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정리

쏘카 떠나는 이재웅…“어찌됐든 졌다, 책임지고 사퇴”

2020.03.13

“어찌됐든 졌습니다. 뭘 하든 안됐습니다.”

쏘카 이재웅 대표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이 대표가 추진해온 기사 포함 11인승 렌터카 호출 서비스 ‘타다 베이직’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으로 불법이 되는 상황에 놓이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추후 쏘카는 타다 운영사인 VCNC의 박재욱 대표가 이끌게 된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3월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어려운 시기에 타다금지법 통과로 하루아침에 사업이 불법이 되었다”라며 “책임을 지고 쏘카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타다 드라이버의 일자리도 못 지켰고, 투자자들의 믿음도 못 지켰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혁신의 꿈도 못 지켰다”라며 “타다에 환호했던 170만 이용자들의 성원도 눈에 밟히고, 몇 대 안되는 타다어시스트에 환호했던 교통약자들의 응원도 눈에 밟힌다”라고 말했다.

포털사이트 다음(DAUM) 창업자인 이 대표는 2007년 다음 대표이사를 사임한 지 10여년 만인 2018년 4월, 차량공유 업체 쏘카 대표로 돌아왔다. 그는 곧바로 커플 메신저 앱 ‘비트윈’ 개발사 VCNC를 인수, 같은해 10월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를 선보이며 국내 모빌리티 혁신의 꿈을 키웠다.

타다는 출범부터 택시와의 상생을 강조해왔지만, 택시업계는 타다를 불법 콜택시라며 반발했다. 11인승 렌터카 호출 서비스 ‘타다 베이직’이 현행법 예외조항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도 문제가 됐다. 이로 인해 이 대표가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으나 1심 법원은 타다가 합법적인 렌터카 서비스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렌터카 활용 범위가 좁아졌고, 타다는 현행 방식대로 사업을 이어나갈 수 없게 됐다. 타다는 4월11일부터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정부 정책보다도 더 앞서서 드라이버들의 4대보험을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해봤고, 심지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최대주주가 어떤 이익도 안 가져가고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하는 플랫폼 경제에서는 유례가 없는 상생책도 제시했다”라며 “더 이상 어떤 상생을 해야 이 나라에서 기업을 하고 혁신을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라고 호소했다.

여객법 개정을 추진한 국토부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이 대표는 “수십년 동안 국토부의 정책실패로 혁신되지 않던 택시가 타다가 금지된다고 혁신될 것이라고 믿는 것도 말도 안되지만, 택시 혁신을 위해서 타다를 금지하겠다는 정책을 밀어붙인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잘못된 정책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 드라이버들에게는 최소한 사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가장 나쁜 입법으로 금지시키는 선택을 한 정부는 혁신을 꿈꾸는 많은 이들은 물론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하는 투자자들에게도 아주 나쁜 메시지를 줬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타다를 택시보다 더 심하게 규제해서 가두는 법을 만들어 금지시킬 일은 아니지 않나”라고 비판하며 “생태계를 만드는 것조차 금지하는 법을 충분한 논의도 없이 몇 달 만에 졸속으로 통과시키는 정부와 국회는 도대체 국민들에게 어떤 편익을 준다고 판단했을까”라고 되물었다.

쏘카는 이날 이사회를 통해 타다 법인분할 계획도 철회했다. 타다의 사업확대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대표는 “미래가 없어지는 순간, 신규 투자는 아무도 하지 않는다. 타다는 독립법인으로 가는 꿈, 또 하나의 유니콘으로 가는 꿈을 접는다”라며 “회사는 분할을 취소하고 베이직 서비스는 중단하고, 어떻게든 다시 쏘카와 힘을 합쳐서 생존을 해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모빌리티 혁신으로 세상을 움직이겠다는 목표로 하나로 뭉쳐서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 저도 옆에서 열심히 돕겠다”라고 말했다.

쏘카 대표직은 VCNC 대표이자 쏘카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박재욱 대표가 이어받는다. 타다 프리미엄, 에어, 프라이빗 등의 서비스 운영은 지속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박재욱 신임 쏘카 대표는 “과도한 차량 소유로 인한 사회, 경제, 환경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카셰어링을 비롯한 다양한 모빌리티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