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재택? 고민 커진 IT 기업들

다시 출근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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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출근이 시작됐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했던 IT 기업들은 최근 출근제로 돌아서고 있다. 처음에 일주일간 재택근무를 발표했던 기업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주마다 재택 연장 발표를 해오던 상황이다. 지난 주말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2주 연장 발표가 있었지만, 기업들은 더는 업무 정상화를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갑작스레 시작한 전사 재택근무를 유지하는 데 한계에 다다른 셈이다.

| 코로나19에 대응해 재택근무에 들어갔던 IT 업계가 다시 출근을 시작하고 있다. (사진=넥슨)

다시 회사로 돌아간 IT 기업들

지난 2월25일부터 전사 재택근무를 시행한 SK텔레콤은 4월6일부터 자율 출근제로 전환했다. 재택을 시작한 지 6주 만이다. SKT는 조직·지역별 상황에 따라 출근과 재택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상시 디지털 워크’ 체제로 들어갔다. 조직별로 다르지만 대체로 직원 절반씩 돌아가면서 재택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산부, 기저질환자, 해외 귀국자 등은 재택을 이어간다.

이에 대해 일부 SKT 직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SKT 직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얘기가 나오는데 왜 출근을 강행하는지에 대한 일부 직원들의 불만이 있다”라며, “특히 자차 이용이 제한되는 을지로 사옥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라고 말했다.

넥슨, 엔씨소프트 등 게임 업체들도 이번 주부터 출근을 시작했다. 지난 2월27일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간 넥슨은 6일부터 전사 출근으로 전환했다. 13일부터는 반반 재택에 들어간다. 주 3일 출근, 주 2일 재택근무를한다. 넥슨은 앞서 3월9일부터 기본 출근으로 방침을 바꿨지만, 콜센터를 중심으로 수도권 지역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가 나타나자 16일부터 다시 재택근무를 해왔다.

엔씨는 기존 순환 재택근무를 끝내고 6일부터 주 4일제 근무를 시행 중이다. 이달 29일까지 진행되는 주 4일제 근무는 4천여명의 모든 엔씨 직원들이 매주 1일의 특별 유급 휴가를 받고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재택근무와 출근제 전환 사이에서 업무 효율을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엔씨는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해 지난 2월27일부터 3월6일까지 총 7일간 유급 휴가를 시행했다. 이후 순환 재택근무제로 전환해 부서별 인원의 절반씩 재택근무를 했다.

출근 전환 배경은 업무 효율…고민은 계속된다

넷마블은 재택근무를 이어가고 있지만, 6일부터 팀장급 이상 직원만 자율 출근을 적용했다. 넷마블은 “재택근무 장기화에 따른 업무 누수 최소화 및 원활한 업무 협업을 위해 팀장 이상은 자율 출퇴근제를 시행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재택근무를 유지 중이다. 국내 게임 업계 중 처음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한 위메이드도 재택근무를 지속하고 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확진자 수는 좀 줄어도 집단감염의 위험은 아직 높은 편인 듯해 임직원들 건강을 고려해 고민 없이 결정했다”라며, “재택근무도 기대 이상으로 잘하고 있어 이번을 계기로 미래 근무 형태 변화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재택근무도 전환점을 맞게 됐다.

이처럼 기업들이 출근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배경은 업무 효율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갑작스레 전사 재택근무로 전환한 기업들 입장에서는 원격근무 솔루션이 갖춰지더라도 기존에 자리 잡은 대면 위주의 문화와 시스템 탓에 업무 누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 신규 서비스 개발 업무의 경우 재택에 한계가 있다. 코드 반출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곧 다가올 여름방학 대규모 업데이트 시즌, 신규 게임 개발과 관련해 개발자 직군은 재택 유지가 힘들다”라고 밝혔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다들 어렵게 눈치를 보면서 출근 결정을 내리는 상황이고, 공식적으로 ‘이런 배경으로 출근 전환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회사는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기업의 특성과 상황별로 재택근무 유지 여부가 갈리고 있다. 예를 들어 게임 업계의 경우 다수의 신작을 준비 중인 게임사는 재택이 힘들지만, 신작보다 기존 게임 운영에 집중하는 게임사는 상대적으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여력이 될 거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사내 식당에 설치된 칸막이 (사진=넥슨)

출근을 시작한 기업들은 직원 안전을 위해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출근 시간을 유연하게 적용하고, 식당 이용 시간을 나눠 직원 동선을 분산시키는 식이다. 사내 식당에 칸막이가 설치되는 일도 있다. 또 사옥 출입구에 열화상 감지 카메라를 설치하고, 곳곳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있다.

기존처럼 출근하기도, 마냥 재택을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기업들은 자율 출근제, 주 4일제, 반반 재택 등 다양한 근무 형태를 도입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기업들의 근무 형태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