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써보니] “가볍다” 2020년형 LG 그램17

2019.12.18

LG전자 노트북 연구진은 폼팩터 하나를 만들고 꾸준히 개선하는 작업을 잘한다. 힘들 거라 봤던 15.6형 노트북을 1kg 이하로 만들었고, 그램13은 24시간 지속되는 배터리 수명을 갖춰 사람들을 놀래켰다. 그램17은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17형 노트북’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그러나 노트북은 세계 기록을 기념하기 위해 구입하는 제품이 아니다. 실제로 업무나 학습, 놀이 용도로 문제가 없어야 한다.

| 2020년형 LG그램

LG전자 노트북 연구진이 또 한번 사고를 쳤다. 17형 대형 화면과 최대 17시간 연속 작동되는 배터리 수명(모바일마크 2014 기준)을 자랑하지만 무게는 1.35kg에 불과하다. 13형 맥북프로만큼 가볍다. ‘2020년형 LG그램 17’은 기네스북이 인정한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17형 노트북 타이틀에 그치지 않고 인텔 10세대 코어의 강력한 처리 속도와 단단한 틈새 없는 섀시, 넉넉한 기본 저장 공간에 내부 확장성까지 챙겼다. 12월17일 서울 신사동 예화랑에서 진행된 LG그램 신제품 발표 간담회에서 2020년형 그램17을 체험해봤다.

10세대 인텔 코어+17형 화면=1350그램

| 그램17 화면 해상도는 WQXGA(2560×1600)이다. 풀HD 보다 2배 선명하다.

17형 노트북은 보통 데스크노트라고 한다. 가지고 다니는 노트북이 아니라 책상 위에 두는 노트북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2020년형 그램17은 이 선입견을 깼다. 경쟁사 13형 노트북 무게에 17형 화면을 박아 넣었다. WQXGA(2560×1600) 해상도는 그대로 유지하되 디스플레이와 본체를 연결하는 힌지(경첩) 노출을 최소화하는 개선된 설계를 통해 직전 세대 대비 세로 길이는 3mm 줄었다. 약간 과장을 하면 그램15와 별 차이가 없다. 신형 그램17은 381x263x17.4mm이고 그램15는 358x226x16.8mm다. 무게는 각각 1350그램, 1120그램이다.

| 2020년형 그램17에는 10세대 인텔 코어가 탑재된다.

가볍다고 해서 하드웨어 스펙을 희생하지 않았다. 2020년형 그램17은 10세대 코어 i7-1065G7 CPU를 탑재한 LG전자 아이스레이크 기반 최상위 노트북 중 하나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것도 타협하지 않고 강력한 성능을 얻었다. 8GB DDR4 3200MHz 메모리, 256GB NVMe SSD을 탑재했다. 메모리와 SSD는 각각 여분 슬롯 하나를 둬서 16GB, 512GB 확장이 된다.

| 본체 왼쪽

| 본체 오른쪽

왼쪽 측면에는 충전 기능을 하는 USB 타입C 단자(썬더볼트3)와 USB 3.0 타입 A, HDMI, 전용 충전 단자가 있다. 오른쪽에는 USB 3.0 타입 A 단자 2개, 헤드폰 잭, 마이크로SD 카드 슬롯이 있다. USB 타입C 단자가 하나여서 조금 아쉽지만 전반적인 외부 단자 구성은 알차다.

2020년형 그램17 키보드는 나쁘지 않다. 키를 누를 때 약간 딱딱한 느낌도 있지만 깊이감이 좋고, 무엇보다 사용이 빈번한 숫자 키패드를 4열로 확장한 점이 인상적이다. 트랙패드는 윈도우10 터치패드 기능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최상의 작업장이다. 넓고 매끄러운 표면은 터치와 탭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고 오래 사용해도 끈끈한 느낌이 적다. 타이핑 시 손바닥 눌림 방지 기능도 탁월하다.

4열 숫자 키패드와 트랙패드 인상적

| 다중 작업에서 최고인 17형 화면

| 힌지 부위의 고질적인 유격은 히든 힌지 타입의 새 디자인을 적용해 개선했다. 위쪽이 2019년형 그램17

하나 이상의 앱을 띄우고 작업하고 동영상 콘텐츠를 볼 때는 17형 화면은 최고다. 특히 화면 몰입감이 뛰어나다. 디스플레이를 감싸는 베젤 두께가 얇기 때문이다. 그램15와 비슷한 몸집이지만 화면은 더 넓다. 그러나 베젤이 너무 얇으면 프레임이 지지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위태로워 보이는데 LG전자는 신형 그램17이 미국 국방성 신뢰성 테스트(MIL-STD)의 7개 항목(충격, 먼지, 고온, 저온, 진동, 염무, 저압)을 통과했으니 문제 될 것 없다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직전 모델에서 지적된 힌지 부위의 고질적인 유격은 히든 힌지 타입의 새 디자인을 적용해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깔끔한 무광 흰색의 본체는 경주용 자동차 등에 쓰이는 마그네슘 합금 소재를 써 상당히 견고한 느낌이다. 조작 시 삐걱거림 등의 잡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발열 및 소음 설계를 개선해서인지 무릎 위에 놓고 써도 뜨거운 느낌은 들지 않는다. 현장이 시끄러웠다는 점을 감안해도 귀 가까이 대고 들어본 쿨링팬은 거슬릴 정도로 시끄럽지 않고 적당하다. 물론 고사양 게임을 돌리면 발열은 상승하고 소음도 동반할 것이다.

세상에 완벽한 노트북은 없다. 그램17도 마찬가지다. 직전 버전은 특히 썬더볼트3 단자에 외장 그래픽카드를 연결했을 때 발생했던 호환성 문제가 사용자를 괴롭혔다. 이날 행사에서 LG전자 관계자는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있고 신형은 그래픽 드라이버 등 보다 폭넓은 호환성 검증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결론을 내리자. 2020년형 그램17은 두루 뛰어나고 가벼운 노트북이다. 특히 무게에 있어서는 이름에 근접한 혁신을 이뤘다. 또, 수준급 처리 성능과 17형의 큰 화면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 본격적인 작업을 위한 데스크톱 대안 노트북을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좋은 모델이다. 디자인은 평범하며, 스피커 음질은 여전히 불만족스럽다. 하지만 데스크톱 수준의 넓은 화면을 밖에서 하루 종일 사용하길 원한다면, 2020년형 LG 그램17이 가진 약간의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난다.

aspe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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