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는 이세돌, AI 한돌과 마지막 대국서 불계패

최선을 다하는 인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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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이 자신의 은퇴 경기 상대로 선택한 인공지능(AI) 한돌과의 마지막 3국에서 불계패했다. 전적은 1승 2패. 3국은 승리를 거뒀던 1국과 마찬가지로 접바둑으로 진행됐지만, 한돌은 이번엔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이세돌 9단은 승리를 위해 전략적으로 임했던 1국과 달리 자신의 스타일로 마지막 바둑을 뒀다.

이세돌다웠던 마지막 바둑

이세돌 9단은 12월21일 자신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이하 이세돌vs한돌 대국)’ 치수고치기 3번기 최종 3국을 치렀다. 1국 승리로 호선(맞바둑)으로 진행된 2국과 달리 3국은 2국 패배로 다시 접바둑으로 진행됐다. 이세돌 9단이 먼저 2점을 놓고 시작하되 한돌에게 7집반을 덤으로 주는 접바둑 형태다. 미리 둔 2점을 20개 이상의 집으로 쳤을 때 이세돌 9단이 12~13집가량 유리한 상태에서 시작한 셈이다.

이날 이세돌 9단은 AI에 이길 확률이 높은 수비 전략으로 임했던 1국과 달리 평소처럼 이세돌다운 공격적인 바둑을 보여줬다. 이세돌 9단은 2국이 끝난 뒤 “마지막은 이세돌답게 바둑을 두겠다”라며 예고한 바 있다. 당초 한돌이 1국 접바둑에서 빈틈을 보인 만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 3국에서도 이세돌 9단의 승리를 점치는 시각이 많았다.

| 3국 한돌 승률 그래프

하지만 이날 한돌은 빈틈이 없었다. 이세돌 9단은 대국 초반 우하귀 접전 위기 상황에서 묘수를 둬 위기 탈출에 성공했지만, 하변 5점이 잡히는 손해를 입었다. 이후 한돌은 추격의 고삐를 당기며 우변과 우상귀, 좌상귀를 파고들며 실리를 챙겼다. 초반 10%대였던 한돌의 승률 그래프는 90여수를 둔 시점에서 50%를 넘었다. 이세돌은 불리해진 형세를 뒤집기 위해 상변과 하변에서 승부를 걸었지만 결국 181수 만에 돌을 거뒀다.

| 이세돌vs한돌 3국 기보

초중반 실수 아쉬웠다

이세돌 9단은 경기가 끝난 뒤 “초반 중반까지는 자신의 바둑을 뒀지만, 예상 못한 수를 당해 그다음부터 많이 흔들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초반, 중반전에서 선택이 좋지 못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한돌이 1국과 달라졌다기보다는 자신의 선택에 실수가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 1국 당시 첫 수를 고민하는 이세돌 9단의 모습

이세돌 9단은 “솔직히 말해 아직 한돌은 접바둑으로 따지면 강하다고 인정하긴 그렇다”라며, “좋은 후배들이었다면 너끈히 이기지 않았을까 싶고 제가 좀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오늘 패했지만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어서 오늘도 정말 행복하고, 마지막 순간이 행복해서 기쁘다”라며 마지막 경기에 대한 감회를 전했다.

이세돌 9단은 1국 이후 인터뷰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충분하다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에 승패보다는 그런 모습에 초점 맞춰줬으면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이세돌의 마지막 바둑에는 최선을 다하는 한 인간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1995년 7월 프로기사가 된 이세돌 9단은 오늘 대국을 마지막으로 24년 4개월 만에 현역 기사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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