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투표 시스템, 어디까지 진화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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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투표 시스템은 아직 대선이나 총선, 지방자체단체장 선거 등 공직자 선거용으로 투입하기는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블록체인은 기술을 활용해 조작 가능성을 없앤 투표 시스템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보안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블록체인 기술 전문 기업인 블로코(대표 김원범)는 최근 공개한 ‘전자 투표 도입 현황 및 블록체인 투표 활용 방안’ 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투표 프로세스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소개해 눈기을 끈다. 보고서는 전자 투표 전반에 대한 현황 및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투표 시스템의 가능성을 제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자 투표 시스템은 투표 장소 및 방식에 따라 투표소 전자 투표(PSEV), 원격 전자 투표(REV), 키오스크(Kiosk) 방식으로 분류된다.

투표소 전자 투표(PSEV, Poll Site E-Voting) 방식은 투표소에 가서 투표하는 방식이다. 다만 투표용지 대신 투표기를 이용해 투표한다. 투표가 종료되면 투표기기에 저장된 데이터를 저장장치에 옮겨 담아 개표 기에서 집계한다. 투표기와 개표기 모두 네트워크에서 분리된 상태에서 투표가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PSEV 방식 전자 투표는 기존 투표 대비 집계 시간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중앙화 형태로 운영되기에 투표에 문제가 생겨 재검표가 필요한 경우 대조해볼 수 있는 대조군(기존 투표의 경우 투표용지)이 없다는 문제도 있다.

원격 전자 투표(REV, Remote internet E-Voting) 방식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나 PC 등에서 원격으로 접속해 투표하는 방식이다. 웹페이지나 문자 등으로 진행되는 투표 역시 REV 방식에 속한다. 투표가 네트워크상에서 진행되기에 물리적인 투표소나 참관인 등의 자원이 필요하지 않아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유권자가 투표소에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거동이 불편하거나 격리 중이어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전당원 투표나 비례대표 경선 투표, 주주총회 등 중소규모 선거에 주로 활용되지만, 투표 시점에 타인의 영향력이 투영될 수 있어 공직선거에서 활용되기는 어렵다.

키오스크(Kiosk) 방식은 유권자가 지정된 투표소를 방문하는 대신, 도심 곳곳에 배치된 무인투표 시스템을 통해 투표하는 방식이다. 기존 PSEV 방식과 다르게 유권자가 투표 장소에 대한 선택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다만, 오프라인 인증 절차 대신 PKI나 생체정보 인식과 같은 외부 인증 기술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진행된 키오스크 투표 방식은 특정 투표소에 키오스크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PSEV에 속한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전자 투표가 기존 방식의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용을 늘려나갈만한 잠재력은 있다는 것이 블로코 설명. 대규모 공직자 선거에 당장 투입하는 것은 어렵더라도 기업 및 정당 차원의 의사 결정엔 활용해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전자투표와 블록체인

블록체인 기반 전자투표, 어떻게 운영되나

블록체인을 활용한 전자 투표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가장 먼저 신원이 확인된 유권자에 한해 모바일앱 내부에서 블록체인 키쌍(PKI쌍)을 생성하고 월렛(신원인증 전자지갑)을 구성한다. 선거관리본부는 블록체인에 미리 등록된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유권자에게 투표할 수 있는 토큰을 전송해주게 되며, 중복투표를 할 수 없도록 투표 시에 토큰을 후보자의 주소로 전송된다.

투표 정보는 다양한 파라미터 값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해 누가 어떤 후보자에게 투표했는지 알 수 없도록 해쉬 아이디, 블록 넘버, 받는 사람, 기호 번호 등의 정보를 사용할 수 있다. 투표종료 시점을 투표를 위해 생성된 토큰 양과 후보자에게 전송된 토큰의 양을 비교하고 자동으로 투표가 종료되도록 설정할 수 있다.

다만, 이런 방식만으로는 충분한 익명성 확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문제가 있다. 개인이 키를 발급받아 서명하고 투표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txid(트렌잭션에 부여된 아이디) 분석을 통해 특정 유권자의 키 값과 투표 내역을 확인해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익명성 확보를 위해 유권자가 투표할 후보자의 임시 주소 공간을 마련하고 투표종료 시점에 해당 임시 주소를 삭제함으로써 추적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스마트컨트랙트를 배포할 때부터 후보자에게 투표에 사용할 키를 생성해 놓고 유권자에게 전달해 누가 사용했는지 확인하게 어렵게 설정할 수 있다.

블로코는 현재 기존 종이투표 및 전자 투표 방식의 한계를 해결하고 규모가 큰 여론 및 설문 조사, 방송사 인기투표, 주주총회, 정당 의사 결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 테스트 중이다.

김원범 블로코 김원범 대표는 “전자 투표는 방식을 불문하고 아직 해결해야 될 법적, 제도적 문제점 다수 존재하지만 전자 투표 적용 범위를 천천히 늘려가며, 다양한 방식을 적용하고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