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라, 글로벌 단일통화서 법정화폐 연동 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

가 +
가 -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디지털 화폐 프로젝트인 리브라가 당초 목표로 했던 글로벌 단일 통화에서 후퇴해 각국 법정 화폐에 일대일로 가격이 고정된 여러개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제공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리브라 프로젝트 관리 및 운영을 총괄하는 업체간 연합체인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4월16일(현지시간) 글로벌 단일 통화 개념에 대한 각국 정치권 및 규제 당국의 우려를 감안해 리브라를 달러 같은 개별 법정 화폐와 연동된 여러개의 디지털 화폐 버전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행보는 증권적인 성격을 제거해 리브라가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6월 리브라 백서를 공개하면서 달러나 유로 같은 법정 화폐 및 미국 재무부 채권 갖는 증권으로 구성된 통화 바스켓에 연동해 리브라를 올해 안에 글로벌 단일 디지털 화폐로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지만 리브라가 금융 안정성 및 중앙은행의 통화 주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과 유럽에서 쏟아짐에 따라 결국 현실과의 타협으로 돌아섰다.

리브라 어소시에션은 올해말 리브라 네트워크 출시를 목표로 관련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스위스 규제 당국과는 결제 라이선스 획득을 위한 협의를 진행중이고,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 범죄 단속 네트워크 ‘핀센(FinCEN)’에는 통화 서비스 사업자로 등록하고 싶어하는 모습이다.

리브라의 방향 전환은 보다 많은 기업들이 리브라 네트워크에 참여하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 금융 관련 회사들은 처음에는 리브라 협력사로 이름을 올렸지만 규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간에 발을 뺐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은행과의 협력도 우선순위로 놓고 있다. 단테 디스파르테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정책 총괄은 “리브라는 준비금 관리를 위해 은행이 필요할 것이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은행이 아니고, 은행이 될 생각도 없다”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그동안 리브라에 대해 글로벌 송금 및 온오프라인 결제용으로 쓸 수 있는 금융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통화 바스켓을 기반한 단일 글로벌 화폐를 표방한 것도 글로벌 금융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리브라가 각각의 법정 화폐에 연동된 여러개의 스테이블코인으로 쪼개진 후에도 리브라의 잠재력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개념만 놓고보면 리브라는 현재 나와 있는 테더 등 법정화폐 연동 스테이블코인들과 크게 다를게 없어 보인다. 페이스북이 현실과 타협하면서도 당초 리브라에서 강조했던 금융 혁신을 현실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