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드파티 쿠키가 뭐길래? 구글이 바꾸는 디지털 광고 게임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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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구글은 앞으로 2년내 크롬 웹브라우저에서 서드파티 쿠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선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갈 이 소식에 일부 애드 테크 회사들에선 비상이 걸렸습니다. [관련 기사]  구글, 서드파티 쿠키 지원 중단 예고…디지털 광고 업계 위기감 고조

광고주들을 대변하는 전미광고주협회와 광고 대행사들이 주축이 된 미국광고대행사협회( the American Association of Advertising Agencies: 4A)는 공개 성명을 내고 “구글의 행보는 웹의 경제 인프라 일부를 파괴할 것이다”라며 업계가 대안을 마련할 때까지 기다려줄 것을 요구하는 상황까지 연출됐습니다.  디지털 광고 업계에선 보기 드문 장면이었습니다. 비상 경계 모드에 돌입하기는 브라우저를 기반으로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국내 애드 테크 회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장에 나가보면, 구글 발표가 몰고온 ‘임팩트’가 적지 않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별것도 아닌거 같은 구글 정책 변화에 애드테크 회사들이 비상경계령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부 업체들의 ‘먹고사니즘’이 구글의 행보로 인해 블로킹 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좀더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 정책을 바꿀 경우 브라우저 기반 광고 모델을 제공하는 일부 애드테크 회사들은 예전과 같은 기술을 제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구글의 행보는 지금까지 잘 통했던 게임의 법칙이 근본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걸 의미합니다. 구글의 발표에 광고 관련 협단체가 느닷없이(?) 들고 일어난 배경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논란의 진원지는 쿠키입니다. 쿠키는 사용자가 웹사이트 접속할 때 사용자 웹브라우저에 저장되는 아주 작은 텍스트 파일입니다. 웹사이트 제공자는 쿠키를 통해 접속자 장치를 인식하고, 접속자의 기존 사이트 이용내역을 미리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맞춤형으로 뭔가 제공하는데 쿠키는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서드파티 쿠키는 무엇일까요? 쿠키는 크게 퍼스트 파티(first-party), 서드파티(Third-party) 쿠키로 나눠지는데, 퍼스트파티 쿠키는 웹사이트 운영자가, 서드파티는 외부 업체가 심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구글은 앞으로 2년안에 크롬에서 서드파티 쿠키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거고요. 이 소식에 광고 관련 협단체들이 들고 일어난 것은 서드파티 쿠키를 활용해 먹고 사는 회사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드파티 쿠키가 뭐길래 그런 걸까요? 서드파티 쿠키는 애드테크 회사들이 사이트를 넘나들면서 사용자 행동을 추적할 수 있는 기반 인프라입니다. 서드파티 쿠키를 활용하면 애드테크 회사들은 사용자 A씨가 B에서 C사이트로 이동했을 때 거기에 맞는 광고를 계속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용자가 쇼핑몰 사이트를 방문하고 나서 신문사 사이트에 들어갔을 때 쇼핑몰에서 했던 행동들에 기반해 신문사 사이트에서 거기에 맞는 광고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업계 용어를 빌리면 이 같은 광고 기법은 ‘리타게팅’, 오디언스 타게팅(Audience Targeting) 등으로 불리우는데요, 웹 기반 광고 시장에서 비중이 만만치 않습니다. 크리테오, 국내에선 NHN에이스 등 다수 회사들이 웹기반 오디언스 타케팅 광고 기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에서 서드파티 쿠키 지원 중단을 예고하면서 관련 업계는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웹기반 리타게팅이나 오디언스 타게팅 광고를 제공하기가 앞으로는 힘들어질 수 있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브라우저가 크롬만 있는 건 아니지 않냐고요? 물론 크롬 말고 사파리나 파이어폭스 등 다른 브라우저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브라우저들도 이미 일찌감치 프라이버시 보호를 이유로 서드파티 쿠키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브라우저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크롬에서도 서드파티 쿠키에 대한 지원이 중단되는 소식이 구글에 의해 나왔습니다. 사파리나 파이어폭스에서 서드파티 쿠키 지원이 중단될 때는 가만히 있던 관련 업계가 구글의 행보엔 느닷없이(?) 예민 반응을 보인 것도 이 때문입니다.

구글의 정책 변화로 웹기반 리타게팅, 오디언스 타게팅 광고 시장이 아예 없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구글도 나름의 대안을 만들어보려는 것 같습니다. 구글이 크롬에서 서드파티 쿠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대신 관련 업계가 활용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제공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API만으로  관련 업계의 우려를 누그러뜨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NHN 디지털 광고 전문 자회사인 NHN에이스의 김유미 이사는 “API는 누구나 쓰도록 공개돼 있기 때문에, 애드테크 회사 입장에선 차별화가 쉽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것 보다야 낫겠지만 API만 갖고선 지금 처럼 기술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구글 정책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인 애드테크 회사들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할수 없지 하면서 구글이 주는 것만 받아 사업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하던거 접고 딴거 알아봐야할까요?

현재까지의 대응 방식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됩니다. 하나는 AI 등을 통해 구글 정책 변화가 주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오디언스 타게팅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참에 오디언스 타게팅과는 다른 형태의 광고 솔루션을 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것입니다. 관련 업체들은 대체로 두가지 옵션을 모두 고려해 대안을 모색하는 듯 보입니다.

오디언스 타케팅 말고 어떤 형태의 웹기반 광고가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을까요? NHN에이스의 경우 웹이 아닌 앱기반 오디언스 타게팅, 개인 사용자 보다는 콘텐츠에 초점을 맞춘 타게팅, 네이티브 광고 등의 가능성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싫든 좋든, 애드테크 회사들은 이제 구글이 들고 나온 새로운 게임의 룰에 적응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개별 회사 입장에선 부담이겠지만 디지털 광고 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구글의 행보는 새로운 디지털 광고 기법들이 확산되는 발판이 될 것이란 관측도 많습니다. 프라이버시 이슈와 맞물리는 사용자 타게팅 아니라 컨텍스트(Context: 맥락)나 해당 페이지 콘텐츠에 맞는, 보다 사용자 친화적인 광고가 앞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1~2년 구글발 웹기반 디지털 광고 시장의 변화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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