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모든 곳에 AI를”…라인이 AI를 대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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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With LINE”

사용자의 생활 속에서 손쉽게 발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겠다며 라인이 내걸은 기치다. 메신저 회사에서 벗어나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실제로 라인 위에서 운영되는 서비스는 약 70개, 이 중 올해 새로 출시한 서비스만해도 약 20개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금융 서비스에 주력했다. 라인 보험, 라인 증권 등을 선보였고, 가상통화 거래 서비스인 비트맥스를 열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라인페이도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라인페이 사용자는 일본에서 약 3700만명, 전세계 5천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이 중 75%는 지속적으로 꾸준히 라인페이를 사용하고 있다.

| 라인페이 사용자

| 라인페이 사용자 규모

라인이 금융 서비스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서비스를 라인과 연계하는 일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으로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에서 11월20일부터 21일 이틀에 걸쳐 열리는 ‘라인 디벨로퍼데이 2019’에서 박의빈 라인 최고기술책임자는 “라인이 제공하는 서비스 곳곳에 AI를 활용하고 있다”라며 “아시아에서 출발한 AI 테크 기업으로 라인을 진화시키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 박의빈 라인 최고기술책임자

| 박의빈 라인 최고기술책임자

AI 전도사로 ‘라인 브레인’ 내세워

라인은 클로바에서 기른 자연언어처리와 음성인식 기술을 ‘라인 브레인’을 통해 라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외부와 함께 협업한다. 라인 브레인은 AI솔루션 서비스 사업이다. 일본 등에서 라인 앱으로 제공하는 ‘스마트 채널’이 대표적인 라인 브레인의 AI 적용 사례다.

스마트 채널은 사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사용자 성향과 특성에 맞춰 정보를 추천하고, 사용자가 관심있어 할 만한 정보를 우선해서 보여준다.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뉴스와 날씨 등 맞춤 콘텐츠를 메시지로 자동으로 보내준다.

| 라인 스마트채널 추천 방식

| 라인 스마트채널 추천 방식

신이치로 이사고 라인 플랫폼 에반젤리스트 매니저는 “사용자가 어떤 공식 계정을 팔로우하는 지 등 사용자 행동을 분석하고, 사용자가 관심있게 살펴본 콘텐츠로부터 특징을 추출해 이를 바탕으로 기계학습을 거쳐 스마트 채널에 적용한다”라고 설명했다.

신이치로 매니저 설명에 따르면, 라인 서비스 데이터에서 사용자 행동과 컨텐츠 특징값(feature value)을 추출해 분석한다. 이때 사용하는 사용자 행동 특성 특징값은 공식계정 친구 등록 상태 등을 포함해 2천만 차원(dimension)에 달한다. 이 특징값을 바탕으로 추천 등 기본적인 머신러닝 분석을 통해 맞춤형 페이지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현재 스마트 채널은 일본과 대만 등 일부 국가만 지원한다. 아쉽게도 한국은 도입 예정 시기가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라인 디벨로퍼데이 2019’ 행사의 참가자 등록때도 라인 브레인 기술이 활용됐다. 바로 ‘얼굴 인증(Face Sign)’이다. 사전에 등록한 사진을 이용해, 컨퍼런스 현장에서 얼굴 인식 체크인을 진행했다. 신이치로 매니저는 “사전에 사진을 등록한 참가자 2천명 가량이 본인의 얼굴과 사진 데이터를 매칭해 참석했다”라고 설명했다.

AI 알고리즘을 통해 재미난 프로젝트도 수행했다. 흔히 알려진 광학 문자 인식 기술(OCR)에 AI을 활용해 자동 글꼴 생성 기술을 개발했다. 500자 정도 필기 데이터만 학습하면 원하는 글꼴 형태를 자동으로 만들어준다.

“일본은 대학교에서도 손으로 직접 리포트를 써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포트를 쓰다가 손이 아프지요. ‘손으로 쓴 것 같은 핸드라이팅 머신을 만들 순 없을까’ 대학생 타무라 군은 고민했습니다. 저희는 타무라 군에게 라인 AI 학습용 템플릿을 제공했고, 손으로 쓴 것 같은 글씨체를 개발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 A와 B 어느쪽이 사람이 쓴 글씨일까요?

| A와 B 어느쪽이 사람이 쓴 글씨일까요?

