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텔레그램 암호화폐, 제동 걸리다

가 +
가 -

지난주(10월7일-13일),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Libra)’, 텔레그램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톤(TON)’이 난관에 부딪혔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리브라 협회의 결제 파트너사들이 이탈하고, 톤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국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싸이월드도 갑작스레 접속이 중단되었습니다. 따라서 싸이월드 블록체인 프로젝트 ‘클링(CLINK)’ 투자자 사이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세 가지 프로젝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살펴보겠습니다.

SEC, 텔레그램 암호화폐는 증권법 위반

Q. 텔레그램이 대중에게 ‘톤’을 언급했다는데요?

A. 지난 10월8일(현지시간), 텔레그램 공식 홈페이지에 그램 지갑에 대한 서비스 약관이 게시됐습니다. 텔레그램은 블록체인 프로젝트 ‘톤(TON)’의 자금 조달을 위해 2018년 초 ICO를 실시했었습니다. 텔레그램이 톤을 통해 발행하겠다는 암호화폐가 ‘그램(GRAM)’입니다. 이 그램을 담을 수 있는 전자 지갑에 대해 공식적인 약관을 발표한 것입니다.

텔레그램이 게재한 약관에 따르면, 그램 지갑은 독자적인 앱 또는 텔레그램 메신저에 내재된 형태로 출시될 수 있다고 합니다. 더불어 약관에는 사용자들이 유의해야 할 점도 담겨 있습니다. 텔레그램은 사용자 프라이빗 키, 패스워드 등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사용자가 이 같은 정보를 분실할 경우 지갑에 보유한 그램에 접근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텔레그램은 언제든, 어떤 이유로든 그램 지갑 서비스 지원이 종료될 수 있다고도 명시해 놓았습니다.

Q. 최근 톤과 관련된 소식이 많이 들리던데요?

A. 이달 출시를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출시가 임박하며 톤에 대한 소식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10월2일, 톤은 텔레그램 메신저 채널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키를 생성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했다 밝혔습니다. 투자자들은 그램을 분배받기 위해 소프트웨어로 생성한 퍼블릭 키를 오는 16일까지 톤에 전달하기로 되어있었습니다. 더불어 9월6일, 톤은 테스트넷 탐색기와 노드 운영에 필요한 코드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9월27일에는 iOS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그램 지갑 알파 버전을 출시했습니다.

톤이 공식 출시되면, 그램 거래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암호화폐 거래소도 있었습니다. 9월10일, 케이맨제도에 기반을 둔 블랙문은 톤에 투자한 그램 볼트(Gram Vault)와 협력해 그램을 상장하겠다 밝혔습니다. 9월20일에는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그램 상장을 검토 중이라 밝히기도 했습니다. 코인베이스는 이달 10일 그램이 출시되면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도 했습니다.

톤의 영향력을 분석한 보고서도 나왔습니다. 디지털 자산 펀드사인 디센트럴 파크 캐피탈은 보고서에서 5년 내 톤이 10대 프로토콜로 성장할 것이며, 이에 따라 톤의 가치는 200억달러에 상당하리라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SEC가 톤에 제동을 걸며, 그램이 10월 내 발행될 수 있을지 불확실해졌습니다.

Q. SEC는 어떤 이유에서 문제 제기를 했나요?

A. 10월11일, SEC는 톤의 토큰 분배에 대한 긴급 조치와 임시제한 명령을 법원으로부터 승인받았다고 밝혔습니다. SEC는 톤이 미국 증권법을 위반했기에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말합니다. 스테파니 아바키안 SEC 집행국장은 “텔레그램은 공모를 통해 혜택을 보았지만,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책임을 밝히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그램은 증권에 해당하나, 증권법이 요구하는 기업의 사업 현황, 재무 상태, 위험 요소 등을 투자자에게 적절히 고지하지 않았기에 문제가 된다고 주장합니다.

SEC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톤의 ICO를 통해 17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합니다. 또한 171명의 초기 투자자들에게 그램 29억개를 판매했다고 합니다. 이들 중 39명은 미국 투자자로 그램 10억개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바키안 국장은 “암호화폐나 디지털 토큰이라고 이름을 붙여도, 미국 연방 증권법을 피해갈 수 없다”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Q. 공인 투자자만 그램에 투자했기에 문제없지 않나요?

