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모바일 마케터들에게 주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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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안익진 몰로코 대표> 코로나19 확산 기세가 국내외에서 여전하다. 미국의 확진자 수는 중국을 앞질렀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도 확진자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0년 3월 초 세계 보건기구(WHO)도 공식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을 의미하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은 모바일 광고 시장에도 중량급 변수로 등장했다.

모바일 광고 기업으로서 몰로코는 우선 모바일 광고 입찰 요청(bid request) 건 수에 주목했다. 이 중 특히 중국 우한의 사례가 눈에 띈다. 우한이 도시 봉쇄를 선포한 다음 날인 1월 21일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입찰 요청은 며칠 후 정점에 도달했다. 실제로 1월 20일과 2월 1일 사이 입찰량은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한달 동안 72% 증가했으며 2월까지는 173% 증가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대구에서도 비슷한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대구의 모바일 광고 입찰 요청의 경우 우한처럼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2019년 12월 1일부터 올해 3월 16일까지를 분석했을 때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2019년 12월 1일과 2020년 3월 16일 사이에 입찰 요청량은 약 56% 증가했다.

코로나 바이러스19로 타격을 받은 이탈리아와 일본에서도 2019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입찰 요청이 크게 늘었다. 이탈리아에서 요청이 16% 증가한 반면 일본에서는 30% 넘게 증가했다.(일본은 전년 동기간에도 비슷한 증가분이 목격되었다). 이탈리아와 일본의 변화는 중국에서 보인 77%의 증가분처럼 극적이진 않지만 동일한 패턴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모바일 광고 입찰량 데이터 추이로 보아, 전 세계 각국에서 격리 조치 이후 모바일 광고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모바일 광고의 입찰 요청 외에 사용자들의 모바일 행동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그리고 이러한 현상을 통해 마케팅 담당자들은 어떤 통찰을 얻을 수 있을까?

게임은 오랫동안 우리 일상의 도피처가 되어 왔다. 무엇보다 요즘과 같이 사람을 만나기 어렵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때엔 안전한 가상 공간에 대한 필요가 더욱 절실해진다. 실제로 PC용 온라인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Steam)은 3월 15일에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무려 2천만 명이 넘는 유저들이 게임을 하기 위해 스팀에 동시 접속한 것이다. 이는 스팀의 16년 역사상 가장 많은 숫자였다. 여기에 콘솔, 핸드헬드(handhelds) 및 모바일과 같은 다른 디바이스까지 포함된다면 게임 사용자 수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모바일 데브 메모(Mobile Dev Memo)에 따르면,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장기화됨에 따라 PC뿐만 아니라 일부 모바일 게임의 사용량도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팜빌(FarmVille)과 워드위드프렌즈(Words With Friends)와 같은 소셜 게임으로 유명한 모바일 퍼블리셔 징가(Zynga)는 3월 초부터 중순 사이 기존 상위 500개 히트작 중 2건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목격했다.

바로 게임오브스론 카지노(Game of Thrones Casino)와 워드위드프렌즈2(Words with Friends 2)인데, 게임오브스론 카지노는 상위 100위권까지 급상승한 후 일주일 가량 유지된 뒤 제자리에 복귀한 반면 워드위드프렌즈2는 월 초 엄청난 증가 폭을 보인 이후에도 여전히 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모바일 퍼블리셔들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코로나19 상황에 적응하고 있다. 포켓몬 고(GO) 개발사인 나이언틱(Niantic)은 플레이어의 주변 환경에 포켓 몬스터를 추가하고 알 부화에 필요한 단계 수를 줄여 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기존에 야외를 돌아다니거나 플레이어들이 모여 플레이를 하던 방식에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사용자들이 어떤 게임을 선택하는 지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질병을 퍼뜨리고 인류 파괴를 목표로 하는 모바일 게임인 플레이그(Plague Inc.)는 미국 유료 앱 목록 최상위에 올랐는데, 이는 정식 발매 이후 무려 8년 만에 일어난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제작자는 게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새로운 게임 플레이 모드를 추가했다. 바로 플레이어들이 질병을 퍼뜨리지 않고 반대로 억제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 모바일 사용, 특히 게임 및 소셜 미디어 사용량 증가로 인해 모바일 내 광고 입찰 요청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이해된다. 물론 게임 이외의 앱에서도 모바일 트래픽이 증가했다. 줌(Zoom)과 같은 클라우드 미팅 앱이나 인스타카트(Instacart)와 같은 음식 배달 서비스의 사용량 추이는 확실히 게임 밖에서의 모바일 사용량 또한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데이터를 종합하면 코로나19로 인해 격리가 진행되는 동안 많은 모바일 사용자들이 기존에 하지 않았던 새로운 놀거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기업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앱 사용자를 유치하기에 적절한 시기임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모바일 게임 마케팅 담당자들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지역들에서 평균 설치 당 비용(cost-per-install)이 더 효율적으로 나왔다.

아래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중국에서 eCPI(eCPI (Effective Cost per Install:유효 설치 비용)는 1월에서 3월 중순까지 꾸준히 감소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야 eCPI가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다른 국가에서는 eCPI가 전년도와 비교적 일관된 패턴을 유지했다. 그러나 3월 하반기로 넘어오며 이탈리아의 수치가 점차 줄어든 것이 눈에 띄었다. 잘 아시다시피 이탈리아는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으로 큰 타격을 받은 국가중 하나이다. 3월 20일 eCPI의 급격한 하락은 위기에 처한 국가를 대변하는 모습일 수 있다.

그 외에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수치를 정리해봤다.

일본에서의 eCPI는 느린 증가 곡선을 유지해 왔다. 이는 해당 지역에서 모바일 게임 버티컬의 성장이 감소하고 있다는 스태티스타(Statista)의 예측과 일치하는데, 한국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 게임 매출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과는 대조적이다.

영국의 eCPI 수치는 2019년 보다 약 35%가량 줄었다. 바이러스가 이탈리아에 확산되었음이 확인된 2월 중순부터 2019년 대비 2020년의 수치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유럽 전체의 2020년 1분기 eCPI도 2019년 1분기에 비해 50% 낮아졌다. 유럽 ​​대륙의 밀집성과 연관성을 고려했을 때 이탈리아의 상황이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eCPI가 약간의 하향세를 보였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흥미롭게도, eCPI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미국 내 첫 사망자가 발생한 다음 날인 3월 1일에 잠시 치솟았다.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계속되고 있지만, 몇 가지 패턴은 일관되게 나타난다. 집단 공황과 불안, 검역 시기에 사람들은 정보와 재미를 얻기 위해 모바일로 모인다는 것이다. 특히 사용자들은 모바일 게임을 통해 일상의 즐거움을 채워 나가고 있는 걸로 보인다. 자가 거주 권고령(shelter-in-place)이 전 세계 여러 각국으로 확장된 만큼 이 패턴은 당분간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 몰로코 안익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