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은 스마트폰의 미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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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미래는 폴더블이다. 적어도 삼성전자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작년 9월 ‘갤럭시 폴드’ 이달 11일 ‘갤럭시Z 플립’을 출시했다. 2월1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코드네임 ‘챔프’라고 명명된 ‘갤럭시Z 폴드2’를 오는 7월 갤럭시노트20 시리즈와 함께 출시한다. 1년 사이 3개의 폴더블폰을 내놓는 거다.

| 삼성전자 1세대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개발한다는 소식은 2017 회계연도 결산 보고서에서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와 같은 최신 기술이 적용된 제품 차별화를 지속하겠다”라고 밝히며 처음 외부에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앞서 구부릴 수 있는 OLED 디스플레이 기기를 위한 몇 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2016년과 2017년 취득한 특허 중 일부는 갤럭시Z 플립 출시를 시사하고 있다.

| 삼성전자가 2016년 출원한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 특허의 일부

삼성전자는 2011년 접히는 OLED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개발에 첫발을 뗐다. 2013년 첫 결과물인 커브드 화면이 장착된 ‘갤럭시 라운드’를 공개했고 2015년 화면 좌우 양쪽에 곡면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엣지’ 시리즈를 추가했다. 이 디스플레이는 웨어러블 기기에도 도입했다. 2016년에는 ‘프로젝트 밸리’라고 명명된 접히는 폰 개발을 본격화한다. ‘갤럭시X’라는 이름으로 소문이 무성했던 제품이다. 당시 공개됐던 콘셉트 이미지는 펼칠 경우 거의 태블릿 크기까지 늘어나고, 카멜레온처럼 색이 변하는 새로운 리플렉티브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이었다. 갤럭시 폴드에 가까운 형태다.

접히면 뭐가 좋을까

화면을 자유롭게 변형시킬 수 있는 스마트폰 구현 시기는 현재로선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예상되는 초기 단계의 사용자 경험은 갤럭시 폴드, 갤럭시Z 플립에서 체험할 수 있다. 갤럭시 폴드는 접으면 스마트폰으로 펼치면 태블릿 기능을 하는 제품 콘셉트에 어울리는 예를 들면 뉴스와 페이스북, 메신저 각 영역이 분리되는 더욱 정제되고 시선이 집중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변화된 화면 크기에 따라 앱이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 갤럭시 폴드

한 손가락으로 화면 오른쪽을 슬쩍하면 앱 전환기가 나타난다. 앱 서랍에서 선택된 앱은 7.3형 화면에 최대 3개까지 배치할 수 있다. 2개 또는 3개의 앱이 실행되고 있을 때 화면의 자유로운 배치도 가능하다. 손가락으로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끌어다 놓으면 각각의 앱 위치가 바뀌는 동작이 실행된다. 스마트폰 모드에서 실행된 앱 예를 들면 구글 지도 화면이 태블릿 모드로 전환되는 동시에 7.3형 큰 화면을 가득 채운다. 넷플릭스 스트리밍 화면 역시 그렇게 된다.

갤럭시Z 플립은 다소 두껍지만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정사각형 폰이 6.7형 화면으로 커지는 복고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이다. 폴더폰 감성을 자극하는 동시에 진정한 포스트모던 스마트폰 경험을 제공한다. 최신 플래그십만큼 얇거나 가볍지 않지만 작동 방식이 독특하고 매력 있다.

| 갤럭시Z 플립 ‘플렉스 모드’

갤럭시Z 플립의 노트북처럼 자유로운 각도 고정이 되는 21.9대 9 화면비의 OLED 디스플레이(해상도 2636×1080, 풀HD+, 425ppi)는 전용 UI를 입힌 앱이 작동된다. 직각에 가깝게 접으면 화면 상단과 하단을 동시에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플렉스 모드’로 바뀌며 일반 스마트폰에 없는 멀티태스킹을 접하게 된다. 위쪽 화면에 사진, 영상 등 콘텐츠를 띄우고 아래쪽 화면에서는 앱 재생기를 띄우는 독립된 기능을 한다. 유튜브, 듀오(구글 영상 통화 앱), 카메라, 갤러리 등 몇몇 앱이 이 같은 작동에 최적화됐다. (※관련기사 : 접어서 좋은게 뭘까? 갤럭시S20·갤럭시Z 플립 만져보니…)

2개의 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멀티 액티브 윈도우’도 잘 작동한다. 화면 오른쪽을 스와이프해 ‘멀티 윈도우 트레이’를 열고, 자주 쓰는 앱 순으로 순서나 위치를 조정해 넓은 화면을 나눠 쓸 수 있다. 갤럭시Z 플립을 잡을 때도 유연성이 편리했다. 이미지가 접힌 부분에 걸쳐 펼쳐있을 때 왜곡이 없고, 접힌 중간에서도 손가락으로 탭을 하면 잘 작동됐다.

