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숙박·의료까지…산업 넘나드는 ‘언택트’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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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이른바, ‘언택트(Untact·비대면)’ 서비스가 사회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언택트는 대면 서비스에 부담을 느끼는 밀레니얼 세대를 넘어  넓은 연령층에서도 중량감 있는 키워드가 됐다. 유통, 금융부터 외식, 숙박 등에서도 언택트를 표방하는 서비스가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업계 등 전문 영역으로도 그 범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이 발표한 언택트 소비 트렌드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5월까지 40대가 언택트 관련 가맹점에서 결제한 금액은 2017년 동기 대비 499% 증가했다. 20대(235%), 30대(304%)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상승률이다. 또한 응답자의 68.7%가 언택트 서비스 선택 이유로 대기 시간 감소, 편리한 결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주문 등을 꼽아 ‘편의성’이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베이글이 타고 있어요” 배달의민족이 선보인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가 음식을 싣고 이동 중이다.

혼자 볼게요” 유통업계 파고드는 언택트

국내에서 언택트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를 확인한 대표 사례는 이니스프리다. 2016년 이니스프리에서 시작된 ‘혼자 볼게요’ 바구니는 직원 없이 혼자 쇼핑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를 배려한 서비스다. 사전에 정보를 확인하고 온 고객들은 자신만의 쇼핑을 즐기고, 점원들도 제품 추천, 피부진단 서비스 등이 필요한 고객에게 더 집중할 수 있어 방문고객의 만족도를 높였다. 초기 5개 매장에서 시범 운영 후, 폭발적인 호응에 힘입어 전국 40개 이상의 매장에 적용됐다. 이후 유통업계는 제품 정보, 결제 등은 기술로 대체하되 직접 응대가 필요한 고객에게 집중할 수 있는 다양한 언택트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올리브영은 강남 본점에 비대면 서비스를 위한 각종 디지털 기기를 설치했다. 키오스크에서 제품을 검색하면 매장 내 판매 위치가 안내되고, 스마트 테이블에 제품을 올려놓으면 스크린에 간략한 제품 정보가 표시된다. 일일이 직원에게 문의하는 번거로움 대신 디지털 기기로 직접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매장 내 고객 경험을 한층 개선했다. 직원 역시 제품을 찾아주거나 할인 정보를 알려주는 단순 업무 대신 고객이 요청하는 개별 상담에 집중하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안내 로봇을 매장에 도입했다. 롯데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쇼핑 도우미 로봇 ‘엘봇’을 통해 3D 가상 피팅 서비스와 픽업 데스크 이용을 돕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무역센터점과 신촌점에서 매장 안내를 위해 인공지능(AI) 로봇을 활용 중이다.

금융권도 ‘디지털 전환’ 나서

금융권은 2009년 하나은행이 최초로 스마트폰 기반 뱅킹 서비스에 나선 이후 경쟁적으로 디지털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비대면 서비스의 형태도 다양해졌다. 온라인, 모바일 서비스를 넘어 IT기술과 접목된 기기와 지점을 통해 고객경험을 개선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디지털 전환’을 선포한 국민은행은 같은 해 스마트텔러머신(STM)을 첫 공개했다. 기존 영업점 창구에서 가능했던 체크카드 발급, OTP 발급, 비밀번호 변경 등의 기본적인 업무를 긴 대기시간 없이 직접 해결하고, 필요할 땐 언제나 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에는 금융권 최초로 100% IT인력으로 운영되는 ‘KB 인사이트’점을 오픈했다. 스마트텔러머신을 비롯해 고객의 성별, 연령대, 감정 등을 인식하는 안면인식 디스플레이 등이 설치돼 있다.

금융권은 비대면 서비스의 증가에 따라 줄어든 대면 서비스 시간을 직원들의 전문 역량 강화에 사용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금융과 디지털의 결합이 가속화되는 추세에 맞춰 분야별 인재 양성에 나섰다. 자산 관리∙운용, 리스크 관리, 투자금융 등 핵심직무에 대한 전문성 강화 교육을 진행 중이다. 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블록체인 전문인력 등 디지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외부 교육기관 및 글로벌 연구소와의 협력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하나은행도 2018년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코딩 교육을 실시하며 직원들의 디지털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주문도, 배달도…안 보고 ‘톡톡’

외식업계에서도 비대면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카카오, 네이버 등 인터넷 기업들은 간편결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음식점 대상의 모바일 주문 및 결제 기능에 주력하는 중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 카카오톡 챗봇을 활용한 간편 주문 솔루션 ‘챗봇 주문’을 공개하고, 자체 챗봇 설계에 부담을 느끼는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행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테이블에 부착된 QR코드를 모바일로 스캔해 메뉴 확인, 주문 및 네이버페이를 통한 결제까지 가능한 ‘테이블 주문’을 선보였다.

