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시대, 중소 SW회사들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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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시장의 대세는 클라우드입니다. 여기서도 저기서도 클라우드의 함성소리가 울려퍼집니다. 보수적인 대기업들이 기존 IT시스템들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바꾸는 사례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업계 판세도 클라우드 중심으로 재편이 가속화되는 양상입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분기 매출이 100억달러에 육박한다는 것은 클라우드판의 고속 성장을 상징합니다. 연간으로 치면 400억달러 수준인데, 전통의 컴퓨팅 강호 중 하나인 HPE의 2019년 매출이 300억달러 밑이었음을 감안하면 무서운 성장세입니다.

클라우드로 중무장한 스타트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2012년 설립된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웨어하우스 업체인 스노우플레이크의 경우 기업 가치가 이미 100억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거함 AWS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도 스노우플레이크는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스노우플레이크 외에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및 보안 스타트업들이 유력 벤처 투자 회사들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계속해서  쏟아집니다. 몇몇 업체의 과점 체제로 판이 정리돼 구경하는 재미가 점점 없어 보이던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시장이 클라우드의 부상 속에 새판이 짜여지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클라우드 밖에서 그럭저럭 먹고 살아왔던 회사들은 하던 것만 계속하고 있기가 참 부담스러워집니다. 기업들의 클라우드 사용은 늘어나고 클라우드에 올라탄 유니콘 기업들이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있는 상황은 클라우드 밖에서 그런대로 먹고 살아왔던 회사들에겐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비춰집니다.

각종 컨퍼런스와 미디어에서는 ‘대세’ 클라우드에 올라탈 것을 주문하는 인플루언서들의 훈수들이 쏟아집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클라우드 밖에서 그런대로 먹고 살아왔던 회사들이 클라우드로 확장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습니다. 기존 제품을 클라우드에서도 서비스 방식으로 제공하거나 클라우드 전용 비즈니스를 선보이기 위한 행보로 분주합니다.

클라우드에서 할 만한 사업 모델이 보인다면 영토 확장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빨리가서 찜해 놓는 것이 정석입니다. 지금은 불확실해 보여도 나중을 위해 베팅해볼 만한 비즈니스 시나리오를 미리 검증해 보는 것도 나쁠 것은 없지요.

하지만 클라우드가 대세라고 해서 중소 기업 입장에선 무턱대고 지를 수만은 없습니다. 투자 대비 효과(ROI)가 당장 나올거 같지 않은데, 불확실한 미래만 보고 신규 사업부 꾸리고 사람 뽑고 하기가 부담스럽습니다. 애플리케이션 보다는 인프라 관련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특히 그런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클라우드, 클라우드 하는데 사업적으로 할만한 것이 딱히 안보이는 형국입니다. 다수 업체들이 이 같은 딜레마 속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셀파소프트 박기범 대표

얼마전 데이터베이스 성능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로 지난해 매출이 50억원 정도인 셀파소프트 박기범 대표를 만났을 때도 클라우드 대응 전략에 대한 고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클라우드에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지가 고민의 골자입니다. 될만한 거리가 있으면 공격적으로 해볼텐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닌거 같고, 그렇다고 그냥 있기도 애매한 상황입니다.  AWS 외에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오라클 클라우드 등 다양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일일이 지원하는 것도 적지 않은 비용과 품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그래서 현재 스탠스는 지켜보면서 필요한게 있으면 대응하자는 관망모드입니다. 기존 고객들이 클라우드로 넘어가면 이를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켓플레이스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미리 올려두는 것 까지는 아직 계획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클라우드가 셀파소프트의 주특기인 DB성능관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박 대표가 예의주시하는 포인트입니다.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DB 성능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지금 만큼 존재할 수 있겠지만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일각에선 기존 IT환경에선 DB 성능 관리 도구를 돈주고 샀는데, 클라우드 쓰면서부터는 돈 내는 것에 인색해지는 기업들도 있다는 후문입니다. 클라우드와 셀파소프트는 어떤 관계를 맺게 될까요? 이래저래 당분간은 클라우드에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할지에 대한 박 대표의 고민과 사색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클라우드에 대한 전략적 고민을 제외하면 셀파소프트는 할말들이 좀 있습니다.

현대기아차  DB(티베로) 모니터링 솔루션으로도 선정된 것이 지난해 거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입니다. 셀파소프트는 현기차  DB 모니터링 툴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올해 현대자동차 그룹사 비즈니스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애플리케이션 성능 관리 업체인 제니퍼소프트 제품과 연동 전략으로 40개 이상의 신규 고객들도 확보했습니다.

박 대표는 “제니퍼소프트와의 협력을 통해 제공하는 솔루션은 WAS와 DB를 한 화면에서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큰 강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는 제니퍼와의 공동 마케팅을 통해 셀파-제니퍼 통합모니터링 고객사를 80개사 이상 확보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