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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마스크 재고 수량, 현장 곳곳서 엇박자..왜?

2020.03.11

마스크 재고 현황 앱 서비스가 시작됐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을 비롯해 마스크스캐너, 마스크사자 등 앱·웹 서비스 등이 공적 마스크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알리고 있다. 정부가 공적 마스크 판매 데이터를 지난 10일부터 개방한 덕이다. 하지만 서비스상에 표기되는 데이터와 실제 약국 재고가 맞지 않아 현장에서는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재고가 있다고 해서 약국을 찾았지만 허탕을 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예상을 벗어난 마스크 재고 시차

직장인 양은선 씨(32세)는 11일 마스크 재고 앱을 보고 서울 광화문 일대 약국을 돌았지만 번번이 마스크 구매에 실패했다. 양 씨는 “마스크 5부제에 맞춰 연령대가 맞는 사무실 동료들과 마스크 구매를 시도했는데 실제 구매는 어려웠다”라며, “마스크 판매 데이터 공개가 시도는 좋은데 약국 등 정보 제공자들이 현실적으로 재고 데이터를 입력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거 같고, 희망 고문처럼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 여의도 일대 약국을 취재한 결과 마스크 재고 현황 서비스와 실제 재고가 맞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현재 서비스 상에서는 마스크 현황을 100개 이상(녹색), 30~100개 미만(노란색), 30개 미만(빨간색), 품절(회색) 등 구간별로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재고 100개 이상으로 표기된 약국을 찾아도 마스크를 판매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 네이버 마스크 재고 현황 서비스

당초 정부는 판매점과 서비스 간의 재고 시차가 5~10분 정도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10일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서울 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늦어도 10분 이내에는 마스크가 팔린 정보가 서비스에 올라가서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마스크 재고 현황 서비스 첫날 재고 시차는 예상보다 컸고, 아예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약국 전산 입력에 의존한 마스크 데이터

이처럼 마스크 재고 시차가 크게 벌어지는 근본적인 원인은 마스크 데이터 생성 구조에 있다. 실시간 마스크 재고 현황을 공개하는 서비스들은 10일 오후 7시부터 공개된 정부의 공공 데이터에 기반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는 한국정보화진흥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협력해 공적 마스크 판매 데이터를 개방하고 있다.

심평원은 판매처, 판매현황 등의 데이터를 정보화진흥원에 제공하고, 정보화진흥원은 해당 데이터를 약국 주소와 결합하는 등 재가공해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 오픈 API 방식으로 제공한다. 이렇게 재가공된 데이터를 서비스 사업자들이 활용해 마스크 재고 현황을 최종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알리는 방식이다. 마스크 재고 서비스의 첫 단추인 심평원 데이터는 공적 마스크를 판매 중인 전국 2만3천여개 약국과 우체국의 전산 입력에 의존한다.

| 마스크 판매 데이터 구조 (사진=과기정통부)

재고 시차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약국과 우체국에서 전산 입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데이터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셈이다. 실제 11일 오전 심평원에서 운영하는 마스크 판매 이력 입력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마스크 재고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반영되지 못했다.

직장인이 많이 찾는 여의도 지역 A 약국은 “오전에 시스템이 마비돼서 한동안 전산 입력을 못 했다”라며, “이를 수기로 기록하고 다시 입력해야 하는데 바로 반영을 못 해서 재고량이 많다고 뜨고 있다”라고 말했다.

여의도 B약국은 “마스크 재고를 실시간으로 앱을 통해 알린다고 하는데 서버 부하가 걸려서 입력을 할 수가 없었다”라며, “실제 마스크 재고가 없는데 몇백 장이 있는 걸 보고 찾아온 손님들이 있었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먼 곳에서부터 재고가 있다고 뜨는 약국을 찾는데 마스크를 사는 것도 힘들고 파는 것도 힘들다”라고 하소연했다.

| 3월11일 오전 심평원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해 약국들이 마스크 판매 전산 입력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지역 C약국도 “전산 입력 과정에서 재고가 안 맞는 경우도 있는데 서비스상에서 재고가 있는 거로 뜨니까 그걸 보고 찾아오는 분들이 많았다”라며, “마스크 재고 현황 앱 때문인지 오늘 유난히 사람들이 더 많이 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 어려워

이 같은 재고 시차에 대해 마스크 재고 현황 앱을 서비스 중인 업체 관계자는 “심평원의 데이터 문제이지 우리 서비스 자체적인 문제는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정부 데이터를 받아서 서비스를 만드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마스크 판매 데이터 구조의 특성상 쉽게 재고 시차를 좁히기 힘들다는 점이다. 심평원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도 약국 전산 입력에 의존하는 한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실제 재고 현황을 알기는 힘들어 보인다.

한국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데이터와 실제 재고가 안 맞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약국에서 마스크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라며 “마스크 예약 판매를 하거나 번호표를 배부하는 경우 수기로 기록했다가 나중에 전산상으로 한꺼번에 입력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재고 반영이 안 되는 문제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책 회의를 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방침은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는 약사분들이 데이터 개방 원칙을 지켜주십사 하는 것”이라며, “약국 운영 시간, 퇴근 시간 등 시간적인 부분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정보격차 문제도 지적된다. 앱이나 웹 서비스 활용이 어려운 정보 취약계층인 노인이나 장애인의 경우 오히려 마스크 구매가 어려워질 거라는 지적이다.

이날 약국에서 만난 58년생 조성복 씨는 “마스크 재고 알림 서비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그냥 약국에 와서 30분 기다려 힘들게 줄 서서 마스크를 샀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어르신들의 경우 대리 수령을 허용하고 있는데 우선 이렇게 주변에서 도와드려야 할 것 같고, 정부에서도 정보격차 문제를 어떻게 풀지 지속해서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