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는 웃고, 택시는 울었다

선고가 내려지자 격분한 택시기사들이 욕설과 고함을 내뱉었다.

가 +
가 -

“무죄를 선고한다.” 재판부 판결이 나오자 현장은 방청객들이 내지른 고함으로 술렁거렸다. 택시기사들은 울분을 터뜨리며 거세게 항의했다. 욕설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2월19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브이씨엔씨(VCNC) 대표, 각 법인 등에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두 대표에게 각각 징역 1년형을, 법인에는 2천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타다 측이 앱을 통해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이용,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운영하고 자동차 대여사업자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유상 여객운송을 했다는 것이 검찰 측 주장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타다 서비스를 ‘초단기 승합차 임대차(렌트)’로 인정하고, 불법적인 유상 여객운송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상구 부장판사는 “고전적인 이동수단의 사용관계에 기초하여 이 사건 처벌 조건을 확정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비추어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법리상 타다가 이 사건 처벌 조항의 구속 요건에 해당한다고 해도 △택시보다 비싼 이용요금을 책정하고 △서비스 출시 전 법률 검토를 진행한 점을 감안할 때 고의성이 없다고 봤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익명의 법조계 관계자는 “형사처벌은 죄형 법정주의를 고려해 법에 정해진 대로만 해야 한다. 확대해석하면 법적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예상된 판결”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검찰이 항소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이번 재판은 2심으로 이어질수 있다. 그럼에도 타다측은 일단 판결에 안도하는 모습이다. 박재욱 VCNC 대표는 법정을 나서며 “(법원에) 오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좋은 판결을 받았다.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라며 “앞으로 이동약자와 드라이버, 택시업계와 상생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재웅 대표는 박재욱 대표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말은 아꼈지만 터져 나오는 미소는 감추지 못했다. 이 대표는 이후 자신의 SNS에 입장문을 올리고 “타다는 무죄다. 혁신은 미래다. 혁신을 꿈꾸는 이들에게 새로운 시간이 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혁신을 꿈꿨다는 죄로 검찰로부터 1년 징역형을 구형받던 날, 젊은 동료들의 눈물과 한숨을 잊지 않겠다”라며 “더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느낀다. 미래의 편에, 젊은 시간의 편에 서겠다”라고 강조했다.

타다는 회사 차원에서도 공식입장을 내고 “법과 제도 안에서 혁신을 꿈꿨던 타다는 법원의 결정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로 달려가게 됐다”라며 “타다의 새로운 여정이 과거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의 기준을 만들어가는데 모든 기술과 노력을 다할 수 있도록 지지해달라”라고 말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관계자는 “재판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라며 “이제 스타트업들이 불안감을 덜 느끼며 사업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출현하기 위해서는 법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현장은 아수라장…택시기사들 울분

법적 판결은 나왔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특히 택시 기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4개단체는 타다 무죄선고 관련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번 판결은 대자본과 대형로펌을 내세운 타다에 대해 면죄부를 주기 위한 궤변에 불과”하다며 “여객운송시장을 무법지대로 만든 법원 판결을 규탄한다. 국회는 ‘타다’ 관련 여객법을 즉각 의결하라”고 촉구했다.

판결 후 재판장에서도 택기 기사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현장에서 만난 한 현직 택시기사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 재판부를 믿었고 징역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유죄 선고가 날 거로 생각했다”라며 재판 결과에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손차용 강서지부 대의원은 “멀쩡한 택시기사들은 모든 것을 통제받고 있는데 타다는 제멋대로다. 국토부 등 관계 부처들이 서로 처분을 미루다가 이런 결과가 나왔다”라며 “택시기사는 합법적인 직업이고 타다는 불법이다. 타다 손님들은 (타다를) 임차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데도 현 정권은 이게 신산업이라고 한다”라고 토로했다.

법인택시업계 관계자는 “유죄 판결이 났으면 타다금지법의 본회의 통과가 유력했으나 현재는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라며 “규제 혁신형 플랫폼택시법과 타다금지법이 함께 있는데, 법사위에서 타다금지법만 빼고 통과시키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라며 한숨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