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몸살 앓는 글로벌 테크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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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전세계 곳곳 사무실은 방역을 위해 일시 폐쇄했고 예정됐던 오프라인 행사도 줄줄이 취소됐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재택근무 전환은 비밀 유지 정책이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 비일 유지 정책이 재택근무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을 포함한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재택근무 전환에 비밀 유지 정책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외부에서 사내 시스템 접속 시 발표를 앞둔 신제품 또는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한 기밀 유출을 염려하고 있다. 외부 반출이 제한적인 미출시 프로젝트 직원들은 부득이하게 출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지난 6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 본사에 있는 직원들에게 가능한 한 재택근무를 하라고 요청하는 한편 일부 보안 규정 완화에도 극비 프로젝트에 대한 외부 접근은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구글은 11만9천명에 달하는 직원 재택근무 지원을 위해 모니터, 케이블 같은 PC 용품을 지급하고 있으나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부 직원들은 데스크톱 PC와 가족사진 등의 개인 물건을 챙겨온 것으로 전해진다. 화이트보드 일부 내용이 지워져 당분간 회사에 복귀하지 않음을 시사하는 광경도 목격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가능한 한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다. 다만, 노인·아동 살해, 집단 성폭력 영상 등의 유해 콘텐츠를 차단하는 직원들은 민감한 업무상 사내 근무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페이스북은 윤리적으로 논란이 되는 콘텐츠 단속에 1만5천명을 고용하고 있다.

베트남 등 동남아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현지 방문에 애를 먹고 있다. 베트남에는 삼성전자의 최대 스마트폰 공장이 있다. 국내 기업의 출장길이 막히자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특단의 대책을 지시하면서 베트남 정부가 한국발 입국자를 14일간 격리한다는 원칙을 뒤로하고 삼성 직원들에게 예외를 인정, 입국을 전격 허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오프라인 행사 줄줄이 취소

| MWC 2020 개최 취소 후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오프라인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 2월12일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0’ 취소 이후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테크 기업들의 한해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오프라인 행사는 취소 또는 온라인 행사로 대체되고 있다.

3월16일 현재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소된 행사는 ▲MWC 2020(바르셀로나, 2월24일-27일), ▲SXSW(오스틴, 3월13일-22일), ▲페이스북 F8(새너제이, 5월5일-6일), ▲구글I/O(새너제이, 5월12일-14일), ▲E3(로스앤젤레스, 6월9일-11일), IFA 사전행사(키프로스공화국, 4월2일-5일) 등이다.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행사는 ▲마이크로소프트 MVP 글로벌 서밋(3월16일-19일), ▲어도비 서밋(3월29일-4월2일), ▲엔비디아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3월22일-26일),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4월6일-8일), ▲마이크로소프트 빌드(5월19일-21일), ▲애플 WWDC(6월) 등이다.

SXSW는 당국으로부터 개최 중지 명령을 받았고 구글은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세계보건기구(WHO) 및 기타 보건당국의 코로나19 지침에 따라 구글IO 이벤트를 취소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구글은 IO 웹사이트 업데이트와 함께 온라인 등 대체 방안을 모색 중이다. 애플 WWDC도 온라인 행사로 대체된다. 애플은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6월 온라인으로 개최할 예정”이라며 현재 상황을 반영하는 전세계 모든 개발자들에게 깊이 있는 학습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는 6월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3월16일부터 5일간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예정이던 GDC(Game Developer Conference) 또한 온라인 행사로 열린다. 동일한 일정에 트위치 채널을 통해 무료 스트리밍된다. 개발자 강연도 행사 기간 동안 무료로 제공된다. 개발자 강연은 매일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GDC 트위치 채널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올해 6월 열릴 예정이었던 넥슨 개발자 회의(NDC)도 잠정 연기를 발표했고,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쇼 E3 역시 올해엔 개최되지 않는다. E3 주최 측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닌텐도, 세가, 오큘러스 등 참가 예정이던 기업들의 새 소식을 온라인으로 중계하기 위해 여러 조건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매년 6월 대만에서 개최되는 컴퓨터 박람회 ‘컴퓨텍스 타이베이’는 6월2일부터 닷새간의 일정으로 개최 예정이다. 세계 최대 게임 행사 중 하나인 게임스컴(8월25일-29일)과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9월4일-9일)는 예정대로 열린다.

코로나19는 애플, 구글을 비롯한 미국 테크 기업들의 주가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대폭락하면서 애플 주가는 9.88%, 페이스북은 9.3%, 마이크로소프트(MS)는 9.48% 떨어졌다.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8.2%)과 아마존(7.98%)도 비켜가지 못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폭락 하루 만에 급반등했으나 코로나19가 글로벌 테크기업에 미칠 충격파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