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받는 ARM 맥북, 관건은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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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모든 맥 라인업에 탑재되는 인텔 코어 칩을 자사 칩으로 대체할 거란 꽤 오래된 루머는 현실화될 수 있을까. 맥OS가 ARM 모바일 칩 위에서 작동될 수 있다는 루머가 끊이질 않는다. 애플 정보 분석 전문가 밍치궈 홍콩 톈펑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ARM 탑재 맥이 2021년 상반기 공개될 수 있다는 예측을 냈다.

밍치궈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향후 12개월-18개월 사이 5나노 공정 A칩을 상용화하고 2021년 상반기 해당 칩이 탑재된 맥을 내놓을 거라 봤다. 애플의 자체 칩 맥 탑재는 사실 오래전부터 예견돼왔다.

애플, 파워 칩에서 인텔 전환 경험

| 맥OS 카탈리나에서 추가된 ‘사이드카’, 아이패드를 보조 모니터, 태블릿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애플은 2012년 출시한 아이폰5에 자사의 첫 주문 제작 칩인 ‘A6’을 탑재했다. A6 칩은 ARM 아키텍처에 기반한 직전 아이폰과 비교해 배터리와 성능 간의 더 좋은 균형을 보여줬다. 애플이 당시 이런 기술력을 확보하기까지 수년이 걸렸다. A6 칩은 애플이 스마트폰부터 태블릿까지 기기의 배터리 수명을 늘리면서 동시에 CPU와 앱 성능을 대폭 향상시키는 시발점이 됐다. 아이폰에서 아이패드로 그리고 아이맥과 맥북에 탑재되는 커스텀 칩에 이르는 애플은 계획대로 움직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애플인사이더>는 애플 A칩 설계에서 쌓은 경험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A13 바이오닉 칩을 맥에 응용할 수 있다는 거다.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애플은 2019년 5월 ARM CPU 아키텍트 마이크 필리포를 영입한 바 있다. 마이크 필리포는 ARM에 합류하기 전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인텔에서 CPU 설계와 시스템 아키텍트를 1996년부터 2004년까지 AMD에서 재적한 CPU 설계 전문가다. 그는 ARM에서 수석 아키텍트로 일하며 코르텍스-A76와 코르텍스-A72 개발을 주도했다. ARM 7나노와 5나노 칩 아키텍처 개발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마이크 필리포의 애플 합류는 맥용 ARM 칩 개발 본격화를 의미하지 않을까.

애플은 분명 고속 프로세서를 만들 역량이 있으며, 아이폰XS와 아이패드 프로 11형에 탑재된 A12 칩 시리즈는 맥북에 사용되는 일부 인텔 CPU만큼 빠르다. 아이폰보다 훨씬 큰 맥용 CPU를 만드는 것은 힘든 과제이지만, 마이크 필리포 합류로 애플 엔지니어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로 보인다.

애플은 이미 OS 이식이 간편한 앱 생태계 구축에도 손을 댔다. 작년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맥용 새 운영체제 ‘맥OS 카탈리나’를 공개하며 iOS와 맥OS 앱 통합의 첫발을 내디뎠다. 맥OS의 기본은 더욱 세련되게 다듬고 직전 ‘맥OS 모하비’에서 처음 시도된 메모, 주식, 음성 메모 같은 iOS 앱과 맥OS의 통합은 더욱 가속화한다. UI킷을 활용하는 맥OS와 iOS 통합은 ‘프로젝트 카탈리스트’가 중추 역할을 한다. 프로젝트 카탈리스트는 개발자가 몇 달씩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도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물론, 맥에서 실행할 수 있는 앱을 쉽게 만들 수 있다.

프로젝트 카탈리스트는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더라도 애플이 인텔 CPU를 떠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 애플은 모토로라 68K 및 파워PC 기반 칩에서 인텔로 전환한 경험이 있다. 개발자들은 이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2018년부터 ARM 칩 지원에 나서 최근 서피스X에 이르기까지 인텔과 AMD, ARM 칩에서 작동되는 운영체제 통합을 실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