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전쟁…오라클 “중량급 레퍼런스로 분위기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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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우 한국오라클 전무

“올해는 ‘이런것도 클라우드로 되는구나’ 하는 사례들을 외부에 많이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많은 기업들과 검증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조만간 사례들도 발표가 가능할 것이다.”

클라우드 보다는 아직은 세계 최대 데이터베이스(SW) 업체로 더 많이 알려진 오라클이 올해 한국 시장에서 클라우드 진검승부를 선언하고 나섰다. 고객 숫자도 숫자지만,  난이도에서 지금까지는 보기 힘들었던 사례들을 많이 내놓는 것을 승부수로 던졌다.

한국오라클에서 솔루션 엔지니어링 부문을 총괄하는 장성우 전무는 최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핵심 업무 시스템에 쓰이는 오라클DB를  클라우드로 전환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본격 나서겠다”라며 하반기에는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시장에서 급이 다른 사례들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금은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에 한참 뒤져 있지만, 오라클이 보유한 DB 고객 인프라가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시장에서 오라클에게 분위기 반전의 기회가 될 것이란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기업 컴퓨팅 시장에서 확실한 점유율 1위인 오라클 DB 주요 고객을 오라클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하는데 사실상 올인하고 있다”라며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시장에서 ‘ 레퍼런스 퀄리티’로 존재감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핵심 업무용 DB 시스템 클라우드화 가속

최근들어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시장은 거대 클라우드 회사들 간 격전지로 부상했다. 대기업들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고, 기존 IT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면서, 이 시장을 잡기 위한 거물급 클라우드 회사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엔터프라이즈 기업들은 업무의 20% 정도를 클라우드에서 쓰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으로도 클라우드로 넘어갈게 30~40% 정도 되는데, 대부분 중요한 업무 시스템들이어서 클라우드 회사들의 이목을 더욱 집중시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오라클이 나름 분위기 반전을 자신하는 까닭은 클라우드로 옮기는 측면에서 DB는 다른 시스템들과는 급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로 IT인프라를 옮긴다고 해도, 아직까지 주요 업무를 돌리는 핵심 DB 시스템까지는 건들지 못하는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DB는 그대로 두고 다른 것들만 우선 클라우드로 옮기는 사례들도 있다.

장성우 전무는 “빌링, 판매, 은행 계좌 등 주요 비즈니스 데이터 DB는 데이터 정합성과 물리적인 안정성을 모두 담보해줘야 한다. 이 같은 요구사항은 클라우드 환경이라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라며 “오는 5월 국내에 두번째 클라우드 리전이 구축되면 오라클 클라우드는 온프레미스(On-Premise: 직접 내부에 구축해 쓰는 방식)에 같은 수준의 고가용성 데이터복제(HDR)와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오라클은 적어도 주요 업무 시스템에 탑재된 오라클 DB에 대해서 만큼은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믿을 만한 대안을 아직은 제공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오픈소스 DB가 발전하면서 중요도가 덜한 데이터 관리 업무에 오라클이 아닌 DB를 쓰거나  비정형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 기존 DB와 구조가 다른 하둡이나 NoSQL DB를 쓰는 사례들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중요한 비즈니스 데이터를 다루는 관계형 DB 만큼은 오라클 수준의 역량을 갖춘 회사들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오라클 DB 안쓰고 중요 비즈니스 데이터를 관리하는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거대 테크 기업들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기술과 분산 서비스 구조를 활용해 오라클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비즈니스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IT솔루션 구매에 의존해온 엔터프라이즈 기업들이 구글이나 아마존처럼 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내재화 역량은 적지 않은 인력과 시행착오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한국오라클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선 그래도 오라클이 현실적인 대안이라 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장 전무는 “DB 관리에선 오라클이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DB 클라우드과 늦어보이는 건 돌아가는 시스템에 너무 중요하니 함부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엔터프라이즈 워크로드는 검증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라며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분위기가 확실하게 달라질 것이다”라고 예고했다. 이어  “큰 고객이 클라우드에 한번 올라가면 입증이 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례들이 늘면서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클라우드화도 본격적으로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국 기업들의 클라우드화, 거부할 수 없는 대세

지난해 한국오라클은 현대상선 엔터프라이즈자원관리(ERP) 등 주요 업무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SAP ERP 시스템을 위한 DB 시스템을 오라클 클라우드로 전환한 중량급 사례였다. 장 전무는 “많은 고객들과 검증 및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현대상선과 같은 사례를 계속해서 외부에 공개할 수 있을 것이다”거듭 강조했다.

현재 한국오라클은 기존 오라클 주요 고객들 시스템을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전환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한 솔루션도 속속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DB를 쉽고 편리하게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복잡한 하이브리드 환경 관리를 간소화하는 ‘오라클 엔터프라이즈 매니저(Oracle Enterprise Manager)’ 기능 업데이트도 발표했다. 이번 업데이트에는 클라우드로의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자동화 등이 포함됐다.

국내 엔터프라이즈 IT 인프라 환경은 유닉스와 리눅스 기반 시스템들이 공존하고 있다. 한국오라클은 유닉스 보다는 리눅스 시스템들이 클라우드로 전환하기가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장 전무는 “유닉스 하드웨어 고객들이 아무 검증 없이 클라우드로 갈 가능성은 적다”라면 “리눅스 기반 시스템을 클라우드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해외의 경우 국내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환경이 클라우드로 넘어오고 있다. 시간이 가면서 국내 시장도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게 장 전무 전망. 그는 “비용 외에 클라우드가 주는 정말로 중요한 가치는 민첩성이다. 클라우드를 통해 기업들은 무언가를 보다 빠르게 할 수 있다. 결국 클라우드로 가기는 갈 것이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