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을 ERP-CRM 통합하는 엔터프라이즈 미들웨어로 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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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진행된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저장소 구축 관점에서 접근하는 방식이 주류였다. 블록체인을 분산 원장(DTL)으로 쓰려는 시도가 대부분이었다. 퍼블릭 블록체인을 엔터프라이즈 환경에 접목하는 경우에도 대규모 금융 거래를 수행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런 가운데 퍼블릭 블록체인을 대규모 금융 거래가 아니라 기업들이 내부 시스템을 통합할 수 있는 미들웨어 관점에서 투입하려는 시도가 나와 주목된다.

3월4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영역에서 활동해온 어니스트앤영(EY), 컨센시스, 마이크로소프트는 퍼블릭 이더리움 블록체인 메인넷을 기업들이 사용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 등의 시스템과 연결하는 베이스라인 프로토콜을 위해 손을 잡았다. 3사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거래를 처리하는게 아니라 기업내 시스템 조정자로서 블록체인을 활용하는데 베이스라인 프로토콜의 초점을 맞췄다.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 업체인 컨센시스의 존 울퍼트 웹3스튜디오 총괄에 따르면 이더리움을 신뢰 데이터 저장소가 아니라 메시지 지향 미들웨어(Message-oriented middleware, MOM)로 활용하는 것은 새로운 접근이다. 하지만 일부는 이를 식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는 “이것은 기록 시스템에서 미들웨어로 멘탈 모델(mental model)이 바뀌는 것에 대한 것이다.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재미없는 방식이다. 우리는 약간의 지루함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울퍼트는 이더리움을 미들웨어로 쓰는 것은 분산 시스템과 인터페이스를 연결하는 메시징 인프라인 예전의 메시지 버스에 비유했다. 이더리움은 표현성이 좋아진 메시지 버스 버전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매직 버스로 부르는 것을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개념은 대기업 보안 책임자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 대기업 IT환경에서 주요 데이터들은 여전히 방화벽안에 많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대규모 엔터프라이즈 자원 관리(ERP)와 고객 관계관리(CRM) 시스템을 통합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지출해왔다. 3사는 베이스라인 프로토콜을 앞세워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면서 이더리움 퍼블릭 블록체인을 내부 시스템 통합에 쓸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그는 베이스라인 프로토콜의 활용 사례를 설명하기 위해 조달 주문을 확인하고 검증하는 프로세스를 예로 들었다. 기업들은 베이스라인과 이더리움을 사용해 조달 주문 기록과 여기에 관련된 일부 비즈니스 로직을 토큰화할 수 있다. 울퍼트 총괄은 “우리는 이더리움 메인넷을 범용 프레임으로 사용할 수 있다. 내가 갖고 있는 구매 주문은 당신이 갖고 구매 주문 기록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기록을 바꾸거나 새로운 기록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비즈니스 룰들은 우리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실행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베이스라인 프로토콜 코드는 3월말 공개될 예정이다. 기술위원회도 꾸려진다. 위원회에는 EY, 마이크로소프트, 컨센시스 외에 스플렁크, 메이커다오, 듀크대, 체인링크, 유니브라이트, 인비전 블록체인, 네오코바, 코어 컨버전스, 프로바이드, W3B클라우드도 참여한다.

그동안 엔터프라이즈 영역에서 토큰이나 퍼블릭 블록체인은 예민한 주제였다. 대기업들은 가급적 암호화폐는 빼고 블록체인만 쓰려는 경향이 강했다. 퍼블릭 보다는 프라이빗 브록체인의 영향력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강했던 이유다. 이에 대해 폴 브로디 EY 블록체인 부문 총괄은 프라이빗 DLT 모델은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는 확장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이것이 가장 큰 문제임을 보여주는 많은 증거들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베이스라인 프로토콜에는 프라이버시 기술인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s) 기술도 투입됐다. 퍼블릭과 프라이빗 블록체인 모두에 걸쳐 기업 시장 진입을 위해 풀어어야할 숙제 중 하나인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EY, 컨센시스, 마이크로소프트는 베이스라인 기반 시스템 일부를 토큰화하는 과정에서 영지식증명 기술을 사용했다. 영지식 증명은 정보를 모두 공개하지 않고도 그것이 진실임을 증명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러나 영지식증명은 확장성에서 단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상대적으로 많은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하다 보니 이더리움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구현할 경우 가스비도 많이 소요될 수 있다. 가스는 이더리움에서 거래시 부과되는 수수료 개념이다. 이에 대해 EY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영지식증명을 묶어서 처리하는 방식을 검토해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