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써보니] 삼성 갤럭시북 플렉스 “아테나 프로젝트 첫 모델”

2020.01.15

‘갤럭시북 플렉스’는 삼성전자의 첫 인텔 ‘아테나 프로젝트’ 노트북이다. 아테나 프로젝트는 인텔이 PC 제조사와 협력해 수년 전 유행했던 울트라북 다음 세대의 긴 배터리 수명과 향상된 성능을 갖춘 최신 노트북 로드맵이다. 수년간의 좌절과 끝없는 14나노 공정 수정 끝에 나온 10나노 공정의 10세대 ‘아이스 레이크’ 칩이 탑재되고 휴대성과 연결성 같은 일정 기준을 통과한 제품에 인증 마크를 부여한다. 배터리는 실제 사용에서 9시간 이상을 버텨야 한다. 갤럭시북 플렉스를 리뷰했다.

| 삼성전자의 첫 아테나 프로젝트 노트북 ‘갤럭시북 플렉스’

갤럭시북 플렉스에서 가장 먼저 인상적인 요소는 로열블루 색상의 디자인이다. 기존 삼성 노트북들은 기능에 중점을 둬서 디자인은 그냥 밋밋한 모범생 같았다. 그러나 갤럭시북 플렉스는 세련되고 정교한 느낌을 준다. 모서리나 마감 부분에만 최소한으로 곡선을 넣은 직선 디자인은 단단한 인상이다. 측면은 정교한 다이아몬드 커팅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디자인

| 두께는 12.9mm다.

두께를 보자. 갤럭시북 플렉스는 크램쉘(덮개형) 형태의 투인원 노트북 중에서는 얇다. 12.9mm다. 2008년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맥 월드 콘퍼런스 도중, 서류 봉투에서 꺼냈던 맥북에어의 두께는 19mm였다. 12년이 지난 지금은 12mm 노트북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360도 회전 화면의 12.9mm 두께는 느낌이 또 다르다. 직접 봐야 그 이질감을 느낄 수 있다. 잘 가공된 대형 스마트폰 느낌이 난다.

| 본체는 알루미늄 재질이 적용됐다.

본체 재질은 알루미늄이다. 알루미늄으로 내구성을 확보하면서도 (스펙상) 무게는 1.16kg로 억제했다. 360도 회전 13.3형 투인원 노트북치고는 괜찮은 무게다. 무게가 가벼운 노트북에서 흔히 보이는 삐걱거림도 없다. 단단한 알루미늄 재질을 써 가벼우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완성했다. 뛰어난 휴대성은 아테나 프로젝트 조건을 부합한다.

살짝 밀리지만 힌지가 부드럽기 때문에 손가락 하나로 상판을 열 수 있다. 이런 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키보드는 로열블루 색상이 그대로 이어져서 이질감이 없다. 6열 배치 구조의 키보드는 본체 내부로 살짝 들어가 있기 때문에 상판 커버를 닫아도 키가 눌리지 않는다. 키에 새겨진 글자는 모두 흰색이고, 어두운 곳에서 도움이 되는 백라이트 기능도 한다. 타이핑 느낌도 괜찮다.

| 지문 방식의 윈도우 헬로 로그인 기능이 제공된다.

키보드에서 주목되는 특징은 화살키 바로 위 지문인식 센서다. 갤럭시북 플렉스에는 지문을 사용하는 로그인 시스템인 ‘윈도우 헬로’가 지원된다. 윈도우 헬로는 암호의 대안이며, 암호를 사용한 로그인 방식보다 더 사용자 친화적이며 안전하고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용자는 로그인 옵션에서 지문을 스캔하는 윈도우 헬로를 설정할 수 있다. 지문은 언제든지 다시 스캔할 수 있고 지문을 삭제하거나 추가 등록하는 것도 가능하다. 설정이 끝나면 손가락을 갖다 대는 방법으로 윈도우에 로그인할 수 있다.

| 터치패드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을 한다.

