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서비스, 월정액 넘어 광고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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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글로벌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판세는 연초부터 가히 별들의 전쟁 구조다.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애플 등에 이어 AT&T와 컴캐스트, T모바일로 대표되는 미국 통신 거인들도 올해 스트리밍 서비스 전쟁에 본격 뛰어든다.

AT&T는 자회사인 워너미디어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 HBO맥스를, 컴캐스트는 자회사 NBC 유니버셜을 앞세워 피콕을, T모바일은 퀴비 서비스를 공개한다.

이름만으로도 반은 먹고 들어가는 회사들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월정액이 대세로 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수익 모델 측면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거세다. 특히 스트리밍 서비스를 광고 플랫폼으로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어 주목된다.

<패스트컴퍼니> 등 외신들에 따르면 HBO맥스, 피콕, 퀴비 모두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 광고 플랫폼으로서의 성격도 가져가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시점에선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광고 대신 월정액을 받는 것이 핵심 수익 모델이지만 앞으로 나올 서비스들은 월정액에 광고 모델도 붙이는 수익 시나리오를 적극 검토중이다.

소비자 측면에서 광고는 그동안 어쩔 수 없이 봐야 하는, 피할 수만 있다면 되도록 피하고 싶은 ‘기피 대상’이었다.  DVR이나 애드 블로커가 나온 것도, 넷플릭스가 빠르게 확산된 것도 광고 없는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바람 때문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유료 스트리밍에 광고를 넣겠다는 발상은 소비자들 입장에선 꽤 불편하게 비춰질 수 있다.

그럼에도 AT&T 등은 스트리밍 플랫폼이 소비자들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매력적인 광고 플랫폼이 될 잠재력이 있다는 입장이다.

<패스트컴퍼니>에 따르면 AT&T 산하 애드 테크 자회사인 잔드르(Xandr)는 최근 유료 TV 서비스와 관련해 영상 광고 시간을 판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디즈니가 주요 지분을 소유한 훌루는 이미  고정 형태 광고 이미지를 올려놓기 위해 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AT&T 발표는 전통적인 광고 브레이크(commercial break:광고 방송을 위한 프로 중단 시간)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음을 예고하는 시그널로도 해석된다. 잔드르 CEO인 브라이언 레서는 “이들 정지 광고(pause ads)는 고개들이 보는 쇼를 방해하지 않는다. 매우 높은 가치가 있고, 브랜드는 안전하다. 100% 볼만 하다”라면서 “이 광고 상품에 대해 내부 세일즈팀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잔드르가 제공하는 광고는 새로운 포맷을 앞세워 케이블 또는 IPTV 고객을 겨냥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보기 위해 기존 유료 TV 사용을 중단하지 않은 사용자들을 기반으로 보다 많은 가치를 확보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같은 모델은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으로 확장이 가능하다는게 일부 업계 입장. 패스트컴퍼니는 “전통적인 방송 텔레비전은 뻔한 광고 휴식 시간에 대한 표준을 만들었다. 이제 플랫폼과 브랜드들은 스트리밍 경험에서 광고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구독료에만 의존하는 스트리밍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모델

월 구독료 모델이 주도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광고가 수익 모델로 부상하는 것은 유료화 만으로는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가 만만치 않다는 현실과도 맞물려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인프라부터 결제, 고객 서비스, 우수한 콘텐츠 확보 등에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입된다.  특히 스트리밍 서비스 판이 별들의 전쟁 구도가 되면서 고객들이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유치하는데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구독료만으론 이같은 비용을 대기가 힘들 수 있다는 얘기다.

