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는 개발력”…‘리니지2M’ 보스몹에 AI 기술 적용

충돌처리 기술부터 AI 보스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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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는 곧 개발력이다.”

엔씨소프트 개발자들이 ‘리니지2M’에 적용된 기술을 뽐냈다. 지난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앞으로 몇 년 동안 기술적으로 우리를 따라올 수 없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말의 연장선에 있다. 이번에 새롭게 공개된 기술은 인공지능(AI) 기반의 보스몹이다. 보스 몬스터가 단순히 정해진 패턴화된 공격과 행동을 벗어나 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이용자를 분석해 상황에 맞는 행동을 한다는 얘기다.

엔씨는 지난 10월8일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콘텐츠 설명회 및 개발자 인터뷰 행사를 열고 9월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풀지 못한 ‘리니지2M’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성구 총괄 프로듀서를 비롯해 백승욱 리니지2M 개발실장, 김환 리니지2M 개발실 TD, 김남준 리니지2M 개발실 PD, 차봉섭 리니지2M 개발실 AD 등이 참여해 ‘리니지2M’에 대한 다양한 질문에 답변했다.

| (왼쪽부터) 김환 리니지2M 개발실 TD, 백승욱 리니지2M 개발실장, 이성구 총괄 프로듀서, 김남준 리니지2M 개발실 PD, 차봉섭 리니지2M 개발실 AD

‘쟁’을 위한 충돌 처리 기술

이날 행사에서도 엔씨는 기술력을 강조했다. 김남준 PD는 “핵심적 재미를 맞추기 위해 기술적인 부분이 따라오는 것”이라며 이용자 간 대규모 단위로 대결하는 PvP 콘텐츠, 이른바 ‘쟁’ 게임을 모바일에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집약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강조된 부분은 모바일 3D MMORPG 최초의 충돌 처리 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엔씨는 지난번 미디어 쇼케이스에서와 마찬가지로 캐릭터가 겹치지 않는 충돌 처리 기술을 통해 지형과 전략, 전술을 활용한 재미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충돌 처리 기술을 통해 캐릭터가 겹치지 않아 다양한 전략적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김남준 PD는 “심리스 원 채널이 아니면 충돌할 상황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서버 간 동시접속을 타 경쟁 게임에 비해 2-3배까지 늘리는 노력을 했고, 이러한 많은 인원을 수용하는 사냥터 하나하나는 다른 게임의 큰 존 하나에 필적하는 크기”라고 말했다. 또 “충돌 기술 없이 존 방식으로 사용자를 분산시켜 단순히 그래픽을 아름답게 보이게 만드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동안 이용자 간 쟁을 활성화하는 레벨 디자인이 적용된 게임이 없었는데 ‘리니지2M’은 사냥터마다 다른 전략과 전술 사용해야 하는 게임으로 만들었다”라고 덧붙였다.

| 김남준 리니지2M 개발실 PD

이용자도, 개발자도 마음대로 안 되는 AI 보스

일부 보스 몬스터는 AI 기반 기술이 적용됐다. 머신러닝을 통해 데이터를 학습시켜 AI 모델을 만드는 식이다. AI 보스는 기본적인 패턴 동작에 AI를 결합해 주변 상황을 수집하고 이용자들을 분석해 상황에 맞게끔 행동하도록 설계됐다. 보스를 두고 이용자 간, 혈맹 간 ‘쟁’을 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더 전략적인 재미를 주기 위한 장치다.

예를 들어 게임 내 등장하는 ‘여왕개미’의 경우 누가 이기든 상관없이 더 많은 시체를 만들어 자식들에게 먹이로 준다는 컨셉을 살려 AI가 돌발성 행동을 하도록 만들어졌다. 굴 주변의 상황을 수집하고 인원을 혈맹 단위로 분류, 어떤 혈맹이 우세하고 어떤 혈맹이 위험한 상황인지 파악해 더 강한 혈맹에 ‘버프(능력치 상승효과)’를 주거나 약한 혈맹에 상태 이상 효과를 걸어 전체적인 사망 플레이어 수가 늘도록 상황을 조성한다.

즉, AI 기술을 접목해 보스에게 단순히 아이템을 주는 매개체 역할을 넘어 이용자 간 대결 상황을 조율할 수 있는 조율자 역할을 부여한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AI 기반의 보스몹은 단점도 있다. 데이터 기반의 AI 학습에 의해 모델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개발자의 의도대로 설계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김환 리니지2M 개발실 TD(Technical Director)는 “AI가 프로그래머나 기획자가 의도한 대로 움직이지 않아 AI 학습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러한 문제로) AI 보스가 재밌는지 잘 모르겠더라”라고 밝혔다.

이처럼 AI 보스는 실험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일부 보스몹에만 적용될 예정이다. 엔씨는 다양한 세력이 많이 모이고 다양한 상황이 많이 나오는 영지 보스급 4종에 AI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며, 추후 반응을 본 뒤 AI 기술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환 TD는 “(개발자가 의도한 대로) AI를 확 틀어버리기 힘들기 때문에 게임을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서비스 과정에서 사용자 데이터가 쌓이면 더 정교한 AI 보스몹을 선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엔씨는 지난 2011년부터 AI 연구개발 조직을 꾸렸다. 현재 김택진 대표 직속 조직으로 AI센터와 NLP센터 산하에 5개 조직을 운영 중이다. AI센터의 게임 AI랩, 스피치 랩, 비전 랩과 NLP센터의 언어 AI랩, 지식 AI 랩 등 총 5개 기술 영역을 연구하고 있다. 소속된 AI 전문 연구 인력은 약 150여 명이다. 지난 3월 글로벌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 2019’에서는 MMORPG ‘블레이드 앤 소울’의 PVP 대전 콘텐츠 ‘비무’를 프로게이머 수준으로 플레이하는 강화학습 AI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 현재 모바일 게임을 음성 명령을 통해 조작하는 ‘보이스 커맨드’ 기능을 개발 중이다. 예를 들어 ‘리니지M’ 플레이 중 “만피(체력이 가득 찬) 기사 점사해줘”라고 말하면 공격 명령을 수행해주는 식이다. 해당 기능은 ‘리니지M’에 우선 적용될 예정이지만, 추후 다른 게임으로도 확대될 계획이어서 ‘리니지2M’에도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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