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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한국 자바 개발자에게 기회의 땅 될까

2010.08.20

최근 갤럭시S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안드로이드가 운영체제별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국내 1위로 부상하면서 안드로이드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많은 한국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에 기대를 걸었던 것은, 안드로이드가 오픈소스이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와 더불어 안드로이드가 자바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자바에 능숙한 개발자라면 손쉽게 뛰어들 수 있다는 장점도 큰 몫을 했다.

BlackBerry app dev

그러나 이러한 안드로이드 열풍이 한국 개발자들에게 직접적인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 개발자들은 아직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유료 응용프로그램(앱)을 판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개발에 뛰어든 많은 개발자들이 이 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으며, 적잖은 모바일 앱 개발 업체가 이 점 때문에 안드로이드 개발을 주저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관점에서 모바일 앱 개발에 관심이 있는 자바 개발자라면 블랙베리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블랙베리도 자바 ME(Micro Edition)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외국계 회사에서 블랙베리와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개발한 경력이 있는 한 개발자에게 블랙베리 개발 환경의 특징에 대해 물어봤다.

그는 “블랙베리가 자바 ME에서 확장된 플랫폼이기 때문에 자바 ME를 그대로 사용해도 개발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전했다. 기존 자바 ME 개발자들은 자바 ME를 그대로 사용하면 되고 확장된 블랙베리 API를 사용하는 것은 선택사항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블랙베리는 안드로이드처럼 애플리케이션 생명 주기를 이해해야 하는 개념이 아니라 일반 자바 앱처럼 메인 메소드를 시작점으로 한다는 점만 봐도 일반적인 자바 개발자들이 접근하기에 다른 플랫폼보다 쉽다고 생각한다”고 이 개발자는 덧붙였다.

RIM의 개발 지원도 안드로이드와 비교해 결코 부족하지 않다고 했다. 블랙베리 개발자 사이트에 가보면 영문이긴 하지만 풍부한 개발 지원 가이드가 제공되고 있고, 자격증 제도까지 만들어놓을 정도로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준다고 설명했다. 개발 환경도 블랙베리 사이트에서 이클립스 통합 버전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블랙베리 역시 안드로이드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제품군이 있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 개발 시 기기 특성을 타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이 개발자는 지적했다. 그러나 다른 모바일 앱 개발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고 시뮬레이터 테스트 환경이 만족스러운 수준이어서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들어 안드로이드가 바싹 따라붙고 있긴 하지만, 블랙베리는 여전히 심비안에 이어 세계 2위의 스마트폰 플랫폼이며, 북미시장에서는 수년 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블랙베리 제조사인 리서치인모션(이하 RIM)에 따르면 블랙베리는 전세계 175개 시장 550개 통신사에 진출해 있으며, 지난 5월 기준으로 전세계 가입자 숫자가 4600만명에 이른다. 기업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최근에는 개인 고객이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등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한국 시장에서는 누적 판매량이 수 만대 수준으로 아직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는 못하다. 그러나 4600만명의 해외 시장을 고려한다면 한 번 도전해볼 만 한 시장임에는 분명하다.

현재로서는 한국 개발 업체와 개인 개발자가 블랙베리 앱 개발에 뛰어든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국내에서 단말기 판매량이 미약하고 국내 사용자들이 유료 앱을 구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개발 지원 정보가 영문으로만 제공되고 있는 점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는 블랙베리를 활용해 좋은 성과를 거둔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홍콩에 기반을 둔 S4BB라는 블랙베리 전문 개발업체는 지난 4월 기준으로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건수가 100만건을 넘어섰다. 이 회사의 ‘메모리 부스터'(MemoryBooster)라는 앱은 블랙베리 앱 월드에서 지난 6개월 동안 가장 인기가 높았던 유료 앱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과 2월에는 유료 앱 1위에 올랐으며, 2009년 ‘포춘’지 선정 블랙베리 앱 3위에 오르기도 했다.

S4BB 측은 구체적인 매출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회사 매출의 90%가 블랙베리를 통한 것이라고 밝혔다. 2009년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150% 성장했으며, 순이익이 3배 성장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에서도 아직 블랙베리 앱 월드의 유료 결제가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이와 같은 성과는 전부 글로벌 시장에서 올린 성적으로 볼 수 있다.

양수열 자바 개발자 커뮤니티(JCO) 고문도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는 개발자들에게 블랙베리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거들었다.

그는 “안드로이드 뿐만 아니라 블랙베리도 널리 소개돼 플랫폼이 경쟁하게 되면 결국 그 이점은 소비자와 개발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한국 개발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한 쪽으로 몰리지 않고 많이 확장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블랙베리는 다양한 개발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블랙베리 개발자 프로그램에 등록하면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포함해 개발자 블로그와 뉴스레터, 포럼, 아카데미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다.

유·무료 파트너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무료 등록(Resistered) 개발업체 외에도 엘리트(Elite), 셀렉트(Select), 어소시에이트(Associate) 등 4 단계 얼라이언스 프로그램을 구분해서 운영한다. 프리미엄 파트너에게는 기술 지원 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의 세일즈와 마케팅 등 폭넓은 지원을 한다.

한국 사용자들의 유료 결제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지만 올 하반기 안에 유료 결제가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최근 신용카드 결제 방식을 새롭게 도입한 블랙베리는, 이와 같은 결제 방식을 아시아 시장 등 다른 시장에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월부터는 SK텔레콤과 함께 국내에서 블랙베리 개발자 챌린지도 진행하고 있다. 기업 부문과 개인 부문으로 나누어 신청할 수 있으며 9월26일 마감을 앞두고 있다. 최종 발표는 10월7일에 있을 예정이다.

기업 부문 1위 수상작은 블랙베리 앱 월드에서 우선 노출되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UI 영문화 작업 및 마케팅 기회 부여, 블랙베리 단말기 5대 증정 등 많은 혜택이 제공된다. 개인 부문 1등에게도 1200만원의 상금과 함께, 10개 앱 등록 비용을 지원하고 블랙베리 단말기를 증정하는 등 다양한 부상과 지원이 이뤄진다.

놈 로(Norm Lo) RIM 아태지역 부사장은 이달 초 방한했을 당시 “한국 개발자들이 다양한 블랙베리 앱을 개발하는 것은 한국 블랙베리 이용자를 위해서도 중요지만, 한편으로는 실력있는 한국 개발자들이 전세계 블랙베리 사용자에게 앱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일부 SI 업체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업체하고만 협력해 왔는데, 앞으로 더 많은 한국 개발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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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닷넷 기자. 모바일의 시대에 모두 다 함께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 모바일, 스마트폰, 통신, 소통 / 따뜻한 시선으로 IT 세상의 곳곳을 '줌~인'하겠습니다. ezoomin@bloter.net / 트위터 @ezoo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