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메이커] 공학의 재미를 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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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물건, 재미난 일, 재미난 일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은 매년 만드는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입니다. 메이크 코리아가 만난 축제의 주인공과 작품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가슴 깊은 곳에 무엇인가를 만들고픈 열망을 간직한 어른이, 꿈 많은 청소년과 어린 친구들을 모두 환영합니다.

“만들고 싶은 걸 만들며 공학의 재미를 알리고파”
DIY 리듬 게임기 만든 ‘Make & Play 만놀’

‘Make & Play 만놀'(이하 만놀)은 참 별의별 특이한 것들을 다 만들었다. 만놀 멥버 강건욱(차우차우), 백민혁(미녁), 김성현(만현) 세 사람은 다가오는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서 DIY 리듬 게임기, 리그오브레전드 제이스 망치, 스타크래프트 시즈 탱크를 비롯해 그간 쌓아온 결과물을 공개하며 실력을 뽐낸다. 만놀은 어쩌다 이런 작품까지 만들게 됐을까. 그들의 본거지 대구 신기술산업지원센터를 찾았다.

| (왼쪽부터) 만놀의 백민혁, 김성현, 강건욱 메이커 

프로젝트 이름이 길어요. ‘키보드 Hacking 등을 이용한 DIY 리듬 게임기 제작 및 게임과 영화 소품 DIY’인데 설명 부탁드려요.

민혁=메이커 페어 참가는 처음입니다. 다른 팀은 이름이 간결하던데 우리는 어떻게 정할지 한참 고민하다 작품을 쭉 나열해봤어요. 말 그대로 리듬 게임기와 제이스 망치, 시즈 탱크처럼 게임에 나오는 기기 혹은 소품을 직접 만들었고 이를 보여드리고 공유하려다 보니 길어졌네요(웃음).

| DIY 리듬 게임기는 버튼 배열을 일자로 혹은 십자로 변형이 가능하다.

DIY 리듬 게임기를 펌프와 사운드볼텍스를 선택해 만든 이유가 궁금해요.

민혁=일단 리듬 게임은 쉽게 접하기가 어려워요. 왜냐면 오락실에 가야 있거든요. 그걸 집까지 가져와서 즐기기는 힘들잖아요. 일반적인 게임과 비교해 구조적으로 다르다 보니 만들기도 사실 쉽지 않아요. 그만큼 일반 조이스틱으로 하는 게임보다는 특출나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 메인 테마로 선택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아직 코딩이나 아두이노를 사용하는 데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하지만 DIY 리듬 게임기는 우리가 쓰는 키보드를 개조만 하면 만들 수가 있어요. 이렇게 쉽게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딩 없이 키보드를 개조해 만들기가 어떻게 가능한지 간단히 알려줄 수 있을까요?

민혁=키보드는 해당 스위치를 누르면 명령어가 입력되잖아요. 그 자리를 리듬 게임 버튼으로 대체했다고 생각하면 돼요. 네 버튼을 일렬로 두고서 리듬 게임을 할 수 있고 버튼 위치를 바꾸고 화살표 키 모양으로 만들면 다른 아케이드 게임도 조작이 가능해요. 버튼 네 개를 이용하는 게임이라면 호환이 된다고 보면 되죠.

| 제이스 망치는 정말 크고 아름답다.

제이스 망치는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었나요?

민혁=리그오브레전드의 챔피언 제이스가 쓰는 망치를 만들었어요. 처음에는 1 대 1 사이즈로 3D 모델링을 할까 했는데요. 하려다 보니 그러기에는 너무 커서 진짜로 인쇄했다가는 약 1년쯤 걸릴 것 같아 방법을 바꿨어요. (웃음) MDF 합판을 잘라 조립하는 형식으로 만들었더니 완성하고 나니 무게가 어마어마했죠. 무려 15㎏이나 되니까요. 외형 만들기에서 끝나지 않고 안쪽에 LED를 넣어 빛을 낼 수 있게 했어요. 디테일을 더하니 멋있어지더라고요.

시즈 탱크는 어떻게 만들었는지 소개해주세요.

성현=시즈탱크는 3D 모델링을 통해 모든 부품을 설계하고 인쇄했어요. 내부 모터와 전선 등을 연결하고 아두이노를 이용해 회로를 구성해 실제로 동작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탈것으로서 운행도 되고요. 시즈모드로 변신해 발사까지 가능하죠.

| 시즈탱크가 퉁퉁포 모드로 가만히 있더라도 방심은 금물이다.

각 작품을 만들면서 어려웠던 점은?

민혁=DIY 리듬 게임기는 일반 버튼을 컴퓨터에 연결할 때 전력 문제가 좀 생겼어요. 불이 들어오도록 구현해보려 하니 일반 회로에 추가 회로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 데에서 힘들었고요. 제이스 망치는 일단 어마어마하게 무거운 나머지 연결 부위를 단단하게 만들기가 어렵더라고요. 연결한 부분이 도중에 똑떨어져 그 부분을 단단하게 하겠다고 내부를 모두 뜯어내 다시 만드느라고 우여곡절이 많았죠. 무게를 버티는 구조를 재차 설계해서 적용해야 했으니까요. 그래도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변신이 되도록 2탄을 고려하고 있어요.

성현=시즈 탱크는 3D 출력물을 뽑아놓고 후처리하는 과정이 힘들었어요. 3D 프린터로 인쇄를 마친 뒤에 옥상에서 라카 칠을 하고 말렸는데 그 때가 한여름이었거든요. 대구 기온이 너무 높던 거예요. ‘대프리카’라고 하잖아요. 녹더라고요. 부품이 다들 휘어서 난리가 났죠. (웃음) 또 워낙 부품들이 하나같이 큼지막하니까 사포질하는 것도 팀원이 다 모여 작업해야 했고요.

