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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Z 플립 “이르지만, 인상적인 미래”

2020.02.26

‘갤럭시Z 플립’은 장단점이 공존하지만 매력적인 물건이다. 반으로 접었을 때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이 스마트폰의 외부는 견고하고 접히는 화면 중간은 먼지 같은 이물질이 끼지 않도록 설계된 ‘하이드어웨이 힌지’ 덕분에 반듯하게 접힌다. 갤럭시Z 플립을 열고 닫는 사용하는 전체적인 그리고 순간순간의 장면은 인상적이다.

|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

펼치고 접고 동작이 자연스럽다. 접었을 때 힌지쪽 디스플레이 가장자리가 겉으로 드러나는 ‘모토로라 레이저’와 다르게 갤럭시Z 플립은 프레임이 완벽하게 감싼다. 얼마 동안 문제없이 작동할지 장담할 수 없지만 힌지 근처는 먼지 같은 이물질이 들어갈만 틈새는 보이지 않는다. 갤럭시 폴드보다 훨씬 잘 접힐뿐더러 유용하다. 힌지 회전 각도에 제한이 없어서다. 힌지는 45도 이상이면 각이 잡히고 조절은 힘들지 않다. 그러나 열려면 양손이 필요하다. 폴더폰처럼 한 손으로 가볍게 열 수 없다. 사실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

| 울트라씬글라스(UTG) 디스플레이는 자유롭게 접고 펼칠 수 있으나 충격에는 여전히 민감하다.

출시 날 갤럭시Z 플립을 구입한 얼리어답터 최필식 씨는 “화면이 손톱자국이 남는 수준의 충격에 민감하다. 울트라씬글라스(UTG) 디스플레이 위에 보호용 플라스틱을 덧대었기 때문”이라며 플라스틱은 기존 스마트폰 정도의 충격 흡수가 힘든 울트라씬글라스의 불완전함을 가리는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접고 펼치는 재미, 양손이 필요해

울트라씬글라스 디스플레이 적용 효과는 있다. 화면에 손가락을 대보면 갤럭시 폴드보다 확실히 개선된 일반 스마트폰 화면 같은 익숙한 매끄러운 촉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완전하게 평평하지 않고 조명에 따라 접히는 화면 중간의 주름이 눈에 띈다. 화면 위에서 아래로 손가락을 대고 오르내리면 굴곡진 부분이 느껴진다.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화면 중간 주름이 확인된다.

펼쳤을 때 6.7형의 길쭉한 화면(21.9 대 9 화면비, 2636×1080 해상도, 425ppi)이 완성된다. 상단 중앙 카메라를 제외하면 전체가 화면이다. 디스플레이를 감싸는 베젤은 살짝 두껍지만 균형이 잡혀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살짝 돌출된 베젤은 접었을 때 화면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하고 틈새 없는 반듯하게 접히도록 돕는다.

갤럭시Z 플립의 진짜 매력은 완전하게 펼쳤을 때 그리고 45도 이상 직각에 가깝게 접었을 때 나온다. 직각에 가깝게 접으면 화면 상단과 하단을 동시에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플렉스 모드’로 바뀌며 일반 스마트폰에 없는 멀티태스킹을 접하게 된다. 위쪽 화면에 사진, 영상 등 콘텐츠를 띄우고 아래쪽 화면에서는 앱 재생기를 띄우는 독립된 기능을 한다. 카메라, 듀오, 갤러리 등 몇몇 앱이 플렉스 모드에 최적화됐다.

| 갤럭시Z 플립을 특별하게 만드는 ‘플렉스 모드’

카메라 앱을 실행하고 45도 각도를 맞추면 상단에 있던 컨트롤 아이콘이 화면 중간으로 내려오는 UI 재배치가 순식간에 이뤄진다. 상단은 카메라 촬영 화면 하단은 셔터 같은 기능 버튼이 자리한다. 상단으로 피사체를 보고 하단에서 컨트롤할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손을 펴는 제스처에 카메라는 반응해 촬영된다. 셀카를 찍는 가장 완벽한 방법 중 하나다. 얼리어답터 최필식 씨는 “플렉스 모드는 일반 스마트폰에는 없는 갤럭시Z 플립의 강점”이라면서도 카메라 등 기본 앱 몇 가지만 지원되는 활용성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자체 앱 대부분이 플렉스 모드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놀랍지만, 가까운 미래 앱이 늘어날 것이다.

플렉스 모드 아쉬움

| ‘멀티 액티브 윈도우’ 기능을 활성화는 ‘멀티 윈도우 트레이’

2개 이상 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멀티 액티브 윈도우’는 플렉스 모드의 아쉬움을 매운다. 화면 오른쪽을 스와이프해 ‘멀티 윈도우 트레이’를 열고, 자주 쓰는 앱 순으로 순서나 위치를 조정해 넓은 화면을 나눠 쓸 수 있다. 플렉스 모드와 다르게 거의 모든 앱이 대상이다.

| 상단 트레이 전원 아이콘을 눌려야 전원을 끌 수 있다.

갤럭시Z 플립은 잠금 해제 기능의 지문 센서를 측면 전원 버튼에 내장한다. 불가피한 선택이다. 외관상 후면에 지문 센서를 넣기 힘들고 얼굴 인식은 삼성전자의 작동 방식이 그리 매끄럽지 않다. 얼리어답터 최필식 씨는 “10번 시도하면 두어 번은 실패하는 낮은 정확도가 아쉽다”라며 “길게 누르면 전원 종료가 아닌 빅스비가 실행되는 것도 탐탁지 않다”라고 말했다.

| 외부 1.1형 화면은 후면 카메라를 셀카용으로 쓸 때 뷰파인더 역할을 한다. 매우 작지만 의외로 많은 기능이 할당돼 있다.

접은 상태에서 전원 버튼 기능이 더 흥미롭다. 두 번 연속 누르면 1.1형 외부 디스플레이는 사용자 이미지를 작게 보여주고, 손가락으로 밀면 광각과 초광각 카메라 사이를 오갈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주 사용할 것 같지 않지만, 몇몇 얼굴에 자신 있는 사람들이 만족할 참신한 장치다. 이 작은 화면은 음악을 재생하고 전화를 받을지 거절할지 그리고 시간, 날짜, 알림을 표시해주는 폰을 여는 횟수를 줄여 배터리 수명을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배터리 수명은 어떨까. 갤럭시Z 플립에는 아주 무난한 3300mAh 배터리가 내장된다. 배터리 수명을 확실히 파악하려면 벤치마크 시뮬레이션과 특정 작업의 반복적인 실험을 해야 하지만 일단 2시간가량 쓰고 끄기를 하는 일상적으로 사용한 후 확인한 배터리 잔량은 약 20% 줄어들었다. 뛰어나다고 할 수 없다. 표준이다.

여러 장단점이 존재함에도 갤럭시Z 플립을 체험한 시간은 즐거웠다. 솔직히 말하면 기대했던 미래는 아니다. 그러나 확실한 한 가지는 갤럭시 폴드 이상의 품질에서 완성됐다는 거다. 눈에 거슬리는 주름은 사용 시간에 비례해 거의 의식하지 않게 됐다. 삼성전자가 홀로 하기 가장 어려운 영역, 분할된 화면에서 다른 기능을 하는 플렉스 모드 지원 앱이 충분해질 때 사람들에게 갤럭시Z 플립은 투자할 가치가 있는 제품임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aspe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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