팜레스트 공간이나 터치패드 크기도 적절하다. 터치패드에서 강조할 독특한 기능이 있다. 터치패드에 스마트폰을 올리면 충전이 된다는 거다. 단축키(Fn+F11)로 기능이 켜지고 꺼지는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은 본체 배터리를 가져다 쓰는데 잔량 30% 이하에서는 동작하지 않는다. 편의성 측면에서 신선한 아이디어다. 팜레스트 양쪽에는 스피커가 위치하고 있다. 2개의 스피커로 들어줄 만한 소리를 낸다. 음량은 크지 않지만 소리 밸런스는 좋다. 적당히 볼륨을 높여도 음이 찢어지지 않는다.

| 본체 왼쪽. 3.5mm 이어폰 잭과 USB 타입C 단자, UFS/마이크로SD 겸용 트레이가 있다.

| 본체 오른쪽에는 2개의 본체 충전 기능이 되는 USB 타입C 단자가 있다.

확장 단자는 좌우에 나뉘어 있다. 오른쪽에는 전원 충전을 겸하는 USB 타입C 단자(썬더볼트) 2개와 S펜, 전원 버튼이 있다. 왼쪽에는 USB 타입C 단자 하나와 저장 공간을 확장할 수 있는 UFS/마이크로SD 겸용 트레이가 있다. 기존 USB 메모리나 마우스를 사용하려면 커넥터를 달아야 하는 불편이 있다. 다행인 것은 변환 커넥터를 준다는 거다.

360도 회전 QLED 디스플레이

| 360도 회전하는 QLED 디스플레이는 만족도가 높다.

디스플레이 얘기도 살짝만 하고 넘어가자. 13.3형 QLED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풀HD이며, 최대 600니트 밝기다. 평소엔 400니트 밝기에서 작동하다 아웃도어 모드(Fn+F10)를 켜면 600니트로 작동된다. 해상도는 프리미엄 제품보다 한 수 아래여도 밝기만큼은 최고다. 보통 노트북 화면 밝기는 300니트 수준이고, 애플 아이패드 프로는 600니트다. 채도는 과하지 않고 눈에 자극적이지 않다. 넓은 시야각에서도 잘 보이며, 터치 기능의 감도 역시 뛰어나다. 그러나 일부 환경에서는 빛 반사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

| S펜

갤럭시북 플렉스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면 투자한 만큼 가치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S펜을 마스터해야 한다. 본체 오른편 아래쪽 수납함에서 S펜 끝을 살짝 밀면 튕겨나오고 자동으로 화면에는 ‘에어 커맨드’ 메뉴가 뜬다. 노트, 캡처와 영역 지정, 라이브 메시지, 슬라이드 윈도우 같은 바로 가기 중에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 신형 S펜은 갤럭시 노트10 S펜처럼 가속도, 자이로 구성의 6축 센서가 추가돼 사용자 움직임에 따라 기능을 수행하는 제스처 인식 기능을 한다.

S펜으로 쓴 손글씨는 자동으로 텍스트 변환이 되고 도형과 공식 역시 디지털로 바꿔준다. ‘네보’ 앱은 꼭 사용해보자. S펜으로 쓴 문구, 도표, 수식이 실시간 디지털 변환이 돼 워드 같은 다른 앱과 공유되고 제스처로 단어나 철자를 지울 수 있다. 수학 공식이나 그래프 등 자판 입력이 사실상 불가능한 강의 내용을 S펜으로 적고 저장할 수 있는 ‘보이스 노트 위드 펜’은 학생이면 누구나 환영할 기능이다. ‘오토데스크 스케치북’은 그래픽 입문용으로 좋다. 단, 장시간 사용하기는 크기가 작아 피로감이 느껴진다.

벤치마크

| 10세대 인텔 코어 i7-1065G7 칩을 탑재한다.