정말 희한한 걸 많이 만들었어요.

건욱=전반적으로 백민혁 메이커가 영화 쪽으로, 김성현 메이커는 게임 위주로 만드는 편이에요. 같은 메이커면서 주 관심 분야 또는 주 종목이 다른 셈이죠. 각자 여러 재미난 작품을 만든 차에 전부 들고 갈지도 고민하는 중인데 우선 카트는 너무 덩치가 커서 어렵고요. DIY 리듬 게임기와 제이스 망치, 시즈 탱크 그리고 아이언맨 아크리액터 등을 위주로 챙겨갈 듯해요.

| 아이언맨 아크리액터는 휴대전화 무선 충전 기능을 한다.

재미있는 작품을 위주로 만드는 까닭이 있다면?

성현=서로 메이커를 하는 이유와 목적이 달라요. 시너지를 내기 위해 함께 하지만 추구하는 방향은 조금씩 달라요. 저는 전세계 다른 문화권과 비교해 대중과 멀게 느껴지는 국내 공학 대중화를 이끌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공학을 우리 사회에 더 널리 알려 공학을 사람들이 좋아하고 사랑하도록 하는 게 꿈이죠. 

민혁=저는 그냥 만들고 싶은 걸 실제로 만들고자 시작했어요. 쾌락주의적인 말이기는 한데 그냥 제가 원하는 바를 실천하고 싶은 거예요. 연구는 사실 엄밀히 말해 딱딱하잖아요. 무거운 부분은 내려놓고 이걸 만들면 재미있겠다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직접 완성해내는 데 의미가 크다고 봐요. 물론 연구 성과를 보이며 상용화하는 사람들도 정말 대단하죠. 하지만 이 또한 이대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건욱=저는 공대생이지만 이 친구들보다 지식은 짧아요. 대신에 만놀이라는 회사를 차렸죠. 주위에 이런 친구들 그리고 친구의 친구들이 많아요. 그들이 자신만의 능력을 뽐낼 수 있는 장을 만들고 그곳에서 수익을 낼 수 있게끔 돕고 싶었어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로 돈도 버는 삶을 만들어보고자 해서 만놀을 기획해 함께하고 있죠. 그래서 아두이노 및 3D 모델링 교육도 열고 교육용 키트도 개발해 납품하는 중이에요.

| 만놀이 개발한 키트는 손으로 끼우는 것만으로 쉽게 완성할 수 있다. 

메이커 페어 서울 2019 부스는 어떻게 꾸밀 계획인가요?

건욱=우선 사람들에게 이목을 끌려면 리듬 게임과 아케이드 게임을 앞쪽에 많이 전시하는 편이 좋다고 봐요. 부스에 찾아와 우리가 만든 게임들을 먼저 즐긴 다음 방문한 김에 다른 작품도 둘러볼 수 있게끔 하려고요. 특히 부피가 큰 제이스 망치와 시즈 탱크는 앞쪽에 진열하고 자잘한 것들은 뒤쪽에 둬서 한 바퀴 도는 식으로 하면 어떨까 해요.

성현=그리고 우리가 만든 교육용 키트도 비치해 관련 체험도 하도록 작은 공간을 마련할 참이에요.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 등장할 교육용 키트나 그 외 작품은 무엇이 있나요?

성현=지금까지 만들기로는 ‘테오얀센로봇’이라는 거미처럼 걸어 다니는 로봇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는 RC카인데 집게를 달아서 공을 모는 축구 로봇이에요. 세상에서 제일 쓸모없는 스위치도 가져갈 거예요. 스위치를 누르면 손가락이 나와서 옆에 있는 스위치를 꺼주는 기계죠. 제가 직접 누르면 되는데. (웃음) 매우 컬트적인 인기를 끌어서 키트로도 만들었어요.

민혁=스마트 게이트도 가져가요. 초음파 센서로 물체가 가까이 오면 이를 인식하는 주차차단기 같은 기기인데요. 도트매트릭스가 있어 이모티콘으로 표정을 표현할 수 있어요. 끝으로 오또봇은 현재 개발 중인 오픈소스고요. 그것도 우리가 비용을 저렴하게 만들어서 납품할 수 있게끔 할 계획이에요.

건욱=교육용 키트라 하면 사실 흔하잖아요. 그렇지만 이 친구들이 개발을 잘한 이유가 뭐냐면 본드나 접착제를 하나도 쓰지 않고 나사도 최소한으로 사용해 결합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어린이도 쉽게 그리고 친환경적으로 완성할 수 있죠. 그리고 우리가 8월말과 9월초 사이 열린 대한민국 융합 해커톤 대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받았어요. 그 상을 안겨준 작품이 ‘희망이’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치매 예측 및 분석 로봇이거든요. 말 그대로 사용자가 로봇과 이야기를 나누면 대화한 내용을 분석해 치매가 있는지 없는지를 진단하고 예측하는 로봇이에요. 그것도 선보이면 어떨까 하고 있어요.

| 다음에 또 어떤 재미있는 것을 만들지 만놀 3인방의 토론은 계속된다.

만놀을 찾을 사람들에게 싶은 말을 전해주세요.

일동=우리의 큰 모토는 그냥 “만들고 놀자”예요. 우리가 만든 걸 같이 가지고 놀며 즐기자는 의미거든요. 초심자에게는 재미를, 메이커에게는 색다른 시야를 보여주는 만놀이 되면 좋겠어요. 그렇게 콘셉트를 잡아 보여드릴 테니 많이 놀러 와주세요.

글·사진 | 장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