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KT도 ‘클라우드 게임’…통신3사 차별점은

2019.12.20

KT가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선보였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클라우드 게임을 선보인 바 있다. KT는 대형 게임 플랫폼과 손잡는 대신 자체 플랫폼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구독형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했다. 게임을 개별 구매하지 않고 월별 일정 금액만 내면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방식이다.

KT는 12월20일 서울 성수동 카페봇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공개했다. KT 5G 스트리밍 게임은 스마트폰에서 콘솔급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의 일종이다. 기기의 컴퓨팅 성능이 아닌 클라우드 위에서 게임을 돌리고,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화면을 송출하는 스트리밍 방식이어서 기기 성능과 관계없이 게임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 KT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시연 모습

떠오르고 있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

클라우드 게임은 콘솔과 PC, 모바일로 나누어진 게임 플랫폼의 경계를 허물고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로 글로벌 기업들이 사업성을 보고 뛰어들면서 대중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구글이 뛰어들면서 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구글은 지난 3월1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글로벌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 2019’에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태디아’를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클라우드 게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LGU+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지난 9월 국내에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 나우’를 선보였으며 12월31일까지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SKT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를 국내 시장에 독점 서비스할 예정이다.

| KT는 대만의 유비투스와 손잡고 개방성과 확장성을 무기로 내세웠다.

KT는 통신 3사 중 가장 뒤늦게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뛰어들었다. KT는 대만의 스트리밍 솔루션 기업인 유비투스와 손을 잡았다. 유비투스는 2000년대 후반 클라우드 게임 개발에 선도적으로 뛰어든 업체로 닌텐도 스위치에 스트리밍 게임을 서비스 중이다. 하지만 타사의 협력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진다.

이에 대해 박현진 KT 5G사업본부장는 “여러 글로벌 업체를 검토했지만, 글로벌 게임사 서버에 따로 접속해야 하는 등 접속 환경이 어렵고 가격도 원하는 대로 설정하기 힘들어 일정 부분 직접 협의를 통해 유연성을 가져갈 수 있는 형태로 런칭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구독형 모델, 자체 플랫폼으로 차별화

KT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구독형 모델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처럼 일정 요금만 내면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형태다. LGU+가 내년 1월 정식 출시할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의 경우 월 요금을 내고 약 150여종의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유료 게임은 별도 구매해야 한다. SKT가 내년 중 정식 서비스할 MS 엑스클라우드의 경우 아직 수익 모델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즉, 현재 통신 3사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중 완전 구독형 모델을 발표한 건 KT뿐이다.

월 구독료는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다. KT는 2월 말까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3월부터 유료 부가서비스 형태로 출시할 계획이다. 박현진 5G사업본부장은 “납득 가능한 수준에 맞춰 요금을 정할 것”이라며 1만원 미만의 가격대로 서비스를 내겠다고 밝혔다.

| 박현진 KT 5G사업본부장

또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파트너의 플랫폼에 5G 네트워크 환경을 제공하는 타사와 달리 자체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간편한 접속 환경을 구현했다. KT 아이디로 로그인 해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다. LGU+가 서비스하는 지포스 나우의 경우 ‘스팀’ 플랫폼을 거치는 등 여러 인증 절차가 필요하다.

이날 발표에 나선 성은미 KT 5G 서비스담당 상무는 “통신사마다 전략과 사업 철학이 다른데 지포스 나우 모델의 경우 마케팅적 제휴를 하다 보면 유연성, 탄력적 대응이 어려운 반면, 장점은 스팀이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통해 최신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라며 “고객 관점에서는 여러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 단점도 있다”라고 짚었다.

이어 “시장에서 어떤 수익 모델이 자리 잡을지 지켜봐야 하지만, 구독 방식을 편하게 생각하는 추세가 있고 그런 모델로 사업을 만들다 보니 상대적으로 늦게 서비스를 발표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구독형 모델의 딜레마 최신 게임은 안 보여

단점은 최신 대작 콘솔 게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KT는 현재 50종, 3월 정식 출시 후 100여종의 게임 타이틀을 선보일 계획이지만, 공개된 타이틀은 대부분 출시된 지 몇 년씩 지난 게임들이다. KT는 딥실버의 FPS 게임인 ‘메트로 2033 리덕스’, SNK의 격투 게임 ‘킹오브파이터즈13’, 볼리션의 ‘세인츠로우4’ 등을 앞세워 서비스를 홍보했다. 각각 2014년, 2011년, 2013년 출시된 게임이다.

이에 대해 성은미 상무는 “콘솔과 PC의 최신 게임을 똑같이 모바일에서 즐기려고 할 때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라면서도 “콘솔이 없는데 과거 스테디셀러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라고 설명했다. 또 개방성, 확장성 측면에서 좋은 타이틀과 더 많은 게임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손쉽게 싱글 게임을 포팅할 수 있도록 서비스가 설계된 만큼 대형 게임사는 물론, 인디 게임사까지 언제든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KT 5G 스트리밍 게임 타이틀 50종

하지만 최신 콘솔 게임이 서비스될지는 미지수다. 음악, 영상 시장과 달리 게임 업계에서는 구독형 모델이 아직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신 게임 가격이 음악과 영상과 달리 6-7만원에 육박하는 만큼 구독보다는 개별 판매가 업체에 유리한 탓이다. 채널이 부족한 인디 게임, 출시 시기가 오래된 콘솔 게임만 수명 연장 차원에서 구독 모델에 참여할 여지가 높다. 구독형 모델의 딜레마다.

박현진 5G사업본부장은 “구독형 모델은 게임 시장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한다”라며 “구독형으로 갔을 때 대작 게임이 들어오지 못하는 부분이 있지만, 게임도 음악, 영상 사업처럼 구독형으로 진화하는 게 당연한 추세로 판단되며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해소될 요소”라고 말했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