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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접근성 개선…기업들 동참했으면”

2019.12.12

“접근성은 비장애인 입장에서 좋고 나쁨의 문제라면 장애인 입장에서는 쓸 수 있냐, 없냐의 문제입니다.”

구글코리아 주최로 12월11일 서울 강남구 드레스가든에서 열린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용훈 우아한형제들 상무의 말이다.

배달의민족 개발사 우아한형제들의 김용훈 상무가 발언하고 있다.

| 배달의민족 개발사 우아한형제들의 김용훈 상무(왼쪽)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의 주제는 ‘접근성(Accessibility)’이었다. 기자간담회는 모두를 포용하는 기술을 위한 노력을 이야기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 개발사 우아한형제들과 내비게이션 앱 티맵(Tmap) 개발사 SK텔레콤이 참석해 구글과의 협업으로 앱 접근성을 개선한 사례를 소개하고, 현재의 고민을 좌중과 공유했다.

김 상무는 “접근성과 디자인을 지키려면 개발 단계부터 설계를 해야 한다”라며 “엄청난 공을 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실무단에서 좀더 신경 쓰면 가능한 거다. 다른 기업들도 이런 분위기에 동참하고 접근성을 고민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접근성은 어떻게 개선하나

접근성이란 모든 사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품, 기기, 서비스, 환경을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장애나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활용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자는 개념이다. 가령 소음이 심한 곳에서의 대화, 어두운 곳에서의 시야 제한 등 생활하면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도 일상적으로 겪을 수 있는 접근성 문제다.

구글은 개발사가 접근성을 고려해 앱⋅게임을 개발한다면 시각, 청각장애 등 신체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용자도 서비스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불편함을 다각도로 고민한 앱⋅게임은 비장애인에게도 더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접근성을 개선하면) 보다 포괄적인 사용자 접점을 만들 수 있다”라고도 강조했다.

국내서도 앱 접근성을 개선하려는 시도들이 움트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4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제한된 시력을 가진 이용자들을 위한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이미지를 음성화해 대체 문구를 읽어주고 특정 부분을 크게 확대해 볼 수 있는 기능 등을 더했다. 우아한형제들은 구글플레이로부터 조언을 받아 처음 배달의민족 앱을 설치한 사용자, 가장 자주 일어나는 사용 시나리오, UI 요소 등 총 3개 카테고리에서 약 15가지 부분을 개선했다.

지난달에는 구글과 함께 저시력 및 전맹 사용자를 대상으로 사용자 간담회도 개최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저시력 사용자들이 화면을 확대했을 때도 앱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달라고 건의한 점을 감안해 앱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훈 상무는 ‘맥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각장애인은 화면에 있는 이미지에 적용된 대체 텍스트를 듣고 이미지를 이해한다. 시각요소가 배제돼 있어 전체적인 맥락을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김 상무는 “시각에 어려움을 겪어도 앱 사용이 불편하지 않도록 어떠한 상황에서 특정 단추를 눌렀을 때 발생하는 경우에 대한 맥락을 풍부하게 제공해야 한다. 이용약관 동의 단추를 누를 때도 단추에 세부 설명을 달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티맵은 스마트폰 앱 서비스를 시작한 2008년부터 ‘접근성’에 주목했다. 운전자는 눈과 손이 자유롭지 않다. 전방 주시가 기본이고, 손은 핸들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티맵은 음성 명령에 중점을 두고 앱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우선 앱 내에 음악, 뉴스, 날씨 등 여러 앱을 연동하고 음성 인식 명령어를 확장했다. 음성 명령을 했으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경우는 데이터화하고 있다. 사용자가 발화한 내용과 앱이 알아듣지 못한 말까지 모든 게 기록된다. 지원하지 않는 음성 명령을 하는 사례가 다수 쌓이면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으로 판단, 이를 추가하고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현재 티맵 월사용자 절반 가량이 음성 인식 기능을 쓴다. 음성 인식 보장률은 약 95%에 달한다고 한다.

서종원 SK텔레콤 티맵 서비스 셀 매니저는 투자수익률(ROI)을 따져서는 앱 접근성을 실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개발에 투입되는 비용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가치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불편함을 걷어내는 작업은 장기적으로 볼 때 앱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티맵은 음성 인식 기능을 제공한 이후 월사용자가 25% 증가했다.

서 매니저는 “다른 여러 가지 앱 개선 요소로 인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접근성 개선의 결과라 보고 있다”라며  “투자수익률 관점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목표에 두고 접근성을 실행해야 한다. 기업에는 사회적 책임이라는 명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 “접근성은 우리가 아는 게 아니라 상상력과 창의성이 필요하다. 각종 보조인지도구를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