신이치로 매니저는 AI 학습결과 사람이 쓴 글씨와 핸드라이팅 머신이 쓴 글씨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유사성을 자랑하는 글꼴을 선보였다. 글씨체 학습은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라 불리는 기술을 이용했다.

이렇게 개발한 AI OCR은 API로 무료로 제공한다. 개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으며, 엔비디아의 GPUT4를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 AI OCR API는 일본어, 영어, 한국어를 지원한다.

| 타무라 군이 개발한 핸드라이팅 머신

| 타무라 군이 개발한 핸드라이팅 머신

레스토랑 전화 예약을 미리 자동 음성으로 받는 기술로 ‘라인 AI 콜’도 이날 행사에서 소개됐다. 자동응답 기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사람과 소통하는 것처럼 전화 예약을 받는다. 이렇게 받은 전화 예약 정보는 라인 메시지 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일본에서 ‘도쿄 오레노 그릴&베이커리(Ore no Grill & Bakery)에서 이 기능을 활용해 예약을 받고 있다.

영상 속 대화를 인식해 자막을 생성해 주는 기술도 준비중이다. 현재 개발 중으로 신이치로 매니저는 내년에는 AI가 번역하는 세션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기계학습을 이용해 계정 탈취 시도를 학습하고, 이상 징후를 분석한 결과 라인의 2018년 계정 탈취 피해 건수는 제로로 나타났다.

| AI를 활용한 라인 서비스들

| AI를 활용한 라인 서비스들

개인정보보호, 데이터 활용 위한 첫걸음

이런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제공하기 위해 라인은 적극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AI를 모든 서비스에 접목시켜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박의빈 CT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를 위해 두가지 원칙으로 데이터를 활용한다고 밝혔다.

“첫째는 개인정보보호를 최우선 하는 일입니다. 비용과 서비스, 기능보다 사용자 보호가 최우선입니다. 그리고 데이터 사일로를 없애는 일입니다. 데이터를 서비스 별로 분류해 관리하는 일은 비효율적이면서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 위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원칙에 따라 라인은 AI를 활용합니다.”

라인 데이터 플랫폼은 매일 새로운 데이터 1조개 이상이 발생한다. 반면, 압축 데이터 용량은 하루 약 390TB 증가한다. 그리고 이 데이터 양은 날이 갈수록 계속 커지고 있다. 라인이 보유한 서버 수는 전세계에 걸쳐 총 4만대다. 하루 최대 데이터 전송 트래픽은 1Tbps 이상이며 하루 평균 전송 메시지 수는 41억개에 이른다. 라인의 각 서비스마다 여러 데이터 플랫폼이 운영됐고, 각 서비스에서만 활용하는 데이터 인프라 늘기 시작했다.

| 유니파이드-서비스 셀프 플랫폼

| 유니파이드-서비스 셀프 플랫폼

기업 부서 또는 조직 단위로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면 서로 사용하는 데이터가 일치하지 않는 일이 일어난다. 사업부마다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데이터가 다르고, 정리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이런 현상이 이어지면 유연성이 떨어지고 작업을 표준화하기 어렵게 된다. 라인은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 사용자 데이터는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데이터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라인은 우선 데이터 사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의 데이터 환경에서 서비스를 운용할 수 있는 ‘유니파이드 셀프-서비스 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데이터 플랫폼 외에도 데이터를 운영하는 원칙도 규칙을 세워서 관리하기 시작했다. 나오히사 이치하라 사이버 시큐리티 개발자 리드는 “라인은 사용자의 개인 정보 보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며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데이터 거버넌스, 기술, 투명성 관점에서 데이터 관리 정책을 세우고 플랫폼을 운영한다”라고 말했다. 데이터 거버넌스 관련해서는 법령 준수를 중시하고 서비스의 기획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 등으로부터 심사를 받는다.

나오히사 리드는 “이번 행사에서 사용한 얼굴 인증 체크인 역시 데이터의 취득 방법, 이용 내용, 화면 설계, 이용 약관, 개인 정보 보호 정책 등을 심사 받았다”라며 “얼굴 특징 데이터는 개발자 행사 종료 후 삭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