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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증’ 무선데이터 처리 전략놓고 KT-SKT, “내가 옳다” 으르렁

2010.07.28

스마트폰과 넷북, 태블릿 등 다양한 디바이스가 등장하면서 향후 수 년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현재의 수십 배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러한 ‘데이터 폭발’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를 두고 KT와 SK텔레콤(이하 SKT)의 대응방안이 엇갈리고 있다.

KT hmpyo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사진)은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4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2009년 대비 40배 수준으로 급증할 것”이라며 “이는 3G와 4G 네트워크인 LTE(Long Term Evolution)의 수용 용량을 4.5배나 초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KT 이러한 데이터 폭발을 수용하기 위해서 ▲내년까지 와이파이존을 10만 개 수준으로 대폭 늘리고 ▲총 84개 도시와 각 고속도로 구간으로 와이브로를 확대하며 ▲LTE를 계획대로 구축하는 등 유무선을 망라하는 ‘토털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표현명 사장은 “각종 데이터를 통해 예측해볼 때 LTE만으로는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다”라며 SKT의 네트워크 전략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자 SKT도 이날 오후 반박 자료를 배포하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SKT는 “올 상반기에 확보한 WCDMA 추가 주파수를 전량 데이터 트래픽 수용에 활용할 계획이기 때문에, SKT의 WCDMA 데이터 수용 용량은 KT 대비 최소 2배 이상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KT가 와이파이 등 우회망 통해 데이터 트래픽을 수용하려는 것은 이와 같은 이동통신망의 용량 격차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세계적으로도 통신사들이 이동성이 없는 와이파이 보다는 LTE 등 차세대 이동통신망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트래픽 증가에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KT와 SKT의 주장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과연 3G와 LTE만으로 향후 데이터 폭발에 대응할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양사가 모두 시장조사기관과 자체 데이터 분석을 통해 2014년 데이터 트래픽이 현재의 40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KT는 이 트래픽이 “3G와 LTE 수용 용량의 4.5배에 달한다”고 예측한 반면, SKT는 “3G와 LTE 만으로 충분히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과연 작년의 40배 수준의 데이터를 3G와 LTE 등 이동통신망으로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판단은 앞으로 수년 동안 양사의 네트워크 투자 방향을 결정지을 것이며, 향후 양사의 네트워크 경쟁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그래서 3명의 네트워크 전문가와 통신전문 애널리스트에게 과연 3G와 LTE만으로 급증하는 무선데이터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한 네트워크 전문가는 3G와 LTE로 현재의 40배 수준의 트래픽을 처리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QoS(Quality of Service)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면 40배 뿐만 아니라 50배 수준까지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와이파이는 LTE를 구축하기 전 중간 단계에서 일정부분 역할을 하겠지만, KT가 이를 10만 개까지 늘리겠다고 하는 것은 보안과 주파수 방해 등 운용 측면에서 무리가 있으며, LTE 구축이 완료되면 중복 투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와이파이에 집중하는 KT의 전략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트래픽 분산 목적보다는 경쟁사와의 차별화 등 마케팅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다른 네트워크 전문가도 “3G와 LTE만으로 충분히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세계 최초로 LTE를 상용화한 스웨덴의 텔리아 소네라(Telia Sonera)의 사례를 예로 들며, LTE를 구축한 지역에서는 트래픽 분산을 목적으로 와이파이를 구축할 필요성이 제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와이파이망을 통한 데이터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고객 혜택 측면에서는 주어진 역할을 하겠지만, LTE가 구축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트래픽 분산이 필요할 것으로 기대하며 지속적으로 와이파이존을 확충할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했다.

그러나 한 통신분야 전문 애널리스트는 조금 다른 의견을 밝혔다. 그는 “LTE가 얼마나 많은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가는 기지국을 얼마나 촘촘히 세우는가에 크게 좌우된다”며 “진짜 문제는 트래픽 총량이 아니라 피크타임이나 특정지역에 트래픽이 과도하게 몰리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와이파이 등 우회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최대 예상 트래픽에 맞춰 과도하게 인프라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고, 트래픽 잼을 효율적으로 분산할 수 있기 때문에 LTE 망이 구축되더라도 여전히 와이파이의 활용도는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상황에 따라서 와이파이 뿐만 아니라 펨토셀, 피코셀 등 최근 등장한 초소형 중계기 도입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LTE가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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