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온라인 개학 성공적”…현장은 우왕좌왕

2차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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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 없는 교육부, 불안한 교사와 학생, 그걸 지켜보는 학부모’

2차 온라인 개학의 풍경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학교가 온라인으로 문을 열었다. 지난 4월9일 전국 중·고등학교 3학년 대상 온라인 개학에 이어 16일 고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 등 총 312만여명이 집에서 개학을 맞았다. 교육부는 시스템이 먹통이 되진 않았다며 온라인 개학을 성공적이란 시각이지만, 학생과 교사들은 낯선 환경과 불안정한 시스템 속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모습이다.

접속 장애, 동영상 재생 지연…”먹통 수준은 아냐”

온라인 수업의 교실 역할을 하는 학습관리시스템(LMS) EBS 온라인 클래스와 e학습터는 또 접속 문제가 발생했다. 1차 개학 당시보다 4배 이상 많은 약 400만명의 학생들의 동시 접속이 이뤄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접속 지연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또 동영상 재생이 지연돼 끊기는 현상이 발생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9시경 최대 접속자는 EBS 온라인클래스에 67만5천여명, e학습터에 66만4천여명 등 총 133만9천여명에 달한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서 제공하는 학급 관리 플랫폼 ‘위두랑’은 사용자가 몰리면서 접속이 막혔다.

EBS 관계자는 “우리 쪽에서는 문제가 없고 서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라며, “오늘 사용자가 굉장히 많이 몰렸지만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며, SNS에 올라온 일부 의견 같다”라고 말했다. e학습터를 운영 중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 5초 이내 지연이 있었고, 소셜 로그인 방식에 문제가 있어 해당 방식을 내렸다. 동시 접속자가 많아 접속 지연은 일어날 수 있지만 시스템 먹통은 없었다”라며, “접속이 안 된 위두랑은 대체 서비스가 있는 부가 서비스”라고 해명했다.

| 학급 관리 플랫폼 ‘위두랑’ 접속 화면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하루아침에 거대한 시스템이 안정화될 수는 없다”라며, “시스템이 일단 아예 먹통이 안되는 것만으로도 일단은 저희로서는 성공적으로 보고 있다”라고 자평했다.

교육부는 2차 온라인 개학 전날인 15일 EBS온라인클래스, e학습터 오류로 정상수업 불가 시 ▲학급별(초등), 교과별(중등) 대체학습지정 ▲학생과 학부모에게 대체학습 및 SNS 등 대체 출결방안 사전 안내 등의 대응책을 시행하라고 일선 학교에 지침을 보냈다.

쌍방향 수업 수요 높지만, 전면 시행 어려워

이날 개학을 맞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온라인 수업을 지켜봤다. 맞벌이 부부가 휴가를 내고 온라인 개학에 함께하는 경우도 많았다. 서울 지역 한 사립 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아이를 둔 한 부부는 실시간 화상 수업이 많지 않다는 점에 대해 아쉬워했다.

직장인 박 아무개씨는 “아이가 화면상으로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하는 영어 수업은 재밌어하는데 그런 시간이 적어 아쉬워한다”라며, “녹화 강의를 보는 수업은 아이가 강의만 듣고 바로 게임을 하려 했다. 오늘처럼 매번 옆에서 봐줄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걱정된다”라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학교는 맞벌이 부부를 위한 돌봄교실을 제공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우려 때문에 학교를 보내기 쉽지 않다고도 말했다.

온라인 개학에 대해 초등학교 4학년 이아무개군은 “딱히 재미가 없었고, 집중도 별로 안 됐다”라며, “영어 수업만 (선생님과 친구들) 얼굴 보고 얘기를 했는데 개학한 느낌이 안 나고 친구들을 못 만나서 아쉽다”라고 말했다.

원격 수업은 교육 당국의 지침에 따르면 교사와 학생이 화상 연결로 수업하는 ‘실시간 쌍방향형’, EBS 콘텐츠나 교사가 녹화한 강의를 보는 ‘콘텐츠 활용형’, 독후감 등 과제를 내주는 ‘과제 수행형’ 등 3개 유형으로 진행된다. 학교별 여건에 따라 다양한 원격수업 형태를 활용하는 식이다. 이날 많은 학교들은 ‘콘텐츠 활용형’과 ‘과제 수행 중심 수업’ 형태로 수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기도 지역 초등학교 교사 ㄱ씨는 “초등학생의 경우 스마트기기 사용이 능숙하지 못하고, 각 가정마다 기기보유 현황이 달라 실시간 쌍방향 수업의 어려움이 있다”라며, “줌(Zoom)의 경우 안전성 문제도 있어 학생들에게 더 적합한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과 과제 수행 수업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마치 쌍방향 수업만이 효과적이고 콘텐츠 또는 과제중심 수업은 온라인 수업 준비에 소홀한 것으로 비치는 경향이 있어 이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교사들은 콘텐츠 제작 부담·접속 장애 민원 이중고

특히 교사들은 콘텐츠 제작 부담과 함께 접속 장애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민원 응대도 떠맡게 돼 이중고를 토로한다. 또 서비스 장애 발생 시 대체 학습에 대한 수업 준비도 이중으로 마련해야 한다. 체계적인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닥친 온라인 수업에 대한 책임이 일선 교사들에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은 과학 교사 ㄴ씨는 “너무 기준 없이 학교별 재량, 교사 자율에 맡겨 놓다 보니 평가 기준도 없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고등학교 국어 교사 ㄷ씨는 “중간고사 평가가 가장 걱정된다”라며, “특히 고3의 경우 수시에 반영되는 1학기가 굉장히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ㄱ씨는 “교사들 중심으로 온라인 수업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가 빠르게 개발되었고 코로나가 장기화되거나 이와 같은 현상이 차후 발생할 경우에 대비할 출발점이 될 수 있었지만, 최초의 온라인 개학이라 교육부에서 내려오는 지침들이 학교 현실과 괴리가 크고 당일 긴급으로 내려오거나 소통이 부재한 일방적인 통보식이 많아 준비에 매우 큰 어려움이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