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더리움 개발자가 북한에 다녀온 뒤 체포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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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11월25일 – 12월1일)에는 악재들로 블록체인, 암호화폐 업계가 떠들썩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핫월렛에서 이더리움 34만2천 개가 알 수 없는 지갑으로 출금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번 이슈 문답에서는 지난주 소식 중, 미국 이더리움 개발자의 대북제재 위반과 거래소 아이닥스(IDAX)의 입출금 지연 소식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미 이더리움 개발자 대북제재 위반했나?

Q. 미국인이 북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전수해주다 잡혔다는데요?

A. 지난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 공항에서 버질 그리피스가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그리피스가 지난 4월 북한에서 열린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컨퍼런스에서 강연을 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대북제재에 따라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CA)의 허가 없이 민간인이 북한에 재화를 수출하거나 기술을 이전하는 것을 금지해왔습니다.

Q. 그리피스는 어떤 일을 했길래 체포됐나요?

A. 미국 사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그리피스는 미 연방정부의 허가 없이 북한에 방문했다고 합니다. 또한 강연에서 스마트컨트랙트를 사용할 때 북한이 얻을 수 있는 혜택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로 어떻게 제재를 우회할 수 있을지에 관해 토론을 했다고 합니다. 더욱이 그리피스는 북한과 한국 사이에서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으며, 다른 미국인에게도 북한의 블록체인 컨퍼런스에 참여해보라 권유하기까지도 했다고 합니다. 미국의 변호사 제프리 버만은 “그리피스는 북한이 자신이 제공하는 정보를 자금을 세탁하고 제재를 회피하는 데 사용할 것을 알면서도 고난도 기술을 전수해주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Q. 그리피스는 누구고 어떻게 되나요?

A. 버질 그리피스는 미국의 프로그래머로 싱가포르에 거주해왔습니다. 그리피스는 2007년 위키피디아 항목을 편집하는 사용자의 IP주소를 검색할 수 있는 ‘위키스캐너’를 개발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부터는 이더리움 재단에서 개발자로 일해왔었습니다. 미국 사법부 문서에 따르면, 그리피스는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다른 나라의 시민권을 취득할 방법을 찾기도 했었습니다. 국제비상경제권법을 위반했다는 혐의가 확실해질 시, 그리피스는 최대 20년 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Q. 무슨 강연을 했길래요?

A. 그리피스가 참석해 문제가 된 행사는 올해 북한 평양에서 4월에 열린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컨퍼런스입니다. 해당 행사에 북한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온 100여 명의 인사가 참석했다고 합니다. 해외 친북 단체 ‘조선우호협회’의 창립자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가 해당 행사의 준비를 맡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행사는 내년 2월에도 개최될 예정인데,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 10위권에 머무르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라고도 합니다. 북한에서 개최되는 만큼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은 참여할 수 없으며, 기밀 유지를 위해 언론 취재도 통제한다고 합니다.

Q. 이더리움 재단과 관련 있는 일인가요?

A.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습니다. 비탈릭은 그리피스를 자신의 친구라 밝혔지만, 이번 사건은 이더리움 재단과 연관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더리움 재단은 어떤 도움을 주지도, 비용을 후원하지도 않았다. (평양 행사에 참석한 것은) 버질의 개인적인 여행이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비탈릭은 “버질이 북한에 방문해 (북한이 다른 나라 안보에) 해악을 끼칠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며, 버질이 “누구나 접근 가능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에 대한 강연을 했을 뿐”이고 북한 방문을 통해 사익을 챙기지도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비탈릭은 “지정학적 관계를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은 덕목”이라며, “어릴 때부터 ‘사악한 적’이라 들어왔던 단체를 방문해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직접 들어보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그리피스가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이더리움 클래식, 하이퍼레저 등 다른 플랫폼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비탈릭은 그리피스 석방을 주장하는 탄원에 서명했다 밝히기도 했습니다.

아이닥스 대표 정말 콜드월렛과 함께 사라졌나?

 

아이닥스 거래소에 올라온 공지사항, 출처 = 아이닥스

Q.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가 논란에 휩싸였다던데요?

A. 11월24일, 중국계 암호화폐 거래소 ‘아이닥스(IDAX)’에 출금 지연과 관련된 공지사항이 올라왔습니다. 출금을 수동으로 처리하고 있는데, 출금 요청이 급증해 처리가 느려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29일 새로운 긴급 공지사항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공지에서는 아이닥스의 대표 레이궈룽(雷 )이 행방불명되어 거래소 직원들과도 연락이 끊긴 상태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아이닥스의 직원들은 암호화폐가 보관된 콜드월렛에 접근할 수 없기에 입출금 서비스에 지연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아이닥스에서 추가적 서비스 이용을 자제하라 알리며, 시중에 퍼진 루머를 확인하겠다고 전했습니다.

Q. 루머가 무엇인가요?

A.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아이닥스의 대표가 콜드월렛을 들고 행방불명 됐다는 소문이 돌았었습니다. 중국 매체 <블록라이프>는 아이닥스 대표와 직원들의 연락이 두절된 것을 보도하며, 운영난에 고객의 자산이 담긴 콜드월렛을 들고 잠적했다는 추정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블로코노미>는 아이닥스가 중국 상하이에 기반을 두고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록체인에 우호적 발언을 하며 암호화폐 투기 열풍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11월 말, 중국 선전시는 암호화폐 거래소와 ICO에 관련된 불법 영업을 단속하기도 했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 아이닥스 대표가 거래소 운영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겠느냐 추측을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도 지난달 24일 아이닥스는 정책상 이유로 더 이상 중국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 공지사항을 올리기도 했었습니다.

Q. 한국 피해자들도 있나요?

A. 아이닥스는 몽골에 본사를 설립하고 거래소 운영에 관련된 라이선스를 취득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닥스는 한국과 싱가포르에 지사를 세워 거래소를 운영해 왔습니다. 아이닥스는 2018년 12월 한국에 진출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며 올해 1월까지 한국인 대상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닥스는 입출금 문제가 불거진 후, 약 7500명이 참여하고 있는 아이닥스 코리아 공식 텔레그램 채널에 ‘입출금 지연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오는 4일까지 진행하겠다는 안내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아이닥스 코리아는 설문을 기반으로 아이닥스 글로벌 측에 문의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아이닥스 코리아 텔레그램 공지방에 올라온 설문조사 안내, 출처 = 아이닥스 코리아 텔레그램

Q. 이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A. 올해 초, 캐나다의 암호화폐 거래소 ‘쿼드리가CX’의 대표 제럴드 코텐이 사망했습니다. 거래소 콜드월렛의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은 대표가 유일했기에, 사용자들의 자산을 되찾을 수 없게 됐습니다. 약 1억9천만 캐나다 달러(한화 1614억원)에 상당하는 암호화폐가 콜드월렛에 보관 중이었다고 합니다. 지난 4월 캐나다 대법원은 쿼드리가CX에 파산 명령을 내렸으며, 언스트앤영(EY)이 감독기관으로 고객의 자산을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월에 코텐의 부인이 변상을 위해 9백만달러 상당의 자산을 자발적으로 내놓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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