A.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SEC에 ‘폼 D(Form D)’ 형식의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전문성을 갖춘 공인 투자자에게만 증권을 판매하겠다는 조건을 만족할 시, 폼 D를 작성하면 SEC에 등록하지 않아도 판매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분배된 후 그램을 되팔 수 있기에, 그램이 초기 투자자에서 비공인 투자자의 손으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SEC는 그램 분배가 증권법을 위반하였다 주장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아바키안 국장은 “비합법적으로 발행된 그램이 미국 시장에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긴급 조치를 실행한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Q. 톤은 SEC 조치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A. 10월12일, 톤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분석하고 이에 톤의 정책을 맞추기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을 전하며 채널에 공지된 이전 내용을 모두 지운 상태입니다. 더불어 투자자들에게 SEC 조치에 대한 톤의 입장을 담은 서한을 발송했습니다. 서한에 따르면 톤은 지난 18개월간 SEC로부터 피드백을 얻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이번 SEC의 발표가 놀랍고도 실망스럽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톤은 SEC가 주장하는 법적 문제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톤은 오는 24일, 법원 심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리브라 파트너, 연쇄 이탈

Q. 리브라 역시 제동이 걸렸다는데요?

A. 미국, 유럽 등 각국 규제 당국이 리브라에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10월4일 페이팔이 리브라 협회를 탈퇴했습니다. 페이팔은 리브라가 공개한 초기 28개 파트너사 중 한 곳으로, 결제 부문 파트너였습니다. 파트너사가 리브라 협회 탈퇴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첫 사례로, 내부관계자는 페이팔이 규제 당국의 염려 때문에 탈퇴를 택했다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리브라를 이끄는 데이비드 마커스는 페이팔의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Q. 다른 기업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A. 리브라 협회의 파트너사는 1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총회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총회를 앞두고 마스터카드, 비자, 스트라이프, 이베이, 메르카도 파고 등 5개 파트너사도 리브라 협회를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결제 부문 파트너사가 대거 이탈하며, 현재 리브라의 결제 파트너는 페이유(PayU) 한 곳만 남았습니다.

미 상원의원 셰러드 브라운, 브라운 샤츠는 리브라 결제 파트너인 마스터카드, 비자, 스트라이프가 리브라 참여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었습니다. 참고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10월23일,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청문회에 증인으로 단독 참석할 예정입니다. 저커버그가 공식 석상에서 리브라에 대해 발언하는 첫 자리입니다.

싸이월드 접속 불가에, 클링 투자자 가슴 철렁

Q. 싸이월드가 갑자기 접속이 안 된다는데요?

A. 이번 달 초부터 싸이월드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14일 현재는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이와 관련해 싸이월드 측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싸이월드 도메인은 11월12일 만료가 되는데, 사용자에게 백업 기간에 대해 별도로 고지 하지도 않았습니다. 도메인 기간이 만료되면 사용자가 싸이월드에 올렸던 데이터가 유실되기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Q. 싸이월드도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았나요?

A. 싸이월드는 2018년 8월, 블록체인 기반 보상형 소셜플랫폼 ‘클링(CLINK)’를 개발하겠다 밝혔습니다. 싸이월드 활동을 하면 코코넛이라는 포인트가 적립되고, 이를 암호화폐 클링(CKCT)으로 바꿔 거래소에서 현금화 할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참여자가 플랫폼 발전에 기여한 만큼 보상을 배분해주겠다는 개념입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제스트는 2019년 1월, 클링 토큰세일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비트소닉 또한 3월 간편 구매 방식으로 클링을 판매했습니다. 당시 코인제스트가 판매하겠다 밝힌 클링의 수량은 5천만개로 약 10억원 규모입니다. 비트소닉은 클링 판매 규모를 따로 밝히진 않았습니다.

Q. 암호화폐 클링은 거래소에 상장이 되었나요?

A. 클링은 지난 5월 코인제스트 그리고 6월에는 비트소닉에 상장되었습니다. 싸이월드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비트소닉은 10월11일 클링을 투자유의 종목으로 선정했습니다. 비트소닉은 공지를 통해 “해당 프로젝트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이슈”가 발생해 유의 종목으로 지정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1주일 동안 상장 유지 적격성 심사를 진행하며, 심사 결과 거래정지 및 상장폐지 시킬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코인제스트는 14일 현재까지 별도의 공지를 올리진 않았습니다. 토큰 판매 당시 약 20원이었던 클링 가격은 10월14일 현재 코인제스트에서는 0.7원, 비트소닉에서는 0.19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