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정리

“맥북이 터준 ‘USB-C’, 표준이 되다”

2019.11.29

PC 시대 가장 인기 있는 기술 표준 중 하나인 ‘USB’의 탄생은 소박하게도 프린터 고장에서 시작되었다. 1990년대 프린터는 커다란 병렬 포트로 두꺼운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시리얼, PS/2, SCSI 케이블과 씨름했다. 아제이 바트 인텔 펠로우는 툭하면 반응을 않고 인쇄가 되지 않는 프린터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 그는 싸고, 적은 대역폭으로 데이터를 보내는 단순한 기술 표준을 고안했고 바로 USB다. 첫 USB 제어 칩은 윈도우95가 발매된 이후 1996년에 나왔다.

USB는 승승장구하며 ‘파이어와이어'(FireWire)와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2011년 ‘썬더볼트’라는 새로운 표준이 등장한다. 썬더볼트는 USB보다 훨씬 속도가 빠르지만 가격도 역시 비싸다. 애플은 썬더볼트를 맥에 도입했으나, PC업계의 썬더볼트 도입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이런 상황은 인텔이 썬더볼트3.0을 ‘USB 타입C'(USB-C) 단자와 케이블을 USB 3.1에 도입하면서 바뀌게 되었다.

맥북이 터준 길

| USB 타입C 단자

PC업계의 USB 타입C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15년 맥북에 처음 USB 타입C를 채택했고 이후 맥북 시리즈의 모든 확장 단자를 USB 타입C로 단순 통합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일부 고성능 노트북에 USB 타입C 단자를 통한 배터리 충전 기능을 포함시켰다. ‘노트북펜’ 올해 모델에는 썬더볼트3 규격의 USB 타입C를 넣고 단계적인 기능 확장을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프로7’과 아마존 ‘파이어HD 10’, 그리고 내년 출시를 앞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에도 USB 타입C가 입출력 역할을 맡는다.

USB 타입C가 편리한 것은 앞뒤 그리고 위아래 구분 없이 꽂을 수 있고 전원과 데이터 전송이 동시에 된다는 점 때문이다. USB 타입C는 최대 15W의 전원 공급이 된다. 여기서 전원 공급과 충전 속도 같은 개선이 이뤄진 것이 ‘USB PD'(Power Delivery)다. 최대 전력 공급 능력을 100W로 확장시켜 노트북, 투인원도 충전할 수 있다. 사용자는 보다 큰 기기를 구동할 수 있으며 더 빠른 고속 충전이 가능하다.

| 최대 100W 전력과 보안 기능까지 탑재한 삼성전자의 USB 타입C PD 컨트롤러 칩(SE8A, MM101). 충전 어댑터와 기기가 통신하고 최적의 전력으로 효율적인 충전이 되도록 USB-PD 3.0 표준을 지원한다.

이어폰 단자의 종말 ‘USB 오디오 클래스 3.0’

지난 2016년 9월 규격이 확정된 ‘Universal Serial Bus Device Class Definition for Audio Devices Release 3.0(USB Audio Class 3.0)’은 USB 타입C 기기의 한단계 진화를 뜻한다. 이는 USB 타입C 케이블을 통한 오디오 신호 전송을 담고 있다. 디지털은 물론 아날로그 오디오를 전송하고 전원의 효과적인 관리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헤드셋에서 헤드폰만 사용하는 경우 마이크는 휴면 상태 진입을 유도해 소비 전력을 줄일 수 있다. 고속 충전 기능의 USB PD, 알트모드(Alt Mode) 규격과 병행 적용되면 영상, 데이터, 전원, 오디오 신호를 USB 타입C 케이블 하나로 전송할 수 있는 만큼 가상현실(VR) 헤드셋과 도킹 스테이션을 연결하는 복잡한 케이블이 USB 타입C 하나로 단순화된다.

| 애플은 2017년 아이폰7에서 처음 이어폰 잭을 제거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안드로이드 진영도 플래그십 모델부터 이어폰 잭을 제공하지 않는다.

아날로그 오디오 전송 지원의 목적은 3.5mm 이어폰 단자 제거를 앞당기는 데 있다. 3.5mm 단자는 편리하고 익숙하지만 모바일 기기의 두께를 줄이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3.5mm 단자와 아날로그 재생 기능을 단숨에 없애기는 애플을 포함한 모든 기술 기업의 커다란 모험일수밖에 없었다.

“아이폰7의 이어폰 잭 제거는 오랜 시간 논의가 지속된 것이며, 결론은 ‘용기’였다.”

필 쉴러 애플 수석 부사장의 말이다. 플래그십 모델부터 안드로이드 진영 제조사들도 어이폰 잭을 제거하고 그 자리를 충전과 오디오 재생이 되는 USB 타입C로 메워 가는 과정이다.

“초기 USB 타입C 헤드폰은 특정 스마트폰에서만 작동됐다. 이러한 혼란에 아랑곳하지 않고 USB 타입C는 거침 없이 달려왔다. 앞으로 USB-A 포트만 달려 있는 USB 타입C 기기를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은 없을 것이다.”

디네시 키타니 시장조사업체 IHS 수석연구원의 말이다.

USB4

지난 3월 차세대 USB 표준인 ‘USB4’가 공개됐다. 썬더볼트3 기반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고 범용성 향상을 꾀한다. USB4는 말도 안 되게 복잡해진 USB 3.2 등 여러 표준이 난립하는 혼란의 시기를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USB-C다. 썬더볼트3는 초당 40기가바이트(Gbps) 속도로 데이터를 보낸다. 4K 영화 한 편을 약 30초 만에 전송할 수 있다. USB 3.1의 4배에 달한다.

더군다나 USB4는 발전이 굼뜬, 여러 규격이 난립하는 기존 USB 표준을 통합하는 기술적인 관점에서도 희소식이다. 최신 USB 3.2 사양은 2017년 발표되고 올해야 실제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이것은 1세대일 뿐이다. ‘USB 3.2 2세대’, ‘USB 3.2 2세대 2’까지 3단계 로드맵이 예정돼 사용자는 혼란스럽다.

USB4는 USB 사양, 폼팩터, 브랜드와 관련된 혼란을 해소하고 사용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한 가지로 통합된다. 인텔이 올해 공개한 차세대 칩 ‘아이스레이크'(Ice Lake)에는 썬더볼트3 칩이 기본 탑재된다. 이를 통해 PC 제조사들은 별개의 전용 썬더볼트3 제어 칩을 탑재할 필요가 없다. USB4는 USB 통합을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인텔에 따르면 애플 맥북을 포함해 400가지 이상의 PC 제품에 썬더볼트 단자가 포함돼 있고 썬더볼트 지원 주변기기도 450가지나 된다.

| 인텔은 새로운 노트북 제조 지첨서 ‘아테나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USB 타입C 단자 지원을 의무화했다.

인텔이 지난 5월 제시한 새로운 노트북 제조 지침서 ‘아테나 프로젝트’는 USB 타입C 대중화를 더욱 몰아붙일 것이다. 모든 아테나 프로젝트 인증 제품에는 썬더볼트3 규격에 고속 충전 기능을 하는 하나 이상의 USC 타입C 단자를 포함한다. 개선해야 할 점은 아직 얼마든지 있다. 그럼에도 2015년 맥북에 도입되고 USB 타입C가 보여준 미래는 거의 현실화되고 있다. USB 타입C는 결국 오늘날의 USB 단자의 표준이 됐다.

aspe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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