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독점 규제 속 거대 테크 기업 전술 변화 움직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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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테크 기업들을 상대로한 미국 의회와 규제 기관의 반독점 조사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는 가운데 해당 업체들이 먼저 사업 구조에 변화를 주려는 행보가 속속 포착되고 있다.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사업 방식을 바꾸겠다고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외부 시선을 의식해 이런저런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외신들에 따르면 대형 테크 기업 중 현재 미국 의회와 정부 규제기관의 안테나에 많이 잡히는 회사들은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이다. 90년대까지 반독점의 대명사였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에는 반독점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비켜서 있다.

2월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경쟁사 애플리케이션도 기본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홈팟 스마트 스피커와 관련해선 애플 뮤직 외에 타사 음악 서비스에도 문호를 개방하는 것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애플, 아이폰-아이패드에 타사앱 기본 설정 허용 검토”

논의는 초기 단계지만, 애플의 행보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서 자사 서비스에 불공정한 우위를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을 내부적으로 꽤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달초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디지털 광고 분야에서 보유한 시장 지배력 때문에 규제 당국의 관심 기업이 된 구글도 이런저런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구글 경영진들은 비공식적으로 광고 기술 사업부를 분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과 애플의 행보와 관련해 IT미디어 <리코드>는 규제 당국이 행동을 취하거나 소송을 걸어오는 것을 피하기 위한 수단을 찾고 있는 것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더 큰 폭탄을 맞기전에 적당한 희생양을 찾으려하는 것일 수 있다는 얘기다.

거대 테크 기업에 대한 미국 의회 및 규제 당국의 감시는 일회성 이슈는 아닌 것 같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감시망의 폭은 깊어지고 범위는 넓어지는 양상이다.

미국 하원 반독점 소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애플이 외부 앱 개발자들을 다루는 방식과 외부 앱을 기본 옵션으로 하지 못하도록 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왔다. 애플은 또한 앱 개발자들에 의해 집단 소송에도 직면해 있다. 이들 개발자들은 애플이 아이폰에서 자사 플랫폼 외에 다른 앱스토어가  제공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자사 앱스토어에서 수익에 많은 타격을 정도로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불법적인 독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앱이 판매되면 3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비공식적이기는 하지만 구글이 광고 기술 사업 분사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도 규제 당국의 감시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WSJ> 보도 당시 구글 대변인은 광고 기술 부서를 매각하거나 사업에서 철수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WSJ>은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관련 내용을 전했다.

이커머스 공룡인 아마존도 반독점 조사의 영향권에 들어선지 오래다. 하원 반독점 소위 의원들과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아마존이 파트너 및 경쟁사들과 비교해 자사 제품 및 서비스를 얼마나 우선시하고 있는지, 이 같은 방식이 소비자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심을 보여왔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아마존도 선제 대응을 취했다. 미국에서 아마존 판매자들이 다른 사이트에서 보다 저렴하게 상품 가격을 매기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을 포기했다. 하지만 아마존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일부 상인들은 기존 가격 정책이 여전히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아마존이 제공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도 반독점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 12월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FTC 조사관들은소프트웨어 회사들을 상대로  AWS의 비즈니스 행위들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FTC는 아마존이 반독점법을 위반했거나 경쟁을 침해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중이다. [관련기사]  “아마존 클라우드 사업도 반독점 조사 영향권 진입”

페이스북과 관련한 반독점 감시망은 작은 회사들은 인수한 부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FTC는 최근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까지 포함한 4개 거대 테크 기업에게  유망 스타트업 인수와 관련한 정보와 문서를 내놓도록 요구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반독점 감시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정부와 거대 테크 기업 간 반독점 논쟁은 지난 2013년  FTC가 검색 결과와 관련해 구글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일단 정리되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들어 반독점 논란은 다시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감시 대상 및 범위도 이전보다 커졌다. 그런 만큼 미국 정부와 의회가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에 따라 거대 테크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도 지금과는 달라질 수 있다. 리코드는 “위협적인 행동만으로 거대 테크 기업에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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