과제는

폴더블폰은 일상적인 구부림 정도에서 견딜 수 있도록 플렉시블 회로 기판과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코팅막을 입힌다. 외부 충격에 약한 (터치 기능을 하는) 인듐주석산화물(ITO)은 10만번 안팎의 반복적인 굽힘에도 버티는 메탈메시로 바꿨다. 문제는 화면을 접을 때 생기는 주름, 내구성이다.

갤럭시 폴드의 디스플레이는 유리가 아니기 때문에 코닝사의 고릴라글래스로 마감된 일반 스마트폰보다 저렴한 느낌이다. 화면을 만질 때 너무 세게 누르면 움푹 패지 않을까를 걱정이 되며 접히는 힌지 부분은 우글거리는 느낌이 든다. 가운데 주름이 가장 불만이다.

갤럭시Z 플립은 갤럭시 폴드에서 학습한 소중한 경험을 통해 화면 주름을 잡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 하지만 알려진 것보다 완벽하지 않다. 화면 주름이 상대적으로 덜 생기고, 외부 자극에 강한 초박형 강화 유리(UTG)를 처음 적용했는데 알려진 것보다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유튜버 <제리릭에브리싱>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12분 분량의 영상에서 갤럭시Z 플립 화면은 손톱으로 눌러도 자국이 생겼다며 “강화 유리 소재에 기대했던 내구성과는 거리가 멀다”라고 밝혔다.

노트북도 폴더블

접히는 화면은 더 이상 콘셉트 동영상이나 SF 영화에 나오는 물건이 아니라 실제로 살 수 있는 제품이 됐다. 예상했던 대로 저렴하지도 완벽하지도 않지만, 사람들은 흥분했다. 갖가지 문제점에도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시장을 바꿔놓을 다음 세대 폼팩터 맨 앞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 연말 클램셸 디자인의 ‘서피스 듀오’를 출시한다. 애플은 2월4일(현지시간) 미국 특허청에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힌지가 결합된 기기’라는 제목의 특허를 출원했다. 기기를 접을 때 화면이 구겨지거나 손상되는 걸 최소화하는 힌지 메커니즘에 대한 내용이다. 디스플레이를 펼치면 움직이는 판이 틈을 메운다. 애플은 2019년 2월과 3월, 5월에도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 특허를 신청한 바 있다. 태블릿을 반으로 접는 기술, 스마트폰을 반으로 접는 기술, 폴더블 기기의 힌지 등이다.

2013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G플렉스’ 출시 경험이 있는 LG전자도 폴더블폰 전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LG디스플레이는 CES 2020 개막 전날인 1월6일(현지시간) 비공개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언론 대상의 새롭게 개발 중인 (완전히 펼치면 태블릿으로 가운데를 접으면 노트북으로 쓸 수 있는 13.3형 크기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선보였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노트북·태블릿 등에서 폴더블 구현을 위한 기술 준비는 마쳤다”라며 “올해 폴더블 OLED를 상용화하고 고객사의 상품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CES 2020에서는 폴더블 노트북도 등장했다. 레노버 ‘씽크패드 X1 폴드’는 필요에 따라 완전히 펼쳐 태블릿처럼 쓰거나 화면을 접어 노트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화면을 접으면 터치식 키보드가 나타난다. 블루투스 키보드가 연결되면 디스플레이를 두 화면으로 나눠 독립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관련기사 : “노트북도 이제 폴더블, 씽크패드 X1 폴드”)

갤럭시 폴드를 처음 접하고 놀라웠던 점은 여러 단점에도 태블릿을 접고 주머니에 넣을 수 있다는 거였다.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사람들의 상상을 현실화했고, 기존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그저 그런 제품으로 보이게 했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 갤럭시 폴드는 폴더블폰 역사의 각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