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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형 아이패드 프로의 두 가지 방향성

2020.03.23

2020년형 ‘아이패드 프로’가 나왔다.

2016년 첫 프로 모델이 나왔을 때도 지금도 그렇다. 아이패드의 종합판 같은 느낌이다. 모든 콘셉트와 기능이 기존 아이패드의 액기스를 뽑아냈다. 따라서 혁신은 없다. 위험을 무릅쓰면서 새로운 기능을 창출하고 장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단순한 구조의 앱과 활용법을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상적인 화면 크기와 윈도우 노트북을 위협하는 강력한 성능, 아이폰11급 카메라 그리고 애플펜슬과 트랙패드까지 아이패드 시리즈의 지난 몇 년을 함축한 모델이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혁신은 없더라도 애플의 새로운 두 가지 전략이 읽힌다. 하나는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와 구글 크롬북에 맞서는 비즈니스 도구로의 업그레이드다. 매직 키보드는 가위식 메커니즘과 트랙패드가 결합된 콘텐츠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증강현실(AR) 콘텐츠 제작 표준 도구로서 자리매김이다. 광각, 초광각 렌즈와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스캐너 조합의 아이패드 프로는 5미터 떨어진 현실 세계 사물까지 정확하게 포착한다.

애플식 투인원

| 2020년형 아이패드 프로와 매직 키보드

비즈니스 도구 측면에서 2020년형 아이패드 프로의 주제는 ‘매직 키보드’다. 트랙패드를 갖춘 맥북 수준의 타이핑 경험이 기대된다. 직전 ‘스마트 키보드 폴리오’라는 키보드는 키를 바닥끝까지 힘줘 쳐야 입력이 되는 느낌이 강했다. 단단한 패브릭으로 덮여있기 때문이다. 패브릭이 자판을 팽팽하게 당기는 힘을 제공한다. 또 정말 미세하지만 자판 입력 지연 현상도 있었다.

또 다른 독특한 특징은 디자인이다. 공중에 뜬 아이패드 화면이 자유자재로 조절되는 새로운 착탈식 구조를 고안했다. 매직 키보드의 강력한 자석으로 아이패드를 공중에 띄워 고정하는 플로팅 캔틸레버 디자인은 가장 보기 편한 각도의 매끄러운 조절이 가능하다.

트랙패드는 평소에는 검은색 동그라미 포인터로 인식되고 상황에 따라 텍스트 선택 커서 또는 포인터로 모양이 바뀐다. 오브젝트 사이에 있을 때는 작은 원, 텍스트 위에선 선택 도구처럼 사용자가 어디를 클릭했고 할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확대 축소와 스프레드시트 편집, 텍스트 선택 같은 작업과 홈 화면으로 돌아가거나 공간 사이를 오가는 등의 멀티 터치 제스처도 된다.

윈도우와 크롬 부럽지 않은 비즈니스 앱 생태계를 구축한 애플이 트랙패드를 갖는 매직 키보드를 통해 무엇을 기대하는지는 확실하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애플이 내놓은 진정한 첫 번째 투인원 제품이 될 것이다. 매직 키보드는 2018년 이후 모든 아이패드 프로와 작동된다.

증강현실 콘텐츠 제작 표준 도구

애플이 증강현실 기기를 내놓을 거라는 소문은 수년 전부터 들려왔다. 왜냐하면 iOS 12에서 AR키트2를 공개했고, iOS 13에서 증강현실 앱을 더 강력하게, 더 쉽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스위프트 프레임워크와 관련 앱을 추가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AR키트3는 실시간 신체 움직임 탐지하는 정도로 강력해졌다. 사람의 움직임을 학습해서 그대로 애니메이션 아바타로 구현해 준다. 애플은 특히 엔터테인먼트와 교육 분야에서 증강현실이 혁신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여전히 증강현실은 사람들과 동떨어진 세계다. 무엇보다 제작이 쉽지 않다. 애플이 꺼내든 카드는 어도비와 협력한 몰입 경험을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어도비 에어로’다. 디자이너는 코딩 기술 없이도 포토샵에서 그린 객체를 현실 공간에 배치하고 저장하는 가상과 현실 세계의 경계를 허무는 증강현실 콘텐츠를 아이패드 하나로 제작할 수 있다.

| 광각, 초광각 렌즈에 라이다 스캐너가 더해진 카메라를 탑재한다.

| 현실세계에 가상 물체를 투영하는 증강현실

새 아이패드 프로는 제작과 소비의 간격을 좁히는 역할이다. 1천만화소 초광각과 1200만화소 광각 렌즈 옆 원형의 센서는 라이다 스캐너로 더 정확한 증강현실에 사용된다. 비행시간 거리 측정 방식을 이용해 최대 5미터 거리에 있는 물체까지의 거리를 파악하는 이 스캐너는 실내외 모두 작동된다. 광자 단위에서 나노초의 속도로 작동되는 즉, 현실 세계 피사체 위치를 재빨리 파악할 수 있고, 더 빠르게 측정한다. 콘텐츠 소비 측면에서도 라이다 스캐너는 증강현실 개체를 정확하게 현실 공간에 배치하는 등의 장점이 많다. 아이패드 프로를 ‘좋은’ 증강현실 소비 기기에서 ‘훌륭한’ 증강현실 제작 기기로 바꿔줄 것이다. 카메라와 스캐너를 갖춘 증강현실 콘텐츠 제작 범용 기기는 신형 아이패드 프로가 유일하다.

트랙패드와 라이다 스캐너는 새로운 아이패드 경험에서 가장 큰 변화로, 애플이 독특함에서 벗어나 점점 더 경쟁적인 시장의 요구를 수용하려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같은 변화로 맥북보다 아이패드 프로를 구입하는 게 더 나은 사람들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제 애플은 수년간 태블릿 형태를 고수하며 맛본 수많은 좌절감을 떨쳐낼 수 있을까. 아이패드OS는 아이패드를 노트북 대체품으로 바꿔놓는 시작이었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128GB 기준 11형 102만9천원 12형 129만9천원이다. 매직 키보드는 11형 38만9천원, 12.9형 44만9천원이다.

aspe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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