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법 테두리 안으로 들어온 ‘P2P 금융’

2002년 대부업법 이후 17년 만에 탄생한 금융법,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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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와 국토교통부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스타트업계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P2P금융법으로 알려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 10월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17년7월20일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첫 관련 법안을 발의한 후 834일만에 이룬 결실이다.

P2P금융은 이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이라는 새로운 금융산업으로 불리게 됐다. 앞으로 국내에서 P2P 금융업을 하려는 자는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만 영업을 할 수 있다. 제대로 된 법 울타리 안에서 사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 준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준 렌딧 대표와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는 “역사적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 제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라며 “지난 2년여 간 P2P금융업의 사회적인 가치와 중금리대출 활성화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업계가 한마음으로 달려온 결과”라며 소회를 밝혔다.

| 지난 2월11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P2P금융 법제화 공청회를 개최해 P2P금융의 해외제도 현황 및 국내 법제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축사를 하는 모습.

| 지난 2월11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P2P금융 법제화 공청회를 개최해 P2P금융의 해외제도 현황 및 국내 법제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축사를 하는 모습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금융산업 17년만에 새롭게 탄생한 금융산업법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은 국내 금융산업 역사에서 2002년 대부업법 이후 17년 만에 새롭게 탄생한 금융산업법으로 기록된다.

국내 금융산업관련법의 최초시행일을 살펴 보면, 은행법이 1950년5월5일, 보험법이 1962년1월15일, 상호저축은행법이 1972년8월2일, 여신전문금융업법이 1998년 1월1일,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대부업법)이 2002년 10월27일에 시행되었다. 2009년2월4일에 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의 경우 증권거래법, 증권투자신탁업법 등 여러 법률이 통합된 법률로, 각각의 법이 최초로 시행된 시기는 증권거래법이 1962년4월1일, 증권투자신탁업법은 1969년8월4일이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은 금융위원회 감독 및 처벌 규정과 자기자본금을 5억원 이상으로 정하고, 투자금과 회사 운용 자금을 법적으로 분리할 것 등의 P2P 금융 소비자 보호 강화 관련 조항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P2P금융회사의 자기자본 투자를 일부 허용하고, 다양한 금융 회사의 P2P 대출 연계 투자를 명시하는 등 소비자 보호와 산업 육성을 아우르는 조항도 담고 있다.

특히 이번 법제화로 증권사, 여신전문금융업자, 사모펀드 등 다양한 금융기관이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되면서 사모펀드 가이드라인에서 법인에 대한 대출만 가능하도록 되어 있던 제한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은 앞으로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된다. 향후, 법 집행이 차질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후속 하위법규 입법예고 절차를 연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P2P금융업체 등록은 이보다 앞선 공포 후 7개월 뒤부터 가능하다. 금융위원회는 P2P금융법이 제정되어 처음 적용되는 만큼, 법 시행 시점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시행령 및 감독규정 구체화 작업 및 하위법규 마련 과정에서 업계, 민간 전문가 등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측은 “본회의 통과로 P2P산업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새롭고 혁신적인 방식을 도입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 마련됐다”라며 “이와 함께, 영업행위 규제 및 투자자·차입자 보호 제도 등을 통해 P2P산업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하겠다”라고 전했다.

| 시행령 주요 위임사항

| 시행령 주요 위임사항

세계에서 최초로 제정된 P2P금융법

이번에 통과된 국내 P2P금융법은 세계에서 최초로 제정된 P2P금융법이다. 2005년 세계 최초의 P2P금융기업인 조파(ZOPA)가 탄생한 영국은 2014년에 이르러 관련법의 법규명령을 개정해 P2P금융을 규제하고 있다. 렌딩클럽(Lending Club), 소파이(SoFi) 등 전세계 P2P금융산업의 선도 기업들이 즐비한 미국도 2008년 증권거래법을 적용해 산업 규제의 틀을 마련했다. 일본 역시 2015년 금융상품거래법을 개정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처럼 법제화 과정을 거친건 한국이 처음이다.

P2P금융 법제화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2017년7월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의 첫 법안 발의가 있은 후, 2018년 2월에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안,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안이 연이어 발의되었고, 2018년 4월 자유한국당 이진복 의원안, 2018년 8월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안 등 총 5건의 관련 법안이 발의되었다.

이렇게 많은 법안 발의가 있었지만 약 2년 간 국회에 계류되어 있었다. 상반기 중 국회가 열리지 않아 업계와 금융당국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마침내 지난 8월 국회가 재개되면서 8월14일 정무위원회 법안 소위, 8월22일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고, 10월24일에는 법제사법위원회가 법안을 가결하면서 연내 법제정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는 “지난 8월 법안소위 통과에 이어 2개월 만에 본회의 통과까지 이루어져 감개무량하다. 어니스트펀드는 P2P금융 산업을 이끄는 대표 기업으로써 새로운 금융업의 탄생을 맞이하는 기쁨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 또한 느낀다”라며  “P2P금융이 제도권 금융으로 안착함에 따라, P2P금융상품의 건전성과 공신력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며, 개인투자한도 확대 및 투자자 보호 의무 강화를 통해 P2P투자자들은 이전보다 더욱 안전해진 투자 환경 속에서 활발한 투자활동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P2P금융산업을 세계 최초로 법제화에 성공시킨 만큼 국내 P2P금융 시장이 글로벌 리딩 마켓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함과 동시에 앞으로 더 투명하고 건전한 시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호 인기협 총장은 “그야말로 스타트업 규제 혁신의 단비와 같은 일”이라며 “정부와 국회, 업계가 함께 만들어 낸 P2P금융 법제화 과정이 앞으로 핀테크 산업은 물론 스타트업 규제 정책 전반에 좋은 롤모델로 자리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P2P금융업) 법제화 추이

  • 2017.02.27 : P2P대출 가이드라인 시행
  • 2017.08.29 : P2P 연계 대부업자 감독 강화
  • 2018.02.27 : P2P 대출 가이드라인 연장
  • 2018.12.12 : P2P대출 가이드라인 개정방안 및 법제화 방향 발표
  • 2019.02.11 : P2P금융 법제화 공청회 개최
  • 2019.08.14 : P2P 금융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 소위 통과
  • 2019.08.22 : P2P 금융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통과
  • 2019.10.24 : P2P 금융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통과
  • 2019.10.31 : P2P 금융 국회 본회의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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