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KT가 클라우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주에는 LG유플러스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고 클라우드 기반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를 공동 추진한다고 밝혔죠. 두 거대 통신사가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시장에서 맞붙게 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두 회사의 행보를 보면 재미난 게 있습니다.
우선 KT는 올 연말에 서버 인프라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IaaS(Infra structure as a Service)와 각종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DaaS(Database as a Service)를 선보이겠다고 했습니다.
초기 시장에 진입하는 만큼 우선 인프라와 DB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것이죠. KT의 발표장에서는 SaaS(Software as a Service)가 빠져있습니다. 대신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서비스로 PaaS(Platform as a Service)에 대해서 내년 1분기 안에 선보이겠다고 밝혔습니다. KT와 티맥스소프트가 만든 KT이노츠라는 조인트벤처에서 현재 이 PaaS를 열심히 개발중입니다.
PaaS는 IaaS 기반 위에 얹어지는 것으로 구글의 웹엔진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애저 앱패브릭 같은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플랫폼을 활용해서 다양한 독립소프트웨어벤더(ISV)들이 기존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SaaS 형태로 개발, 고객들이게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SaaS 분야 대표주자인 세일즈포스닷컴이 포스닷컴이라는 PaaS를 선보이면서 자사의 제품은 물론 수많은 ISV들이 자사 서비스에 연동되는 소프트웨어들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KT가 향후 IaaS나 DaaS 이외에 SaaS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이런 PaaS가 상당히 잘 갖춰져야 합니다. KT는 독자 개발로 승부를 보겠다는 야심을 밝혔습니다. 물론 초기부터 KT가 독자적인 PaaS 개발에 나선 것은 아닙니다. 취재 과정에서 KT는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과 논의를 갖고 두 회사의 클라우드 플랫폼들을 직접 도입해 국내 사업을 전개해보려고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이 자사의 플랫폼을 라이선싱하지 않는다고 했다는군요.
또 하나 KT의 행보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마이크로소프트 기반으로 만들어진 비즈메카 사업의 미래입니다. 비즈메카는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였는데 시장이 급격히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 기반의 SaaS로 이전되면서 새로운 고민에 빠진 것이죠. 이 비즈메카 서비스가 KT가 독자적으로 개발할 PaaS 기반으로 만들어질 지 아니면 마이크로소프트의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재탄생될 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KT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비즈메카를 우리 클라우드 PaaS 위에 얹는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인프라 재설계에 대한 논의는 기업부문과 함께 상의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어떻게 정리될 지 기대됩니다.

사진 설명 :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왼쪽)과 마이크로소프트 스티브 발머 CEO는 지난 7월 말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본사에서 중소기업의 IT 경쟁력 강화를 위해 클라우드 기반의 SaaS 서비스 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하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주 있었던 LG유플러스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체결한 클라우드 기반 SaaS 서비스 공동 추진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LG유플러스는 SaaS 서비스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이죠.
LG유플러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중소기업 전용 SaaS 플랫폼을 개발, 제공함은 물론 유무선 환경으로 동일한 업무를 연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모바일 클라우드 환경도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죠. 마이크로소프트와 서비스할 클라우드 기반의 SaaS는 기업이 고객관계관리(CRM), 이메일, 전사적자원관리(ERP), 인사관리(HR) 등 별도의 경영지원 소프트웨어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인터넷에 쉽게 접속해서 필요할 때마다 저렴한 이용료를 지불하고 소프트웨어를 빌려 쓸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 시장은 연평균 30% 이상으로 고속 성장중입니다.
양사간 제휴에 따라 두 회사는 중소기업 대상의 SaaS 표준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산업별 SaaS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확산합니다. 또 윈도우 폰 기반의 모바일 오피스를 활성화하고 SaaS 플랫폼과 비즈니스 모델의 해외수출을 위해 공동 협력해 나가기로 했죠.
관심은 이번 두 회사의 협력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플랫폼을 그대로 들여오느냐의 여부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애저를 통해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있지만 또 한편, 통신사들을 대상으로 파트너 클라우드 상품이 있습니다. 통신사들이 ISV들과 손을 잡고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개발해 얹을 수 있도록 라이선싱하는 것입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이런 파트너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한 전세계 통신사가 대략 30여 곳이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애매모호한 답변입니다.
확인 결과 이번 LG유플러스는 애저 플랫폼 자체를 들여오는 것은 아니고, 애저 플랫폼에 적용됐던 다양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들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상황에 맞도록 마이크로소프트의 플랫폼(SDP : Service Delivery Platform)을 중소기업에 적합한 구조로 개발, 표준화하고 메일, CRM, 그룹웨어는 물론 건설, 의료, 보험, 프랜차이즈 등 10여 개의 업종별 전문 솔루션간 연동을 통해 중소기업에 맞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LG유플러스에게 고민이 하나 생겼습니다. 바로 애저 어플라이언스의 등장 때문입니다. 지난 7월 중순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워싱턴주에서 개최된 전세계 파트너 행사에서 HP, 델, 후지쯔, 이베이의 데이터센터에 윈도우 애저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서버 업체 세곳의 경우에는 윈도우 애저 클라우드 플랫폼에 최적화된 어플라이언스를 만들어 자신들의 데이터센터에 우선적으로 설치, 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단숨에 윈도우 애저 기반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마이크로소프트는 독자적인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전통적인 파트너들도 함께 자사의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를 도입해 대 고객 서비스에 나설 수 있게 함으로써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도 파트너들과 함께 시장을 키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죠. 구글이나 아마존이 자사의 플랫폼들을 외부 서비스 업체에 제공하지 않는 것과 대조를 이룹니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윈도우 애저를 통째 들여오면 수월하게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는데 일단은 그 서비스를 위해 적용됐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수많은 제품들을 통합하고 연동해야 됩니다.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죠. 두 회사의 협력이 어느 분야까지 확대될 지도 주목됩니다.
독자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KT와 이미 있는 기술들을 최대한 활용한 후 수많은 ISV들을 단숨에 우군으로 삼아 시장 자체를 빠르게 선점하겠다는 LG유플러스의 각기 다른 행보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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