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업체 연달아 인수하는 비자의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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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가 핀테크 업체 인수를 통해 디지털 결제 시장 리더 위치 다지기에 나섰다. 지난 2019년 어스포트, 페이웍스, 베리파이, 램버스 등을 인수한 데 이어 2020년 새해 첫 달에는 핀테크 서비스 기업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기업 인수로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흡수해 변화하는 디지털 결제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비자는 사용자의 금융 정보를 다양한 핀테크 앱과 연결할 수 있게 도와주는 네트워크 서비스 플레이드를 인수한다고 1월13일(현지기준) 밝혔다. 플레이드 인수 금액은 53억달러다.

플레이드는 에이콘스, 베터먼트, 차임, 트랜스퍼와이즈, 벤모 등 다양한 핀테크 앱 서비스와 금융 정보를 연동할 수 있게 도와준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벤모 계좌를 설치할 때, 플레이드가 사용자 은행 계좌를 벤모 계좌에 연결할 수 있게 도와주는 식이다. 사용자는 이 서비스를 통해 지출 내역과 저축 상태를 확인하고 투자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알 켈리 비자 CEO 겸 회장은 “플레이드를 인수해 매우 기쁘고 우리 사업의 성장 동력을 강화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플레이드는 업계 최고의 기술과 재능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핀테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미 진행 중인 많은 핀테크 관련 노력과 더불어 이번 인수로 비자는 개발자, 금융기관 및 고객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라고 인수 배경을 밝혔다.

인수 통해 기술 확보…결제 생태계 확산 나서

비자는 핀테크 분야 투자와 협력을 아끼지 않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커런시클라우드, 플러터웨이브, 이니날, N26, 페이액티브, 라피, 레이저, 레미트리 등 핀테크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다양한 결제 상품을 선보였다. 2019년에는 앵커리지, 뱅커블, 브랜치, 피닉스, 미나테크놀로지스, 페이메이트 등 전세계 주요 핀테크 업체에 직접 투자도 했다.

비자 패스트트랙 프로그램을 통해 비자 다이렉트, 비자 비즈니스 솔루션즈 등 핀테크 기업의 디지털 결제 옵션을 비은행권에 접목하는 데 앞장섰다.

더불어 핀테크 기업 직접 인수를 통한 신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인수한 어스포트, 페이웍스, 베리파이 등이 대표적이다.

비자는 2020년 선보일 새로운 상품 서비스에 이들 기업의 기술을 녹였다고 밝혔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결제 시장의 특성상 인수 기업의 기술을 빠르게 자사 서비스에 적용해 상품으로 개발했다.

패트릭 윤 비자코리아 사장은 1월13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인수한 어스포트의 기술을 활용해 ‘비자 다이렉트 서비스’라는 해외송금 서비스를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라며 “결제 시대를 여는 비자만의 혁신적인 상품을 도입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 비자 다이렉트 서비스 개요.

| 비자 다이렉트 서비스 개요.

어스포트는 비자가 지난해 5월 인수한 핀테크 기업이다. 은행, 송금 서비스 업체, 기업 간 국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이 인수를 통해 비자 사용자는 전세계 어디서나 은행 계좌를 통해 개인, 기업, 정부 기관 등과 빠르게 돈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전신환이나 은행 계좌 거래를 통해 송금을 할 수 있지만, 어스포트 기능을 도입하면 비자 신용카드 간 송금도 가능해진다.

지난해 비자가 인수한 페이웍스, 베리파이는 비자의 2020년 전자상거래 생태계 활성화에 한 축이 될 전망이다. 비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결제 네트워크인 ‘비자넷’을 운영한다. 비자넷의 1분당 평균 거래 건수는 390만건, 전세계 인구 43%가 비자 카드를 사용한다. 비자 가맹점은 6100만개, 매년 14%씩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자연스레 이들 가맹점 간 거래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가 중요한 부분으로 떠오르고 있다.

베리파이는 대금 환불을 줄여주는 기술 솔루션 회사다. 전자상거래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래 위험과 사기 관리를 도와준다. 비자는 이미 자사 전자상거래 결제 서비스 영역에 베리파이 기술을 도입해 환불에 필요한 시간을 절약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인수한 판매시점관리(POS)용 차세대 결제 게이트웨이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페이웍스는 통일된 온·오프라인 결제 경험을 지원한다. POS 터미널 형태 상관없이 면대면 거래를 지원해 일관성 있는 전자상거래 경험을 제공한다.

패트릭 윤 비자코리아 사장은 “이커머스 관련 전자결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올해는 비자 API 기반 파트너십 위주로 새로운 결제 환경에 맞는 전략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비자는 핀테크 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능력을 촉진하는 데 있어서 금융기관과 개발자 간의 연결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플레디스 인수는 이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비자 측은 “2019년 전세계 인터넷 사용 소비자의 75%가 핀테크 앱을 통해 송금이나 자산 관리 같은 금융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현재 미국 은행 계좌를 보유한 4명 중 1명꼴로 금융기관 1만1천곳에서 플레이드를 사용해 금융 서비스를 연동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비자는 플레이드 서비스를 미국을 넘어 전세계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자의 전세계 네트워크와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면 국경을 초월한 자산관리 서비스 등장도 꿈은 아니다. 더불어 비자 API와의 연동을 통해 플레이드 기반의 다양한 핀테크 부가가치 서비스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알 켈리 회장은 “이번 인수는 구매자와 판매자를 안전하게 연결하는 것에서부터 소비자를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 연결하는 것까지 비자가 60년간 노력해온 여정이 자연스럽게 진화한 것이다”라며 “비자와 플레이드가 결합하면 핀테크 세상의 중심이 되어 접근 가능한 시장을 확대하고 우리의 장기적 매출 성장 궤도를 가속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