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해킹될 가능성이 있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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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23일,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코인마켓캡 기준 8232달러에서 24일 7478달러까지 9%가량 하락했습니다. 미국 하원이 개최한 페이스북 리브라 청문회와 구글이 발표한 양자 컴퓨터 소식에 가격이 급락했다는 해석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26일에는 9849달러까지 하루 만에 비트코인 가격이 31%가량 상승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가격 급등을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블록체인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과 연관 짓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소식이길래 비트코인 가격이 널뛰기하듯 내리고 올랐을까요. 이번 이슈문답(10월21-27일)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블록체인에 대한 발언과 구글의 양자 컴퓨팅 소식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中 시진핑, “블록체인은 혁신 위한 돌파구”

Q. 비트코인 가격 급등이 중국과 관련 있다는데요?

A. 10월24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중앙정치국이 18차 집단연구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연구회에서는 블록체인 기술 발전 현황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인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번 연구회에 참석해 “블록체인 기술과 기술의 응용은 산업과 기술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블록체인 기술을 혁신의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 말하며 블록체인 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요. 블록체인에 대한 시 주석의 긍정적인 평가가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호재로 작용해,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는 해석이 나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중국에서 암호화폐 거래는 불법이기에, 시 주석의 발언을 암호화폐 산업 전체에 대한 포용으로 해석하는 것에는 비약이 있습니다.

Q. 시 주석은 어떤 식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하겠다고 했나요?

A. 시 주석은 교육, 고용, 식품, 의료와 같은 민생의 근간이 되는 영역에 활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을 주문했습니다. 블록체인이 디지털 금융, 사물인터넷, 스마트제조 등 다른 분야와 접목되고 있는 현상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시 주석이 기존 산업과 블록체인 융합을 언급했듯, 중국에서 블록체인과 인공지능 기술을 금융 분야에도 활용할 것이라는 소식도 나왔습니다. 중국 외환관리국(SAFE)의 루레이 부국장은 외환 거래 위험과 거시 경제 건전성 관리를 위해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Q. 중국에서 암호법이 통과됐다는데요?

A. 맞습니다. 26일 열린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제14차 회의에서 암호법이 통과됐습니다. 암호법은 암호화 기술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경우 어떤 규제가 적용될 수 있는지 규정하고 있습니다. 암호법은 2020년 1월부터 발효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중국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위한 초석을 놓고자 암호법을 제정하지 않았나 바라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지난 8월, 중국 인민은행은 CBDC를 출시할 모든 준비를 마쳤다 밝혔는데요. 한국금융연구원은 10월2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0년 상반기 중국의 CBDC 발행 가능성을 예측했습니다.

Q. 중국이 블록체인 서비스 기업 목록을 공개했다는데요?

A. 10월18일, 중국 인터넷 감독 기관인 사이버공간관리국이 중국 당국에 등록된 블록체인 서비스 기업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사이버공간관리국이 블록체인 기업 명단을 공개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두 번째입니다. 3월에 중국 당국이 허가한 기업은 197개였는데, 이번에는 309개 기업이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화웨이의 하이클라우드 블록체인, 알리바바의 알리클라우드 블록체인, 중국 유니온페이의 블록체인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27일에는 중국은 블록체인 국영기업인 ‘국왕 블록체인 과기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밝히기도 했습니다.

Q. 리브라 청문회에서 중국을 주시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던데요?

A. 10월23일,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가 청문회를 개최했습니다. 청문회에서는 페이스북이 금융서비스와 주거 부문에 끼칠 영향력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청문회에 홀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했습니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과 리브라 협회는 독립되어 있기에, 자신은 페이스북의 입장만 대변한다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를 언급하며 리브라 출시가 달러 패권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저커버그는 세계 주요 기술 기업 10곳 중 6곳은 중국 기업이라 말하며, 중국이 디지털 화폐 분야에서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리브라의 담보는 대부분 달러로 구성되어 있기에, 리브라를 통해 미국의 금융 리더십과 민주주의를 세계로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지요.

창과 방패, 양자 컴퓨터와 블록체인

Q. 블록체인이 해킹될 가능성이 있다는데요?

A. 10월23일 과학 매체 <네이처>에 구글의 양자 컴퓨터 칩 ‘시커모어(Sycamore)’에 대한 논문이 게재됐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시커모어는 슈퍼컴퓨터가 1만 년 동안 처리해야 할 연산을 3분 20초 만에 풀어냈다고 합니다. 양자 컴퓨터는 1982년 미국의 이론물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먼에 의해 최초로 제시된 개념입니다. 그러나 양자 오류와 같은 난관에 부딪혀 현재까지도 ‘꿈의 기술’로 남아있었습니다.

