카의 매력을 어필하고자 분주하다.

글·사진 | 장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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