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논란에 휩싸였던 ‘타다’가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에 기소된 지 넉 달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2월19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브이씨엔씨(VCNC) 대표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이 대표 등은 타다 모바일 앱을 통해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이용해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운영하고, 자동차 대여사업자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유상여객운송을 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하 여객법) 34조2항과 3항에 따르면 자동차대여사업자는 사업용 자동차를 빌린 사람에게 운전자를 알선해서는 안 된다. 유상여객운송도 금하고 있다. 다만 예외규정인 시행령 18조에서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의 승합차를 임차하는 이에게는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고 있다.

검찰은 타다를 ‘불법 콜택시’로 규정했지만 타다는 “기존의 운전기사 포함한 렌터카 영업을 앱에서 구현한 합법 서비스”라고 맞서 왔다. 타다가 택시냐 렌터카냐를 놓고 재판부는 쏘카와 타다 이용자 사이 승합차 임대계약의 성립 여부로 이를 판별할 수 있다고 봤다.

타다는 ‘초단기 승합차 렌트’ 사업이다

결론은 타다의 승이었다. 재판부는 타다를 ‘초단기 승합차 임대차(렌트) 사업’이라 판단했다. 쏘카와 타다 이용자 사이에는 타다 승합차의 임대차계약이, 쏘카와 운전기사 용역업체 사이에는 기사 알선 계약이 체결된다는 타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타다 서비스를 두고 타다 이용자의 직접운전 없이 분 단위 예약호출로 쏘카가 알선한 타다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차를 이용자가 필요한 시간에 주문형(on-demand)으로 임차, 렌트하는 일련의 계약관계가 성립한다고 봤다. 이용자와 쏘카 사이 ‘전자적으로’ 임대차 계약이 성립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도 판시했다.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타다 이용자가 앱으로 타다를 호출하는 과정에서 승합자동차 대여 서비스 이용약관에 동의했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승합차를 임차하는 것이 아니라 ‘콜택시’를 탄 것으로 인지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타다 이용자가 임대차 계약을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모바일 초단기 임대차 계약은 성립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초단기 계약을 거친다는 서비스 특성상, 검찰이 든 근거들이 모빌리티 플랫폼에서는 본질적인 (불법의) 증표가 될 수 없다”라며 “전자적으로 이루어진 피고인 쏘카와 타다 이용자의 거래 형태 계약은 유효하고, 임대차 계약 성립 자체를 부정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타다 기사가 타다 근로자인지에 대한 해석도 나왔다. 재판부는 프리랜서 타다 기사들이 근무 요일과 시간을 자율 결정하고 있으며 VCNC는 타다 앱을 통해 고객불만사항을 수렴하고 기사의 평점 및 팁을 용역업체에 제공할 뿐, 용역업체가 해당 기사들의 관리·감독을 실시했다고 결론 지었다.

이용자가 타다 타는 행위, ‘여객운송’ 아냐

이번 판결에선 여객운송의 정의도 다뤄졌다. 재판부는 여객법에서 여객운송을 별도로 정의하지 않고 있어, 그 의미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법에 명시된 유상 여객운송에 ‘무면허 다인승 콜택시 영업’만이 아니라 타다 서비스처럼 운전자 알선이 허용되는 범위의 승합차 임대차까지 포함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형벌 법규를 지나치게 확장 또는 유추·해석해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승합차 렌터카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면, 플랫폼을 통한 타다 서비스의 거래구조를 부인하고 타다 서비스로 인해 여객을 유상 운송하는 것과 같은 경제적 효과가 발생했다고 평가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불법이라 해도, 고의는 아니다”

재판부는 이재웅 대표 등이 고의로 법을 위반하려 하지도 않았다고 봤다. △타다 이용요금을 상대적으로 택시보다 비싸게 책정하고 △서비스 출시 전 로펌을 통해 적법성을 검토했으며 △이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담당 공무원들과 전화, 이메일 등 교류가 있었으나 이들이 타다 서비스의 위법성에 대해 부정적인 논의나 행정 지도를 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또 △서울시도 행정처분을 하지 않았고 △택시요금 인상을 감안하더라도 서울 개인 및 법인택시 운행건수가 감소한 데 반해 매출은 증가했으며 △타다 서비스 출시 1년여가 넘은 현재까지 VCNC의 영업손익이 적자인 점을 짚었다.

재판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택시보다 비싸더라도 타다를 호출하는 건 시장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승차공유 서비스는 경제체제를 막론하고 전세계적으로 진통을 겪으며 다양한 모습으로 수용되고 있다”라며 “우버 등의 사태를 거치며 사회적 합의가 어려운 대한민국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여객법을 검토, 그 범위 안에서 혁신적인 차량(승차)공유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플랫폼을 설계해 시장에 출시한 것만으로 이들이 이 사건 처벌조항을 피하려 공모했다 보기는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한 직후 “‘꼼수다’, ‘법을 해킹했다’라는 논란이 있던 타다에게 1차적으로 법리적인 판단을 내렸다”라며 “택시 등 교통운수업자들과 모빌리티 산업의 주체들, 규제당국이 함께 고민해 건설적인 해결책과 솔루션을 찾는 것이 계속될 재판의 학습 효과, 또는 출구전략이라 여겨진다”라는 소회를 남겼다.

타다금지법’ 남았다

이번 판결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여객법 개정안(일명 ‘타다금지법’) 통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가 타다를 무죄로 판단하면서 현행 타다 베이직 운행을 금지하는 이 법안도 힘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개정안 통과가 불발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택시업계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택시단체들은 입장문을 통해 “여객운송시장을 무법지대로 만든 법원의 판결을 규탄한다”라며 “국회에서 심의 중인 타다금지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택시업계 한 관계자는 “유죄 판결이 났으면 타다금지법의 본회의 통과가 유력했으나 현재는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라며 “이 여객법 개정안에는 규제 혁신형 플랫폼택시법과 타다금지법이 함께 들어가 있는데, 타다금지법이 여기서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판결로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이 증폭될 거라 내다봤다. 박 의원은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것은 사법부가 아니라 명백히 입법부의 몫”이라며 “새로운 모빌리티의 발전과 택시업계와의 상생을 위해 법사위에 올라가 있는 여객법은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회 논의를 통해 법 개정이 정해지겠으나 이번 판결 내용이 일부 녹아들 것으로 보인다”라며 “모빌리티 업계는 한숨을 돌렸지만 반대로 택시업계의 우려는 커졌기 때문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며 법을 개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업계는 법안의 통과 여부가 보다 확실해지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타다 베이직의 운행을 금지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기는 하나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택시’를 허용하는 것이 이 법안의 골자이기 때문이다. 타다와 동일한 렌터카 기반 호출 서비스 ‘파파’를 운영하고 있는 김보섭 큐브카 대표는 “국내 사업은 규제혁신 플랫폼택시가 제도화될 때까지 기다릴 계획”이라며 “법제화가 이루어져야 안정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관계자도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출현하기 위해서는 법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이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