패스트 컴퍼니는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콘텐츠 야심을 자금 지원하기 위해 120억달러 이상의 빛을 지고 있고,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 ESPN 플러스, 훌루를 구축하기 위해 연간 수십억달러의 손해를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즈니는 2023년이나 돼야 이들 서비스로 수익이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AT&T 자회사인 워너미디어 역시 손익계산서상에서 보면 약 1천340억 달러 규모의 빛을 지고 있는 처지다. 곧 내놓을 HBO맥스 스트리밍 서비스 역시 2025년에나 수익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레이스에 새로 뛰어든 곳들을 보면 전통적인 케이블 TV를 주특기로 하는 회사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AT&T나 컴캐스트 모두 이쪽 출신이다. 이들은 구독료도 받고 광고로도 돈을 버는 방식에 익숙하다. 워너 미디어, 컴캐스트, 디즈니, 전 디즈니 경영진으로 퀴비를 창업한 제프리 카젠버그 모두 광고 매출을 포기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패스트컴퍼니>는 전했다.

광고가 거리를 둬왔던 넷플릭스도 광고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넷플릭스는 어떻게 하면 방해 없이, 광고처럼 보이지 않는 광고 메시지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지 실험하고 있다.

아예 광고 기반으로 무료로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서비스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비아콤 CBS는 플루토TV를 앞세워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을 노크하고 있고 컴캐스트의 피콕 역시 광고 없는 프리미엄 서비스와 무료를 아우른다. 컴캐스트는 무료 TV 앱인 주모(Xumo)을 곧 인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들도 늘어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월정액을 보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애드테크 기업인 더트레이드데스크와 유고브 조사 결과를 인용한 <씨엔비씨(CNBC)> 기사에 따르면 미국인 59%는 한달에 스트리밍 서비스에 20달러이상 내는 것을 원치 않는다. 75%는 30 달러 이상을 낼 생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대중화된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경우 한달에 13달러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번 조사를 감안하면 소비자들은 많아야 1~2개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에 추가로 지갑을 열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상황도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광고 모델을 주목하는 배경으로 부상했다.

새로운 광고 경험 등장할까?

스트리밍 서비스의 확산은 브랜드 광고주들도 외면하기 힘든 흐름이 됐다. 스트리밍 환경에서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다가갈지 고민하는 광고주들이 늘었다.

IPG 마그나 글로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TV 시청의 29%가 넷플릭스 같은 OTT(Over the Top) 서비스들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들 서비스들은 케이블이나 방송 같은 플랫폼을 우회한다. 케이블이나 방송을 광고를 집행한다고 해서 이들 서비스를 쓰는 사용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는 없다.

현재 TV 광고 예산의 3% 정도가 OTT 서비스에 투입되고 있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2018년 OTT 광고 매출은 당초 예상을 초과한 27억달러 규모에 이르렀다. 전년대비 54% 성장한 수준이다. 이같은 상황은 마그나로 하여금  OTT 광고 시장 전망을 상향 조정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마그나는 OTT 광고 시장이 2019년에는 전년대비 39% 성장한 38억달러, 2020년에는 31% 성장한 5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먹고 사는게 급하다고, 소비자들을 지나치게 귀찮게 하는  광고가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통할리는 없다. 플랫폼과 고객 그리고 브랜드 기업들의 경험들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어느 플랫폼이 생존하고 번영할지 좌우할 것이라고 <패스트컴퍼니>는 전하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에서 사용자들이 보게될 광고는 기존과는 포맷이 많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쇼핑 가능한 광고, 브랜드 관련 콘텐츠 등이 스트리밍 플랫폼에 어울리는 유형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리프 등이 주도하는 새로운 유형의 PPL(Product PLacement)도 주목된다. 지난해 12월 500만달러의 신규투자를 유치한 리프는 컴퓨터 비전, 머신러닝, 렌더링 기술을 활용해 화면에서 물체를 확인한 뒤 고객 데이터에 기반해 이를브랜드 제품들로 대체한다.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Branded Entertainment Network)는 브랜드  AI를 사용해 가장 관련성이 좋은 인플루언서, 스트리밍, TV, 영화 콘텐츠를 찾아내 제품을 노출시킬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미라드로 불리는 회사가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 기술을 관련 화면에 놓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패스트컴퍼니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