그러나 구글의 시커모어가 특정한 환경에서 양자 우월성에 도달하며, 꿈의 실현에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된 것입니다. 이 소식은 양자 컴퓨터 업계에는 호재였지만, 블록체인 업계에는 불안감을 조성했습니다. 양자 컴퓨터와 블록체인은 창과 방패와 같은 관계이기에, ‘양자 컴퓨터로 블록체인 보안을 뚫으면 어떡하지?’라는 의혹이 퍼졌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의혹이 리브라 청문회와 함께 비트코인 가격을 하락시킨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Q. 양자 컴퓨터가 무엇이기에 블록체인에 위협이 되나요?

A. 슈퍼컴퓨터와 같은 기존 컴퓨터는 고전 역학을 따르지만, 양자 컴퓨터는 양자 역학을 기반으로 합니다. 따라서 양자 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 다르게 모든 것이 가능한 경우가 중첩되고 얽힌 상태를 이용합니다. 예를 들면, 기존 컴퓨터는 0과 1로 이루어진 이진법으로 연산을 처리합니다. 반면 양자 컴퓨터에서는 0과 1이 중첩되어 동시에 존재합니다. 따라서 기존 컴퓨터를 이용하면 여러 번 계산해야 할 연산을 단 한 번만의 계산으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더욱이 슈퍼컴퓨터를 이용하면 10억 년이 걸리는 소인수분해 연산도 단 100초 만에 처리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양자 컴퓨터가 도입되면 기존 기술로 암호화한 것들이 풀릴까 하는 걱정이 생겨나고 있는 것입니다. 블록체인은 암호화 기술이 제삼자의 신뢰를 대신합니다. 코드가 법이 되어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신뢰가 담보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신뢰의 근간이 되는 암호를 몇 초 만에 풀 수 있다면 더 이상 기술을 믿을 수 없게 됩니다. 더욱이 내 암호화폐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프라이빗 키의 암호를 양자 컴퓨터가 수초 만에 풀어낸다면, 내 암호화폐 지갑이 해킹당할 수도 있습니다.

Q. 양자 컴퓨터 기술을 정말로 걱정해야 하나요?

A. 블록체인 업계에는 기우라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IBM은 구글이 슈퍼컴퓨터로 1만 년이 걸린다고 말한 연산을 3분 20초 만에 풀었다는 것은 부정확하다고 말합니다. 논문에 게재된 대로 변수가 통제된 상황이라면 슈퍼컴퓨터를 이용해서도 2.5일 만에 풀 수 있는 연산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구글이 이번 실험에서 사용한 양자 컴퓨터는 IBM이 개발한 ‘서밋’이기도 합니다.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 역시 이번 구글의 발표를 “수소폭탄과 핵융합의 관계와 같다”고 비유했습니다. 이번 발표가 양자 컴퓨터 기술의 진보는 맞지만, 현실에서 구동되기까지는 아직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양자 컴퓨터가 블록체인의 암호화 기술을 파괴할 수준에 도달하려면 최소 30년 이상은 걸린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양자 컴퓨터의 상용화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고, 블록체인의 보안 또한 현재 단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발전해 나가기에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블록체인 보안을 뚫을만한 양자 컴퓨터가 나온다면 블록체인뿐만 아니라 기존 암호화 기술 또한 무력화되기에 블록체인만의 문제가 아니게 됩니다.

Q. 양자컴퓨터를 막을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 있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자 컴퓨터를 막아낼 수준의 블록체인 보안을 연구하는 곳도 있습니다. 1994년 최초의 전자화폐 ‘e 캐시’를 개발해 암호학의 대부로 불리는 데이비드 차움은 엘릭서(Elixxir)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엘릭서는 퍼블릭 체인인데 이를 기반으로 발행되는 암호화폐가 프랙시스(Praxxis)입니다. 프랙시스는 양자 컴퓨터 기술에 저항할 수 있게끔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차움은 양자 컴퓨팅이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지는 모르지만, 양자 컴퓨터에 대응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또한 암호화폐는 아니지만, 미국 국가안보국(NSA)은 지난 9월 양자 컴퓨터에 대항할 수 있는 암호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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