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 구독
뉴스레터
트위터에서 낯선 친구와 만남이 필요한 이유
by 비전 디자이너 | 2010. 07. 27

진화인류학을 연구하는 옥스포드대 덴바 교수의 소위 ‘덴바 숫자’에 따르면 페이스북 친구를 늘리거나 트위터에서 팔로워를 늘리는 일에 과도하게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왜냐하면 언어 등 사회적 작용과 관계된 대뇌 신피질이 포용할 수 있는 인간 네트워크의 수가 150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150명을 넘어서는 페이스북 친구 숫자나, 트위터 팔로워 숫자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과연, 페이스북 친구와 트위터 팔로워가 150명을 넘어서면 다 의미가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정기적으로 내게 자주 연락하는 친구와 그렇지 않은 친구를 구분하여 가지치기를 해서 관리 비용을 감소시켜야 하는 것일까?

중국 전국시대 패자 중 한 명이었던 맹상군은 거느리던 식객이 무려 수 천명에 이르렀다. 그 중에서 유능해보이는 사람만이 유용했던 것은 아니다. 계명구도(鷄鳴拘盜), 닭울음 소리 잘 내는 사람과 개 흉내를 잘 내는 사람이라는 고사성어가 남아 있 듯,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식객들도 중요한 순간에 기지를 발휘해 맹상군의 목숨을 구하고 그가 천하에 위명을 높이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맹상군이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와 덴바 교수의 조언을 듣고, 150명으로 식객을 엄격히 제한했더라면 일어나지 못할 일이었다.

1969년에 마크 그라노베터가 쓴 역사적인 논문 ‘약한 연결의 힘’(The Strength of Weak Ties)은, 잘 모르는 사이가 꼭 필요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위 논문에서 그라노베터는 직업을 구하고, 점포를 열고, 최신 유행이 전파될 때 강한 연결, 막강한 친분이 아니라 약한 연결, 사소한 사귐이 더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혔다. 이 것은 우리의 네트워크가 몇 개의 클러스터로 나뉘어 있는 데, 그 각각의 클러스터 가운데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 ‘약한 연결’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가볍게 아는 사람은 우리가 익숙하지 않은 관계의 밖에 있는 사람들이지만 ‘계명구도’처럼, 예기치 않은 도움을 우리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은 어떠한 결론을 암시할까? 150명 이상은 무리라는 옥스포드 석학의 조언을 무시하라는 말인가?

아니다. 이 글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말은, 150명을 넘어 온라인 인맥을 무한 팽창하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효과적인 온라인 인맥을 구축하고자 한다면 기존 관계 맺기의 방식을 한 번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트위터의 기본적 관계 맺기의 방식은 자기 주도적 혹은 편의적 친구 맺기 방식의 전형을 보여준다. 내가 좋으면 따르고, 싫으면 떠나는 것이다. 그 것은 어디까지나 좋다, 자유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맺어지는 관계가 철저히 나의 기호와 선호와 취향과 관심에 따른 대상이라면, 나의 인간 관계는 그 숫자가 150명이든, 1500명이든, 하나의 네트워크 클러스터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 것은 덩치만 컸지 ‘약한 연결의 힘’에서 생각했을 때, 그렇게 유용한 네트워크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하나. 기존 관계 맺기의 방식을 벗어난 관계 맺기를, 온라인 인맥 형성의 전략으로 택하는 것이다.

온라인 인간관계의 힘은,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사이버 공간을 통하지 않으면 결코 만날 수 없었던 그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세렌디피티’다. 따라서 디지털 인간관계 형성과 확대의 차별화된 특징을 활용하면서, 그리고 클러스터로 나눠진 네트워크간 약한 연결의 힘을 이해하면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좁은 관심의 우물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 교육학과의 리처드 라이튼 교수는 하버드 학생들의 생활 방식과 그들의 학업, 진로와의 상관 관계를 연구한 바 있는데, ‘다시 대학교 신입생 시절로 돌아간다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선택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에 학생들이 ‘자기와 전혀 배경이 다른 룸메이트를 택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 것은 아마도 무의식적으로 약한 연결의 힘에 대한 그들의 인식과 이해가 반영된 대답일 것이다. 그리고 그 답은 하버드 인맥을 온라인으로 재생시켜 놓은 페이스북의 탄생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익숙한 같음이 아니라 낯선 다름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면 SNS로 친구를 만들 이유는 분명해질 것이다. 그 것이 바로 트위터에서 낯선 친구와의 만남이 필요한 이유다.

 파이핑하기       싸이월드 공감 
인쇄 인쇄
, , , , , ,
http://www.bloter.net/archives/35667/trackback
고려대 OCW(공개강의운동) 오거나이저, 공익 NGO 세계화와 빈곤문제 공공인식 프로젝트(GP3) 프로젝트 디렉터, 마이크임팩트 소셜 웹 서비스 기획자, NHN의 네이버 3기 서비스 자문위원으로 일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CCK)와 글로벌 보이스 온라인(GV)의 자원봉사자로도 봉사한다. 쓴 책으로는 '소셜 웹이다'와 '소셜 웹 혁명'이 있고, '드래곤플라이 이펙트'를 번역했다.
1 Responses to "트위터에서 낯선 친구와 만남이 필요한 이유"

[...] This post was mentioned on Twitter by kim ki ju, 김철환, Boaz Lee, JONG IN, 비전 디자이너 and others. 비전 디자이너 said: 트위터에서 낯선 친구와 만남이 필요한 이유 http://bit.ly/cIQbek [...]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



[블로터닷넷이 댓글을 받지 않는 이유]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