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티브로드 인수·합병 조건부 인가…유료방송 접전 예고

방송통신 사업자간 M&A 빗장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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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인수·합병을 조건부 승인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시작으로 방송통신 사업자 간 닫혀있던 M&A 빗장이 열리는 모양새다. 그동안 SKB와 티브로드의 합병이 이뤄질 경우 결합상품 확대로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이 강화될 거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지만, 과기정통부는 경쟁 저해 문제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며, 조건부로 이번 합병을 인가했다.

과기정통부는 12월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SKT와 태광산업이 SKB와 티브로드 인수·합병을 위해 과기정통부에 신청한 합병 및 주식취득 인가에 대해 조건부 인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B와 티브로드의 합병 법인 지분 구조는 SKT 74.4%, 태광산업 16.8%, FI(재무적투자자) 8.0%, 자사주 및 기타 0.8%다. 1대 주주는 SKT, 2대 주주는 태광산업이 된다. 이번 합병은 IPTV 사업자가 케이블TV 사업자(SO)를 합병하는 국내 첫 사례다.

통신 분야에서는 ▲기간통신사업의 경쟁에 미치는 영향 ▲이용자 보호 ▲재정·기술적 능력과 사업 운용 능력의 적정성 ▲정보통신자원 관리의 적정성 등이 검토됐다.

과기정통부는 “경쟁 제한과 이용자 이익 저해 등의 정도가 인가를 불허할 정도로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라면서도 “통신시장의 공정경쟁과 이용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인가조건을 부과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를 맡은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결합상품 측면에서 SK브로드밴드의 최대주주인 SK텔레콤이 피합병법인 티브로드 케이블TV 가입자 311만명을 대상으로 결합상품을 확대할 경우 이동통신 점유율이 상승하고 가입자 고착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됐다”라며, “이에 대한 다른 이동통신사업자와 알뜰폰 사업자의 대응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결합상품의 동등 제공, 결합상품 할인 반환금 폐지 등의 조건을 부과했다”라고 말했다.

또 초고속인터넷, 시내전화, 인터넷전화 등 유선통신과 케이블TV 간 결합상품에 대해 SKB는 합병일로부터 3년 이내에 신규 가입하거나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 1회에 한해 결합 해지에 따른 할인 반환금(위약금)을 부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과기정통부는 방송 분야에서는 공공성 문제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같은 거대 OTT의 등장 등 글로벌 통신방송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도 이번 인수에 힘을 실어줬다. LGU+의 CJ헬로 인수 조건부 인가 때와 같은 논리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LGU+의 CJ 헬로 인수 과정에서 논의됐던 방송의 공정성·지역성, 시청자의 권익보호, 사회적 책무이행(공정경쟁, 상생협력, 고용안정 등)에 대한 심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 IPTV가 SO를 합병하는 최초 사례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IPTV와 SO 간 회계구분, IPTV와 SO 간 서비스 차별방지, 콘텐츠에 대한 투자 확대 등에 대한 조건을 내걸었다.

SKB와 티브로드 합병은 방송통신위원회 사전동의 절차만 남았다. 이르면 내년 1월 방통위 허가가 나고 정부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면 SKB와 티브로드 합병법인은 오는 4월께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