리뷰 제품은 10세대 인텔 코어 i7-1065G7 프로세서가 들어가 있다. 1.3GHz 클록으로 작동된다. 여기에 16GB 메모리(듀얼 채널)를 채택했다. 저장 공간은 512GB의 SSD다. 이 사양이 내장 GPU를 쓴 모델 중 최고급 사양이다. 16GB 메모리는 온 보드 칩 방식으로 교체나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다. 대신 소비 전력과 처리 속도가 조금 더 효율적이다. SSD는 교체는 가능하고 추가 확장 슬롯은 없다. 이보다 윗 모델은 1TBGB SSD가 탑재되고 GPU가 지포스MX 250으로 업그레이드된다.

배터리 수명부터 보자. 인텔 아테나 프로젝트는 실사용에서 9시간 이상 지속이라는 다소 애매한 기준을 둔다. 문서 작업을 하고 인터넷 서핑과 이미지 편집 같은 일상적인 사용을 의미할 텐데 벤치마크 ‘PC마크 08’은 이 기준에서 배터리 수명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다. 배터리가 소모될 때까지 쉬지 않고 오피스, 화상 채팅, 웹 서핑 같은 일상적인 작업을 시뮬레이션한다. 이 실험에서 갤럭시북 플렉스는 4시간 24분을 기록했다. 이때 남은 배터리는 13%를 가리켰고, 이것으로 넷플릭스 영상 재생에서 30분 버텼다. 화면 밝기를 50%로 설정하고 무선 랜만 활성화한 상태에서 나온 결과다. 쉬엄쉬엄 작업한다면 한번 충전해 7-8시간 쓸 수 있을 것이다.

| 씨네벤치 성능 결과

3D 프레임 렌더링 테스트를 하는 시네벤치는 CPU가 얼마나 빠른지를 보여 주는 좋은 도구다. 10세대 코어 i7-1065G7을 장착한 갤럭시북 플렉스는 직전 8세대 코어 i7-8650U 노트북과 비교에서 120점 정도 앞선 1406점을 나타냈다. 실제 동작 클록을 보면 8세대 코어는 1.8GHz, 10세대는 1.3GHz로 오히려 낮다. 몇 개 프로그램이 열려 있는 상태에서 다른 프로그램을 처음 실행해도 지연 현상이 없었다. 다양한 미디어가 포함된 10개의 브라우저 탭을 열어놓고 진행된 반응성 실험에서 실시간으로 다음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었다. 예전 탭으로 돌아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 SSD 속도 측정 결과

저장 장치에는 PCle SSD가 쓰였다. ‘크리스탈디스크마크 7’ 점수는 읽기 3536MB/s, 쓰기 2986MB/s다. 일반 SATA 방식은 500MB 정도가 나오니 7배 정도 빠르다. 단 SSD는 디스크의 남은 공간에 따라 속도 차이가 크다. SSD 용량을 꽉 채우지 않는 게 속도를 위해 좋을 듯 하다. 가급적 512GB 이상 모델을 사는 게 좋다.

| 빈틈없이 부품들로 빼곡한 갤럭시북 내부

인텔 아테나 프로젝트 인증 프로그램의 중요한 몇 가지를 추리면 ▲절전 모드에서 즉각 깨어나야 하고, ▲USB 타입C 단자로 충전해야 하고 ▲와이파이6, 선더볼트3를 지원해야 한다. 터치스크린과 터치패드, 얇은 디스플레이 베젤도 포함된다. 삼성 갤럭시북 플렉스는 이 모든 요건을 만족한다. 정말 빠른 SSD는 절전 모드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깨어나 문서 작업이나 웹 서핑 이상의 작업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투자할만한 매력적인 성능을 갖춘다. QLED 터치스크린과 터치패드, S펜은 키보드의 한계를 없앤다. 얇게 만들기 위해 냉각 시스템과 배터리 등에 많은 신경을 쏟았고, 결과적으로 디자인을 위해 포기한 부분이 거의 없이 제대로 된 투인원 노트북을 만들어 냈다. 아테나 프로젝트 기준치에서 1시간가량 모자란 배터리 수명이 아쉽다.

aspe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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