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의 가치? “기능화 통한 글로벌 금융 탈파편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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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전만 해도 블록체인으로 참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듯 보였지만 요즘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블록체인 갖고 뭐한다고 해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많다. 투기성 암호화폐 만드는 것 말고 블록체인으로 할게 있기는 한 것인지 의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블록체인 플랫폼 스타트업 아바랩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 프로토콜 설계자인 케빈 세크니키는 블록체인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가치 제안으로 기능화( functionalization)에 기반한 금융 시장의 탈파편화(defragmentation) 가능성을 주목할 것을 강조한다.

케빈 세크니키 아바랩스 공동 창업자

코넬대 박사과정으로 있는 그는 최근 회사 미디엄 블로그에 쓴 글에서 웹의 HTTP(Hypertext Transfer Protocol) 역할을 하는 자산 트랜스퍼 프로토콜(Asset Transfer Protocol: ATP)과 공통의 금융 인프라를 활용해 자산과 자본 흐름을 기능화하면 블록체인으로 기존 금융에선 볼 수 없는 높은 수준의 기능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기능화를 통해 비공개(private)와 공개(public) 시장의 구분을 허물 수 있고 글로벌 자산 흐름을 탈파편화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여러개를 하나로 합쳐 새로운 가치 창출 가능

그에 따르면 기능화는 결합(composition)을 통해 기존 서비스들에는 없는 유용한 기능들을 만드는 프로세스로 요약된다. 기능화는 사용자들이 제품들이나 서비스들을 대규모로, 반복적으로, 그리고 예측할 수 있게 쓰도록 해 가격은 낮추고 품질은 향상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능화의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케빈 세크니키는 아마존을 예로 들었다. 기능화 관점에서 아마존은 3개 핵심 서비스를 하나로 결합한 케이스다. 제품 검색, 구매, 배송이 바로 그것. 아마존이 나오기 전에도 소비자들은 이런 것들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마존이 3개를 하나의 단일 서비스로 패키징하기 전에는 상당한 품이 들어가는 일이었다는 것이 세크니키의 설명이다.

최근 기업과 개인들이 자체 쇼핑몰을 운영할 수 있게 해주는 이커머스 플랫폼인 쇼피파이도 기능화로 가치를 만들어낸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세크니키는 “쇼피파이는 결제, 마케팅, 출하 등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쇼핑 프로세스를 운영하는 것을 간소화시켜주는 고객 관계 툴들의 기능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결국 기능화의 핵심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복수의 제품과 서비스들을 가져와 이것들을 반복될 수 있고 확장될 수 있는 하나의 신제품이나 서비스로 묶는 것이다. 세크니키는 “이것은 전체로서 서비스 판매를 가능케 한다. 하위 컴포넌트들을 독립적으로 파는 것보다 저렴하고 우수하다”라고 말했다.

세크니키가 강조하는 기능화는 블록체인판에서 요즘 널리 사용되는 결합성(composability)이라는 키워드와도 비슷한 맥락이다. 결합성은 블록체인 플랫폼들에서 각종 프로토콜들과 애플리케이션들은 쉽게 서로 연결되고 결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레고블록들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 같은 역량을 통해 개발자들은 완전히 떨어져 있다고 여겨지는 영역들을 결합할 수 있다. 탈중앙화 금융과 게임을 버무린 것도 가능하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풀투게더 같은 이더리움 기반 서비스는 복권과 대출 금융을 합친 케이스다.

기능화로 글로벌 금융 시장 개편 가능할까?

세크니키는 기능화는  금융 시장의 파편화 문제를 해결하는 측면에서도 잠재력이 있다는 입장이다.

몇백년 전만 해도 프라이빗과 퍼블릭 시장에 구분이 없었지만 정부발 규제 프레임워크들이 나오면서 금융 시장은 파편화됐다. 물론 정부 규제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금융이 정부 규제의 틀로 들어가면서 여기저기에서 단절도 그만큼 늘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세크니키는 “통화 정책 통제는 안정성을 위해 정부가 하는 합리적인 기능”이라면서도 “이 같은 규제들로 인해 자산 자산들이 유동성이 없고, 발견하기 어렵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상황에 묶였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금융 시장의 잠재력을 크게 해쳤다”라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을 활용하면  필수적인 규제를 따르면서도 파편화되지 않은, 다시 말해 장벽이 없는 금융 인프라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계약을 디지털로 암호화할 수 있는 일반적인 방식이 가능해지면 자산의 발행부터 발견까지 보다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을 물론 지역, 국가, 국제 기구들의 규제 조건들에도 맞출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 기술로 규제를 따르면서도 글로벌 금융 시장의 파편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방향성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럼에도 메시지는 분명했다. 그는 어떤 자산 클래스도 누군가에게 다른 이에게 자유롭게 이동시키고 계약의 디지털 형태를 만들고 소유권 설정을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 만큼 쉽게 옮기는 시나리오가, 자산 흐름의 기능화가 주는 혜택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