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노트북 키워드는 AI·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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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1월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국제 가전·IT 전시회 ‘CES 2020’에서 차세대 아키텍처 ‘타이거 레이크’를 공개했다. 이 칩이 들어가는 노트북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콘셉트 기기 몇 가지를 함께 선보였는데 키워드는 ‘인공지능(AI)’과 ‘폴딩(접을 수 있는 화면)’ 2가지로 압축된다.

| 애플 아이패드 프로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를 내놓고 PC를 대체하겠다고 했을 때 솔직히 큰 기대를 했다.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를 구입해도 맥이나 윈도우 PC는 필요하다. 컴퓨터와 미묘한 차이 같은 것이 아니라, 아이패드 프로는 이메일과 웹서핑, 워드 같은 기본적인 작업만 할 경우 PC 대체재로 기능을 할 뿐, 실제 작업에선 컴퓨터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이패드 만큼 PC 다음을 준비하는 흥미로운 움직임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PC 시장이 마치 북극의 얼음처럼 점점 녹아 없어지고 있는데도 말이다. 무어의 법칙은 이미 과거가 됐다. 이대로 PC 시장은 종말하는 것일까. CES 2020에서 인텔은 미래 PC를 탐닉할 수 있는 콘셉트 기기를 제시하고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이야기했다. 언뜻 보면 스마트폰의 미래다. 접을 수 있는 화면과 인공지능(AI)이다.

CPU도 AI 시대

인텔은 10세대 코어 칩 ‘아이스 레이크’에서 인공지능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아이스 레이크 칩은 8세대 제품보다 더 많은 코어나 스레드를 제공하지 않는다. 동작 클록은 오히려 더 낮다. 하지만 10세대 코어 칩은 CPU와 그래픽, 인공지능 작업에 걸쳐 수많은 요소가 개선됐다.

10세대 코어 칩에는 두 가지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됐다. ‘딥 러닝 부스트’와 속도 향상을 위한 전용 로직 코어 ‘가우시안 뉴럴 액셀러레이터’다. 추론 성능을 가속화해 사진 앱의 시맨틱 검색이나 인물 인식, 음성 표기 등의 작업 처리 속도를 높인다. 매우 적은 전력을 소비해 배터리 작동 환경에서 연산 집약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 인텔의 새로운 프로세서 ‘타이거 레이크’

연내 출시되는 타이거 레이크 칩은 두자릿수 성능 향상과 ‘썬더볼트4’, 인공지능 가속기, 그리고 ‘엄청난 개선’이 있다는 새로운 인텔 Xe 기반 그래픽 아키텍처를 포함한다. 10나노+ 공정으로 개발된 것도 타이거 레이크의 특징이다.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인텔 수석 부사장은 “타이거 레이크 칩은 두자릿수 성능 향상과 함께 인공지능·그래픽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라며 “인공지능은 우리의 제품 로드맵과 연구 개발, 엔지니어링, 개발자와 협력 과정에서 최우선시된다”라고 전했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인공지능이 주요 화두가 된 지 오래다. 그러나 사용자 입장에서 인공지능으로 강화된 기능이 어디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없다. 인텔은 아이스레이크 칩 기반의 인공지능을 구현한 어도비를 자주 언급한다. 어도비 포토샵은 갈수록 영리하고 정확하게 사진의 피사체를 인식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피사체를 자동으로 다른 배경으로 옮기기도 한다. 또 미국 병리학 연구소 퀘스트 다이아그노틱스는 폐암 식별 능력이 33배 향상되는 효과를 봤고, 포토샵 플러그인 개발사 토파즈 랩스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사진의 노이즈를 줄이고 해상도를 향상시킨다.

“추론과 머신러닝 등의 알고리즘을 가속화해 몇 분 이상 걸리던 작업을 몇 초 수준으로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일부지만 앱의 핵심적인 기본 요소가 될 것이다. 개발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작업 부하를 낮추기 위해 인공지능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같은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은 ‘온 디바이스 AI(On-Device AI)’ 흐름은 스마트폰에서 이미 시작됐다. 애플은 2017년 머신러닝 프레임워크 ‘코어ML’을 발표하고 아이폰, 아이패드 앱이 강력한 뉴럴 엔진 하드웨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글은 작년 ‘구글 I/O’에서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제공되던 구글 어시스턴트를 온 디바이스로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선다 피차이 구글 CEO는 “딥러닝 기술의 발전을 통해 전에는 클라우드상에서 100GB 용량의 모델로 돌아가던 인공지능이 0.5GB 수준 용량의 칩으로 스마트폰 안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라며 “클라우드를 거칠 필요 없이 모바일 기기 내에서 어시스턴트를 돌릴 수 있게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접히는 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는 PC 크기와 형태, 사용자 경험을 좌우하는 요소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접히는 디스플레이 상용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처럼 PC 분야에선 레노버와 에이수스 등이 듀얼 스크린과 구부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기를 이번 CES에서 선보였다. 듀얼 스크린은 지난 10년간의 PC 업계를 대표하는 번번이 흥행에 실패한 폼팩터다.

| 레노버 씽캐패드 X1 폴드

인텔은 CES 2020에서 ‘호스슈 벤드'(Horseshoe Bend)라는 듀얼 스크린 레퍼런스 디자인을 공개했다. PC 제조사들과 공유하는 레퍼런스 기기는 접으면 12인치 노트북이 되고 펼치면 최대 17인치 터치 화면의 태블릿이 된다. 올해 중반 출시 예정인 레노버 ‘씽크패드 X1 폴드’와 ‘델 콘셉트 듀엣’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수석 부사장은 “어떤 크기와 디자인의 PC가 성공할지 판단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다”라면서도 “듀얼 스크린과 접히는 디스플레이 기기는 완성도에 비례해 성장 가능성 또한 높은 분야다”라고 말했다.

| 인텔 아테나 프로젝트 규격의 2020년형 삼성 크롬북

기존 폼팩터를 활용하는 시도도 나왔다. 인텔 칩에서 작동하는 크롬북이다. 삼성전자와 에이수스는 이번 CES에서 인텔의 새 노트북 지침서 ‘아테나 프로젝트’ 규격의 크롬북을 발표했다. 얇고 가벼우며 하루 종일 지속되는 배터리와 대기 모드에서 즉시 반응하는 사용자 친화적인 요소를 갖춘다. 무게는 1.36kg 미만이며 고속 충전을 포함한 USB-C 충전 기능이 포함된다. 썬더볼트3 단자와 와이파이6가 포함되며 LTE를 옵션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