배달의민족이 2018년 첫 선보인 오프라인 음식점 주문결제 서비스 ‘배민오더’는 출시 1년 만에 입점 점포 수 3만곳을 넘어섰다. 배민오더는 배달의민족 앱 내에서 쓰는 주문 서비스로, 대면으로 이뤄졌던 메뉴판 전달, 주문 등의 과정을 언택트 기술로 대체했다. 식당에 가는 길이나 식당에서 메뉴판 없이 주문 및 결제가 가능하도록 해, 신속성을 추구하는 사용자들의 수요를 충족시켰다. 점주 입장에서는 메뉴판 전달, 주문접수 등 단순노동을 줄이고 그 시간만큼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서비스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배달의민족은 실내 레스토랑 전용 자율주행 로봇 ‘딜리 플레이트’를 비롯해 배민라이더스를 통해 배달된 음식을 로비에서 주문자가 있는 층까지 전달하는 ‘딜리타워’와 실외 자율주행 배달 로봇 ‘딜리’를 선보이며 비대면 배달 시스템의 활용범위를 확장했다.

LG전자는 올해 초 열린 CES 2020에서 자율주행 서빙로봇 ‘LG 클로이 서브봇’을 공개했다. 지난 1월부터 서울 중구에 위치한 제일제면소 서울역사점에 서브봇을 도입하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올 상반기 중에는 서빙에 이어 손님 접객과 조리까지 아우르는 ‘다이닝 로봇 통합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비대면 컨시어지부터 클라우드 기반 통합 호텔 솔루션까지, 숙박도 ‘혁신’

직원의 대면 서비스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호텔 역시 언택트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이 넓다. 일부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비대면 방식으로 변경하면, 중요 서비스에 직원들이 집중할 수 있어서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지난해 8월 도시 관광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했다. 컨시어지 전담팀의 데이터 분석작업을 토대로 레스토랑, 투어, 관광명소, 호텔 등 4개의 카테고리로 구분된 총 101가지 정보를 제공한다. 호텔을 방문한 고객들은 로비층 컨시어지, 객실 등에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하면 직접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호텔의 입장에서는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기존에 제공하던 관광 정보 출력물을 모바일로 대체해 친환경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

글로벌 여가 플랫폼이자 클라우드 기반 호텔관리 시스템(PMS) 기업인 야놀자는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고객 편의성과 호텔 운영 효율을 동시에 증대시키는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호텔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는 국내 최초로 온라인 예약 채널과 자동 연동되는 체크인 키오스크다. 호텔 예약 시 플랫폼에서 부여받은 QR코드를 키오스크에 인식시키면 5초 만에 체크인과 객실키 수령이 가능하다. 호텔은 예약 확인, 객실 배정 등 단순업무로 인한 응대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야놀자는 호텔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언택트로 간편하게 이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야놀자는 신규 자동화 솔루션 ‘와이 플럭스(Y FLUX)’도 개발 중이다. 와이 플럭스는 클라우드 기반에 사물인터넷(IoT), 머신러닝,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킨 통합 호텔 솔루션이다. 현재 야놀자는 와이 플럭스에 체크인 시간 조정, 모바일 컨시어지, 로봇 배송 룸서비스, 어메니티 자판기 등을 연계하는 등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와이 플럭스는 고객에게는 신속성을, 운영자에게는 효율성을 개선하는 솔루션으로, 더욱 편리한 여가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앞으로도 야놀자는 호스피탈리티 산업 전반에 걸쳐 도입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의 개발로 고객 경험과 운영 효율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료업계도 언택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환자·의료진 위험 최소화…진료도 언택트로

의료 산업은 비대면 서비스의 필요성이 가장 대두되는 분야다. 비대면 진료는 대형 병원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환자나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에게 매우 유용하다.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의료업계의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간편 병원 예약접수 모바일 서비스 똑닥은 앱을 통한 병원 예약·접수와 사전 모바일 문진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환자들이 병원에서 직접 대기하는 시간을 줄이고, 코로나19 등 병원 내 2차 감염의 우려로 의료 시설 방문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보다 안전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로 똑닥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지난 1월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 간 서비스 이용자가 4배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병원에서도 언택트 방식의 의료 장비를 도입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의사의 비대면 치료를 금지하고 있지만 의료진이 있는 현장에서 로봇을 활용해 진료하는 원격협진 시스템은 활용 단계에 있다. 명지병원은 국내 최초로 선별진료소에 로봇을 통한 원격 진료를 도입했다. 병원 내원객 중 37.5℃ 이상의 발열 증상이 있는 환자를 선별진료소로 격리한 후, 호흡기내과 의사가 진료소에 설치된 로봇으로 원격 진료를 진행한다. 국내외에서 환자 접촉으로 인한 의료진 감염 사례가 확인된 가운데, 언택트 방식의 진료로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키오스크 등 IT기기의 사용 연령층이 넓어지면서 효율성과 신속성을 추구하는 언택트 서비스의 인기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 “언택트 기술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단순히 대면 시간을 줄이는 것을 넘어, 편의는 증대하되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통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노력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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